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학교를 찾은 어르신들의 사연이 늦은 배움에 대한 관심을 일깨운다
학교에 다시 다니는 일과 동네에서 강좌를 듣는 일은 준비도 쓰임도 다르다
주민센터와 평생학습관에 강좌와 비용부터 전화로 확인할 수 있다

60대 중반의 어르신이 50년 만에 책가방을 메고 학교에 다니는 이야기, 80대 만학도(나이가 들어 뒤늦게 공부하는 사람)의 사연이 최근 뉴스로 전해지며 울림을 남겼다. 이런 소식을 접하면 “지금 시작해도 될까”라는 물음이 따라올 수 있다. 다만 늦은 배움이 꼭 학교로 돌아가는 일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집 가까운 강좌나 손에 쥔 스마트폰도 충분히 출발점이 될 수 있다.

50년 만의 등굣길이 보여 준 것

뉴스에 소개된 어르신들은 학교가 멀리 있거나 집안 형편이 어려워 젊은 시절 공부할 기회를 놓친 경우였다. 그럼에도 배우고 싶다는 마음을 접지 않았고, 수십 년이 지나 다시 교실을 찾았다.

사연에는 안타까운 대목도 있다. 이들이 다니는 학교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는 점이다. 배우려는 의지가 있어도 배울 곳이 가까이 없으면 발걸음을 떼기 어려울 수 있다는 사실을 함께 보여 주는 대목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이들 사연과 함께 자주 떠오르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나이보다 기회와 여건이 배움을 가로막아 왔다면, 그 여건을 지금 어떻게 마련할지가 실제 과제가 될 수 있다.

삶의 활력과 건강 효과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배움은 흔히 머리를 부지런히 쓰게 하고 마음에 활기를 준다고 이야기된다.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을 익히면 생활이 넓어지고, 스스로를 대견하게 여기는 자존감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배우는 즐거움과 질병 예방 효과는 별개의 문제다. 강좌를 듣는다고 해서 건강 문제가 저절로 풀린다고 기대하기는 어렵고, 기억력이나 몸 상태에 걱정이 있다면 진료와 상담을 따로 받을 필요가 있다. 배움은 치료를 대신하는 수단이 아니라 일상을 채우는 활동으로 보는 편이 무리가 없다.

남의 사연을 기준으로 삼을 이유도 없다. 뉴스 속 어르신처럼 학교에 다니는 일은 큰 결심과 시간이 드는 선택이다. 누구나 그만큼 해야 배움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일주일에 한 번 듣는 체조 강좌도 어엿한 배움이다.

어떤 어르신에게 어떤 방식이 맞을까

집 근처에 나갈 수 있고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어르신이라면 주민센터나 평생학습관(지역 주민을 위한 배움 시설) 강좌가 알맞을 수 있다. 스마트폰 사용법과 컴퓨터 기초, 외국어, 요리, 그림, 건강 체조 같은 과목이 열리는 곳이 많고, 무료이거나 비용이 적게 드는 경우도 많다. 경로당에서 디지털 교육이나 건강 강좌를 여는 곳도 있어 이웃과 함께 다니기 좋다.

외출이 힘들거나 정해진 시간에 맞추기 어려운 어르신에게는 스마트폰 학습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유튜브(동영상을 모아 보는 서비스)에서는 요리법과 취미, 건강 정보를 원하는 때에 찾아볼 수 있다. 새 앱(스마트폰에 설치하는 프로그램)을 깔기보다 이미 있는 기본 기능으로 동영상 보는 법부터 익히면 부담이 덜하다. 다만 영상 속 건강 정보는 전문가의 진단과 다르므로, 약이나 치료에 관한 내용은 그대로 따르기 전에 의사나 약사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기기 다루기가 낯선 어르신이라면 자녀나 손주에게 도움을 청하는 방법도 있다. 사용법을 묻고 강좌 정보를 함께 찾는 일은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계기도 될 수 있다. 가족이 멀리 살거나 부탁이 어렵다면 앞서 말한 동네 강좌의 스마트폰 수업이 그 역할을 맡을 수 있다.

혼자서는 꾸준히 이어 가기 어렵다는 어르신에게는 소모임이 맞을 수 있다. 독서 모임이나 그림 모임, 걷기 동아리처럼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과 어울리면 망설이던 활동도 계속할 힘을 얻고 새 친구를 사귈 기회도 생긴다. 반대로 사람 많은 자리가 부담스럽다면 굳이 모임부터 찾지 않고 혼자 익히는 방식으로 시작해도 무방하다.

과목보다 수업 시간과 비용부터 확인

첫걸음은 무엇을 배울지 정해 두고 가까운 곳에 묻는 일이다. 직접 찾아가기 어렵다면 전화로도 알아볼 수 있다. 물어볼 내용은 지금 신청할 수 있는 강좌, 수업 요일과 시간, 수강료와 재료비, 처음 배우는 사람도 따라갈 수 있는 수준인지 정도로 추리면 된다.

강좌 사정은 지역과 시기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한 곳에 없다고 포기할 일은 아니다. 주민센터에 먼저 묻고, 없으면 평생학습관이나 노인복지관, 도서관, 경로당으로 넓혀 확인해 볼 수 있다. 학교 과정에 다시 다니고 싶은 어르신도 가까운 평생학습관이나 주민센터에 어떤 길이 있는지부터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