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진단 점수는 병원 진단과 다르고, 갑작스러운 증상은 점수와 별개다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부터 확인하고 결과를 주치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3분 안에 뇌졸중(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가 손상되는 병, 중풍) 위험 요인을 훑어볼 수 있는 20개 문항 점검표가 있다. 나이와 가족력, 건강 수치, 생활습관, 최근 증상을 차례로 따져 점수를 더하는 방식이다. 다만 점수가 낮다고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점수가 높다고 뇌졸중으로 진단되는 것도 아니다.
뇌졸중은 어느 날 갑자기 닥치는 병처럼 보이지만 수년간 쌓인 위험 요인이 배경이 되는 경우가 있다. “나는 괜찮겠지”라는 생각보다 자신의 위험 요인을 먼저 아는 것이 대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20개 문항은 무엇을 묻나
기본 정보에서는 나이가 55~64세면 1점, 65~74세면 2점, 75세 이상이면 3점을 준다. 남성과 65세 이상 여성은 2점, 65세 미만 여성은 0점이다. 가족 중 뇌졸중이나 심장병을 앓은 사람이 60세 이후 발병했으면 1점, 60세 이전이면 3점이다.
건강 수치에서 혈압은 130/80 미만이 0점, 130~139/80~89가 1점, 140/90 이상이 3점이며 고혈압 약을 복용 중이면 2점이다. 공복혈당 100~125의 경계 수치는 1점, 당뇨 진단은 3점이다. 콜레스테롤은 약간 높으면 1점, 높거나 약을 복용하면 2점이고 수치를 모르는 경우에도 2점을 준다. 심방세동(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 같은 심장 질환이 있으면 3점, 과체중은 1점, 비만(체질량지수 25 이상 또는 허리둘레 남성 90㎝, 여성 85㎝ 초과)은 2점이다.
생활습관 항목에서는 금연 5년 이상이 1점, 현재 흡연이 3점이다. 음주는 보통이면 1점, 매일 마시거나 과음하면 2점이고, 운동은 주 1~2회면 1점, 거의 하지 않으면 3점이다. 식사는 보통이면 1점, 짜고 기름진 음식이 많으면 2점이다. 수면은 6~7시간이면 1점, 6시간 미만이거나 수면 장애가 있으면 2점이고, 스트레스는 보통이면 1점, 만성이면 2점이다.
가장 중요하게 볼 부분은 최근 증상이다. 갑자기 팔다리에 힘이 빠진 일이 한 번이면 3점, 여러 번이면 5점이다. 말이 어눌해지거나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 일은 가끔이면 2점, 자주면 5점이다. 한쪽 눈이 갑자기 보이지 않았거나 의식을 잃은 적이 한 번이라도 있으면 각각 5점이다. 두통은 가끔이면 1점, 평소와 다른 극심한 두통이면 5점이고, 어지러워 넘어질 뻔한 일은 한 번이면 2점, 여러 번이면 4점이다.
점수 구간별로 권하는 일
합계 0~10점은 낮은 위험으로 분류하며 지금의 습관을 유지하면서 매년 건강검진을 받도록 권한다. 11~20점은 보통 위험으로, 3개월 안에 검진을 받고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관리와 생활습관 개선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
21~30점은 높은 위험으로 분류한다. 1개월 안에 병원을 찾아 경동맥 초음파(목 혈관의 막힘을 살피는 검사)와 심전도 등을 받고 약물 치료가 필요한지 의사와 상의하도록 권한다. 31점 이상은 매우 높은 위험으로, 곧바로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좋고 늦어도 1주일을 넘기지 않을 필요가 있다.
점수와 진단은 다르고, 증상은 점수와 별개다
이 점검표는 병원에 가야 할지 가늠하는 참고 자료이며 정확도가 100%인 진단 도구가 아니다. 위험 요인이 적어도 증상 없이 병이 진행되는 경우가 있어, 낮은 점수를 곧바로 안전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반대로 높은 점수는 검사가 필요하다는 신호일 뿐 뇌졸중이 생겼다는 판정과는 별개다.
증상 항목에서 5점에 해당하는 일이 있었다면 합계와 상관없이 바로 병원에 갈 필요가 있다. 말이 어눌해진 일, 한쪽 눈이 보이지 않은 일, 극심한 두통, 의식을 잃은 일은 일과성 허혈 발작(뇌혈관이 잠시 막혔다가 풀리면서 증상이 왔다 사라지는 현상)일 가능성을 살펴야 하고, 이후 3개월 안에 본격적인 뇌졸중이 올 수도 있다. 증상이 사라졌다고 해서 지나갈 일은 아니다.
이런 증상이 지금 나타나고 있다면 점수를 계산하거나 병원 예약을 기다릴 상황이 아니다. 뇌졸중은 치료 시작이 빠를수록 유리한 병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곧바로 119에 연락하는 것이 일반적인 대처다.
누가 더 챙겨야 하나
나이 항목에서 보듯 60대 어르신은 나이만으로도 점수가 쌓이기 쉬워 “아직 괜찮다”고 넘기지 않는 편이 좋다. 고혈압이나 당뇨, 심방세동이 있는 어르신, 흡연자, 가족 중 60세 이전에 뇌졸중이나 심장병을 앓은 사람이 있는 경우는 점수와 상관없이 정기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점수가 낮고 증상이 없는 사람은 서둘러 정밀 검사를 받기보다 매년 건강검진과 지금의 생활습관 유지에 집중할 수 있다. 약을 복용 중인 어르신은 점수가 달라졌다고 스스로 약을 줄이거나 끊어서는 안 되며, 약을 바꾸거나 끊는 일은 담당 의사와 상의한다.
자가진단 뒤 확인할 것
먼저 최근의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찾아 기록해 둔다. 수치를 모르면 그 자체로 점검이 필요하다는 뜻일 수 있다. 점수와 증상은 가족에게도 알려 응급 상황에 함께 대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는 대개 혈압 측정, 혈액검사, 심전도, 기본 신경 검사부터 받을 수 있다. 필요하면 경동맥 초음파, 뇌 MRI(뇌 상태를 자세히 보는 영상 검사), 뇌 MRA(뇌혈관을 보는 영상 검사), 심장초음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어떤 검사가 필요한지는 의사의 판단에 따른다.
위험군에 들었다면 1년 뒤 다시 점검해 변화를 비교해 볼 수 있다. 점수가 줄었다면 관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뜻으로, 늘었다면 관리를 더 꼼꼼히 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 결과 해석과 검사 여부는 주치의나 가까운 보건소에 묻고, 건강검진 대상 여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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