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때문에 새로운 배움을 망설이는 어르신이 있다
잘하는 것과 즐기는 것은 다르고,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과 치매를 막는 것도 다르다
주민센터와 평생학습관에서 강좌 종류와 비용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강좌 안내문 앞에 섰다가 “이 나이에 뭘 새로 배우나” 하며 돌아서는 어르신이 있다. 배움에 때가 없다는 말은 흔하지만, 막상 시작하려면 어디로 가야 할지부터 막막할 수 있다. 다만 배움을 실력을 쌓아 결과를 내야 하는 일로만 여기는 것은 흔한 오해다. 부담을 덜고 즐기는 과정 자체에 뜻을 두는 배움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역사부터 악기까지, 강좌는 생활 가까이에 있다

최근 서울시에서는 독도와 고구려 역사를 다루는 강좌 소식이 전해졌다. 배울 거리는 역사에 그치지 않는다. 글쓰기, 그림 그리기, 악기 연주, 외국어처럼 관심사에 따라 고를 수 있는 분야가 폭넓다.

어르신 강좌는 주민센터, 평생학습관, 경로당 등 거주지 주변에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컴퓨터 기초, 스마트폰 활용, 건강 체조, 노래 교실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무료이거나 비용이 저렴한 편이지만, 강좌와 기관에 따라 조건이 다를 수 있어 신청 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서울에 사는 어르신은 서울시평생학습포털(sll.seoul.go.kr)에서 강좌를 찾아볼 수 있다. 다른 지역에도 비슷한 학습 포털이 있으므로 사는 곳의 지역 이름과 함께 검색해 볼 만하다.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과 치매를 막는 것은 다르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활동은 뇌 건강을 지키고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로 꼽힌다. 그러나 이는 강좌를 듣기만 하면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는 뜻과는 별개다. 배움은 건강한 생활 습관의 하나로 볼 수 있을 뿐, 진료나 치료를 대신하지는 않는다.

배움의 효과는 머리를 쓰는 데만 있지 않다. 강좌에 나가면 새로운 친구를 사귈 기회가 생기고, 정해진 시간에 집을 나서면서 일상에 활기가 돌 수 있다. 몸과 마음의 건강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만으로 배움의 값어치를 따지기는 어렵다.

잘하는 것과 즐기는 것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꼭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커지면 오래 이어 가기 어려울 수 있다. 하루 10분이라도 좋아하는 것을 익히며 활력을 얻는 쪽이 욕심을 내다 그만두는 것보다 나을 수 있다.

디지털이 서툰 어르신에게 필요한 첫걸음

요즘은 강좌 신청을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받는 곳이 많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이 익숙한 어르신과 그렇지 않은 어르신의 출발선이 다를 수 있다. 화면 조작에 익숙하다면 학습 포털에서 직접 강좌를 찾아 신청해 볼 수 있고, 처음에는 낯설어도 간단한 검색부터 차근차근 따라 하면 점차 익숙해질 수 있다.

기기 사용이 아직 서툰 어르신은 혼자 해결하려 애쓰기보다 자녀나 손주에게 도움을 청하는 방법이 있다. 대신 처리해 달라고 맡기는 것과 함께 알아 가는 것은 다르다. 곁에서 함께 익히면 다음 신청은 어르신 스스로 할 수 있고, 그 과정이 가족과 나누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가까운 곳에 도움을 청할 가족이 없다면 스마트폰 활용 강좌를 첫 강좌로 고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기기 사용법을 익혀 두면 이후 다른 강좌를 찾고 신청하는 일도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신청 전에 물어볼 것들

시작하기 전에는 몇 가지를 따져 보는 것이 좋다. 수강료와 재료비가 따로 있는지, 신청을 방문으로도 받는지, 처음 배우는 사람도 따라갈 수 있는 수준인지, 집에서 오가기에 무리가 없는지 등이다. 체조처럼 몸을 쓰는 강좌라면 지병이 있는 어르신은 담당 의사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처음부터 여러 강좌를 욕심내기보다 관심 가는 한 가지를 골라 시작하는 편이 부담이 적다. 어떤 강좌가 열리는지 모르겠다면 가까운 주민센터나 평생학습관, 노인복지관에 전화로 문의해 강좌 목록과 신청 방법을 알아보는 것이 첫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