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즐거움과 건강 효과에 대한 기대는 나누어 볼 필요가 있다
가까운 기관의 강좌부터 확인하고 첫 수업을 정하는 것이 순서다
“내가 이제 와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새로운 강좌 소식을 듣고도 나이를 먼저 떠올리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다만 배움을 시작하는 데 정해진 나이가 있는 것은 아니며, 몸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형편에 맞는 수업을 고를 여지가 있다. 젊은 시절처럼 빠르게 익혀야 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첫걸음을 막는 오해일 수 있다.
대학 교실에서 창업을 구상한 어르신들
최근 부산의 한 대학교에서는 어르신들이 모여 주간보호시설(낮 동안 어르신을 돌보는 시설) 운영 같은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창업 아이디어를 직접 구상한 사례가 소개됐다. 참가자들은 지식을 얻는 데 그치지 않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도전의 기쁨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이런 배움이 대학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주민센터, 평생학습관(지역 주민을 위한 교육 기관), 경로당에서도 어르신 대상 강좌를 운영하는 곳이 있다. 과목은 스마트폰 사용법, 컴퓨터 기초, 그림 그리기, 노래 교실, 건강 체조처럼 생활과 가까운 내용이 많다.
디지털 교육은 특히 일상과 곧바로 이어질 수 있는 분야다. 처음에는 화면과 용어가 낯설어도 차근차근 익히면 손주와 영상 통화를 하고, 은행 업무를 보고, 뉴스를 찾아보는 일까지 넓혀 갈 수 있다. 어르신 눈높이에 맞춘 기초 교육을 마련한 평생학습기관도 적지 않다.
배움의 즐거움과 건강 효과는 다르다
새로운 것을 배우며 머리를 쓰는 일은 기억력 유지에 보탬이 될 수 있고, 또래와 웃고 이야기하는 시간은 생활에 활력을 더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강좌 하나로 기억력이 좋아지거나 질병을 막을 수 있다는 뜻과는 별개다. 효과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건강 문제의 진단이나 치료를 강좌가 대신한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
부산 사례 역시 참가자들의 자신감과 기쁨을 전한 이야기다. 수업을 들으면 누구나 창업에 성공한다거나 새 일을 얻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내용은 아니다. 창업에 뜻이 있다면 교육과 별도로 비용과 위험을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누구에게 어떤 강좌가 맞을까
외출이 부담스럽거나 말벗이 줄어 고민인 어르신이라면 집에서 가까운 주민센터나 경로당의 수업부터 살펴볼 만하다. 오가기 편하고 비슷한 또래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어려워 은행 일이나 가족 연락에 불편을 겪는 경우에는 디지털 기초 과정이 먼저일 수 있다.
반면 치료나 재활이 진행 중이거나 움직임에 제약이 있는 어르신은 활동량이 많은 수업을 고르기 전에 담당 의사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빠른 진도를 따라가기 부담스러운 사람에게는 무리하게 긴 과정보다 짧은 입문 수업이 맞을 수 있다. 관심이 뚜렷하지 않다면 한 번 체험할 수 있는 수업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기관 강좌만이 길은 아니다. 스마트폰 사용법처럼 작은 궁금증은 곁에 있는 자녀나 손주에게 묻는 것으로도 풀 수 있다. 귀찮아할까 망설이는 어르신도 있지만, 배우려는 모습을 반기는 가족이 많을 수 있고 함께 익히는 시간이 추억으로 남기도 한다. 다만 가족이 곁에 없거나 설명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기관의 정기 수업이 더 맞을 수 있다.
등록 전에 물어볼 것들
강좌를 고를 때는 수업 내용과 함께 시간, 장소, 수강료, 접수 방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운영 과목과 조건은 기관과 시기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로 묻는 편이 확실하다. 초보자도 들을 수 있는지, 준비물이 필요한지, 중간에 합류할 수 있는지도 함께 물어보면 좋다.
첫 문의처로는 집에서 가까운 주민센터와 평생학습관, 노인복지관, 도서관이 있다. 지금 궁금한 것 한 가지를 정한 뒤 이들 기관에 해당 강좌가 있는지 묻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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