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합격과 배움의 즐거움은 서로 다른 목표
가까운 배움터의 강좌 문의와 관심 분야 고르기부터 확인
“이제 와서 배워서 무엇하나.” 새로운 공부 앞에서 이런 생각에 발길을 돌리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최근 방송인 서경석 씨가 60대, 70대 수강생들과 함께 한국사 시험에 도전한 이야기는 이 물음에 하나의 답을 보여 준다. 다만 배움이 꼭 시험 합격이나 자격증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여기는 것은 흔한 오해다.
50대 중반의 만점, 함께 공부한 어르신 10명의 합격
서경석 씨는 50대 중반의 나이에 한국사능력검정시험(우리 역사 지식을 평가하는 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그의 공부가 혼자만의 도전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는 60대, 70대 어르신 수강생 15명과 함께 시험을 치르기로 마음먹고 한국사 공부를 시작했다.
함께 공부한 어르신 가운데 10명이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경석 씨는 역사를 배우는 까닭을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공부가 지식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삶을 돌아보는 일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 사례의 합격과 모두의 성과는 다르다
이 사례가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시험에 붙을 수 있다는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수강생 15명의 결과는 한 모임의 경험이며, 공부 방식이나 건강 상태, 들일 수 있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합격하지 못한 수강생도 있었다는 점 역시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시험 합격과 배움의 즐거움은 별개의 문제이기도 하다. 자격증을 따지 않더라도 새로운 것을 익히는 과정 자체가 일상에 활력을 줄 수 있다.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부담을 덜고, 꾸준히 이어 갈 만큼 즐거운 분야를 찾는 쪽이 현실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시험을 노리는 사람과 가볍게 즐기려는 사람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힘이 나는 어르신이라면 시험 도전도 하나의 길이 될 수 있다. 서경석 씨의 사례처럼 여럿이 함께 공부하면 서로에게 힘이 되고 공부가 더 즐거워질 수 있다. 친구와 함께 강좌에 등록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험이 부담스러운 어르신에게는 좋아하는 취미부터 시작하는 방법이 맞을 수 있다. 평소 궁금했던 역사 이야기, 손으로 만드는 공예, 텃밭 가꾸기, 요리처럼 즐겁게 이어 갈 수 있는 분야가 그 예다. 이런 활동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 교류하는 기회로도 이어질 수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어렵게 느껴지는 어르신도 처음부터 포기할 필요는 없다. 복잡한 조작을 익히지 않아도 유튜브(영상을 올리고 보는 인터넷 서비스)에서 역사 강의나 취미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 배움이 시작될 수 있다. 영상을 찾거나 글씨를 키우는 일이 막히면 자녀나 손주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고, 함께 영상을 보며 나누는 대화는 가족 사이를 가깝게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가까운 배움터에 먼저 물어볼 것
집 가까운 곳의 배움터를 살펴보는 일이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주민센터, 평생학습관(지역 주민을 위한 강좌를 운영하는 곳), 경로당에서는 컴퓨터 기초, 스마트폰 활용, 역사, 그림, 노래, 외국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강좌 구성은 지역과 기관마다 다를 수 있어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전화나 방문으로 문의할 때는 어떤 강좌가 열려 있는지, 처음 배우는 사람도 따라갈 수 있는 수준인지, 집에서 오가기 편한 시간대인지를 물어보면 선택에 도움이 된다. 관심 분야를 하나 정한 뒤 가까운 주민센터나 평생학습관에 강좌 일정부터 문의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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