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는 때가 있다”는 생각에 시작을 미루는 경우가 있다
배우는 즐거움과 기억력 문제의 진료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가까운 주민센터와 평생학습관의 강좌부터 확인한다

“배움은 다 때가 있는 것”이라는 말에 새 강좌 앞에서 발길을 돌리는 어르신이 있다. 정말 배움을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가 따로 있을까. 평생학습(나이와 상관없이 삶 전체에 걸쳐 이어 가는 배움)에서는 오랜 세월 쌓은 지혜와 경험도 값진 밑천이 될 수 있다. 다만 꾸준히 배우기만 하면 기억력 걱정이 모두 사라진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흔한 오해다.

필사 노트가 보여 준 “책으로 자라는 삶”

문재인 전 대통령은 최근 필사(글을 손으로 옮겨 적는 일) 노트를 펴내면서 “책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어려웠던 시절을 책과 함께 지나며 스스로를 키웠다는 고백이다. 책을 옮겨 적는 일에서 기쁨을 찾았다는 이야기는 배움이 학교 교실이나 젊은 시절에만 머무는 일이 아니라는 점을 돌아보게 한다.

이 사례가 모든 사람에게 같은 결과를 약속하는 것은 아니다. 한 사람의 경험과 다른 사람의 변화는 별개이며, 책을 좋아하지 않는 어르신이라면 다른 길을 찾아도 된다. 중요한 것은 거창한 목표보다 자신에게 맞는 배움의 방식을 찾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꾸준한 배움과 기억력 진료는 다르다

꾸준히 무언가를 익히는 생활은 뇌 건강을 지키는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새로운 활력을 얻고 지혜를 넓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시작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배움의 효과와 질환의 치료는 구분해야 한다. 강좌를 듣는다고 해서 기억력 저하가 반드시 막아지거나 나아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또한 스마트폰 조작이 서툰 것은 익숙하지 않아서 생기는 일일 수 있으며, 이것을 곧바로 기억력 문제로 여길 일도 아니다.

누구에게 맞고, 언제 다른 도움이 필요한가

집 가까운 곳에서 사람을 만나고 싶은 어르신에게는 주민센터, 평생학습관, 경로당의 프로그램이 알맞을 수 있다. 건강 체조, 스마트폰 활용법, 글쓰기처럼 강좌 종류가 다양하고, 참가비가 없거나 저렴한 경우가 많다. 다만 운영 여부와 비용은 기관과 강좌마다 다를 수 있어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기기가 어려운 어르신이라면 스마트폰 기초 강좌를 듣거나 자녀와 손주에게 간단한 기능부터 물어볼 수 있다. 영상 통화, 궁금한 내용 찾기, 영상 보기처럼 쓸 일이 분명한 기능부터 익히면 부담을 덜 수 있다. 가족과 함께 배우는 시간은 세대를 넘어 대화를 나누는 기회도 된다.

외출이나 단체 수업이 부담스러운 어르신에게는 집에서 하는 작은 습관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신문 기사 한 편을 소리 내어 읽기, 일기장에 감사한 일을 짧게 적기, 좋아하는 시나 노래 가사를 베껴 쓰기, 새 단어 하나 찾아보기 등이 그 예다. 반면 건망증이 전보다 눈에 띄게 잦아져 생활이 불편해졌다면 강좌만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의료진과 상담할 필요가 있다.

시작 전에 확인하고 물어볼 것

강좌를 찾을 때는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부터 정해 두면 상담이 수월하다. 수업 내용과 수준, 요일과 시간, 참가비와 준비물, 신청 방법과 초보자 수강 가능 여부를 묻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 강좌라면 자신이 쓰는 기종으로 실습할 수 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어디부터 가야 할지 막막하다면 가까운 주민센터나 평생학습관에 문의해 동네에서 열리는 프로그램을 안내받을 수 있다.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의 강좌도 함께 알아보고, 첫 수업은 상담이나 짧은 체험부터 시작하는 방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