“이 나이에 무엇을 배우나” 하며 시작을 미루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배움의 기대 효과와 질병 치료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가까운 주민센터와 평생학습관에서 강좌부터 확인할 만하다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이 우리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배우는 기회를 마련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런 소식을 접하고도 “이제 와서 무엇을 배우겠나” 하며 고개를 젓는 어르신이 있을 수 있다. 다만 나이가 많다는 사실이 곧 배울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나이 들어도 배울 수 있지만, 기대와 치료는 다르다

사람의 뇌는 나이가 든 뒤에도 새로운 내용을 익히고 기억하는 능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배움은 기억력과 마음의 활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활동으로 꼽힌다. 강의실에서 새 친구를 사귀고 함께 웃고 이야기하는 사이에 외로움이 덜어지고 생활에 생기가 돌 수도 있다.

그렇다고 공부가 약을 대신한다고 볼 수는 없다. 활력을 얻는 일과 질병을 치료하는 일은 별개이며, 강좌를 듣는다고 해서 누구에게나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기억력 저하가 눈에 띄게 걱정된다면 배움과는 따로 의료진과 상의할 필요가 있다.

배움에서 얻는 기쁨은 건강 쪽에만 머물지 않는다. 손주에게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여 주는 일도 어르신에게는 큰 보람이 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거창한 계획보다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라는 조언도 여기서 나온다.

어디서 배우나, 동네 시설과 디지털 교육이 첫걸음

가장 가까운 배움터는 동네에 있다. 주민센터, 시·군·구 평생학습관(지역 주민의 배움을 돕는 공공 교육기관), 경로당에서는 어르신 대상 강좌를 열기도 한다. 컴퓨터 기초, 스마트폰 활용, 건강 체조, 노래 교실, 문해 교육(글을 읽고 쓰는 법을 익히는 교육), 역사 이야기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개설 과목과 수강 조건은 지역과 시설마다 다를 수 있어 직접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어렵다는 이유로 미리 포기할 필요도 없다. 기기를 처음 만지는 어르신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은 손주 사진 보기, 날씨 확인, 온라인으로 드라마와 뉴스 보기처럼 생활에 바로 쓰는 내용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주민센터나 복지관의 무료 강좌를 찾아볼 수 있고, 유튜브(동영상 공유 서비스)에도 따라 하기 쉬운 영상이 많다.

몸이 불편해도 방법은 있고, 가족의 도움도 길이 된다

배움은 교실에 나갈 수 있는 사람만의 일이 아니다. 작은 질병이나 불편함이 있는 어르신도 몸 상태에 맞는 방식을 고를 수 있다. 외출이 부담스럽다면 집에서 영상 강의를 보거나 책을 읽는 방법이 있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 어르신에게는 동네 강좌가 더 잘 맞을 수 있다.

디지털 기기가 낯설 때는 자녀나 손주에게 묻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도움을 청하는 일을 부끄럽게 여길 까닭은 없다. 함께 스마트폰 앱(기기에 설치해 쓰는 프로그램)을 깔아 보거나 재미있는 인터넷 강의를 찾아보는 시간은 배움이면서 가족 간의 정을 나누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처음부터 큰 목표를 세울 필요도 없다. 오래전부터 읽고 싶던 책 한 권을 빌려 읽거나 다큐멘터리를 보며 새 지식을 얻는 일도 훌륭한 배움이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려울 수 있지만, 작은 성취가 쌓이면서 자신감이 붙는 경우도 많다.

시작 전에 확인하고 물어볼 것

먼저 평소 궁금했던 분야를 한두 가지 정해 두면 강좌를 고르기 쉽다. 그다음 주민센터나 평생학습관을 찾아가거나 전화해 어떤 어르신 강좌가 있는지, 수강료와 신청 방법은 어떤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 인터넷에 익숙하다면 검색창에 사는 동네 이름과 “주민센터”, 또는 사는 시 이름과 “평생학습관”을 넣어 찾아볼 수도 있다.

몸이 불편한 어르신은 신청 전에 시설 이용과 수업 방식이 몸 상태에 맞는지도 함께 묻는 것이 좋다. 어느 곳에 물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가까운 주민센터나 노인복지관, 도서관 창구에서 동네 배움터 안내를 받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