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예방 식단으로 꼽히는 음식은 동네 마트에서 살 수 있는 평범한 재료다
좋은 음식을 더하는 일과 짠 음식을 줄이는 일은 함께 가야 하며, 약 치료를 대신하지는 않는다
채소와 생선을 늘리고 국물을 줄이되, 지병과 복용 약은 주치의에게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저녁 밥상에 찌개 국물과 젓갈이 빠지지 않는 집이라면 뇌졸중(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가 손상되는 병) 이야기가 남의 일이 아닐 수 있다. 뇌졸중 예방 식단으로 자주 꼽히는 음식은 고등어, 현미, 시금치처럼 값비싸지 않은 재료들이다. 다만 특정 음식 하나를 챙겨 먹는다고 뇌졸중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밥상 전체의 습관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뇌졸중 환자의 80%가 식습관과 관련이 있다는 하버드 의대 연구가 소개되기도 한다. 그러나 식습관과 관련이 있다는 말과 식단만으로 그만큼을 막을 수 있다는 말은 다르다. 식단은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을 관리하는 여러 수단 가운데 하나로 이해하는 편이 알맞다.

더하면 좋은 음식 10가지, 무엇이 다른가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고등어, 연어, 정어리 같은 등푸른 생선이다. 오메가3 지방산(생선 기름에 많은 불포화지방)이 혈관 염증을 줄이고 혈전(혈관 속 핏덩어리)이 생기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위험을 30%까지 낮춘다는 연구도 있으나, 이는 개인에게 같은 효과를 보장하는 수치와는 별개다. 주 2~3회 구이나 조림으로 먹는 방식이 권해지며, 튀김과 나트륨이 많은 훈제 생선은 피하는 편이 낫다.

호두, 아몬드, 잣 같은 견과류는 불포화지방이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 하루 한 줌(30g) 정도가 권해진다. 짜거나 달게 가공한 제품보다 생견과류가 낫다. 블루베리와 딸기에 든 안토시아닌(베리류의 색을 내는 성분)은 뇌혈관 보호와 기억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성분으로 소개되며, 시금치와 브로콜리의 엽산(비타민 B군의 하나)과 칼륨은 혈압 관리에 보탬이 될 수 있다.

마늘과 양파는 알리신(마늘 특유의 냄새를 내는 성분)이 혈전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꼽히며, 마늘은 다진 뒤 10분쯤 두었다가 조리하라는 권고가 있다. 귀리와 현미 같은 통곡물은 식이섬유가 콜레스테롤 배출과 혈당 조절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마토의 리코펜(붉은 색을 내는 성분)은 동맥경화(동맥이 굳고 좁아지는 현상) 예방과 관련해 언급되는데, 수프나 소스처럼 익혀 먹는 방법이 자주 권해진다.

바나나와 고구마는 칼륨이 나트륨 배출을 돕는 음식으로, 녹차는 카테킨(떫은맛을 내는 성분)이 혈관 탄력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음료로 꼽힌다. 녹차는 하루 2~3잔, 너무 뜨겁지 않게 마시는 정도가 권해진다. 콩, 두부, 된장은 이소플라본(콩에 든 식물 성분)과 식물성 단백질을 함께 얻을 수 있어 육류를 일부 대신할 수 있는데, 된장국은 국물을 절반만 먹는 것이 좋다.

더하는 것과 줄이는 것은 다르다

좋은 음식을 더해도 짠 음식이 그대로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줄일 음식으로는 젓갈, 장아찌, 김치 국물처럼 짠 음식과 나트륨이 몰려 있는 찌개 국물이 먼저 꼽힌다. 찌개는 건더기 위주로 먹고, 김치는 양을 줄이거나 백김치, 물김치로 바꾸는 방법이 있다.

햄, 소시지, 베이컨 같은 가공육은 세계보건기구(WHO)가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식품으로, 줄이는 것이 권해진다. 치킨, 돈가스, 부침개 같은 튀김과 기름진 음식, 탄산음료와 단 커피,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흰쌀과 흰빵도 줄일 대상이다. 술은 하루 2잔을 넘기면 혈압과 뇌졸중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고기를 완전히 끊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닭가슴살이나 살코기는 먹되 소고기와 돼지고기 같은 붉은 고기는 주 300g 이하로 조절하자는 기준이 제시된다. 달걀은 하루 1개 정도면 괜찮다는 설명이 있고, 커피는 설탕과 프림을 많이 넣지 않는다면 하루 2~3잔까지 무리가 없다는 설명이 있으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거나 잠을 설치는 어르신이라면 따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건강식품이 자연 식품보다 낫다고 볼 근거도 뚜렷하지 않다.

하루 밥상과 4주 바꾸기

하루 식단은 이렇게 짜볼 수 있다. 아침은 귀리죽에 블루베리 한 줌과 견과류 조금, 녹차 한 잔을 곁들이고, 점심은 현미밥 반 공기에 고등어구이, 시금치 나물, 토마토 샐러드, 국물을 적게 뜬 된장국을 놓는다. 간식은 과일 한 조각과 견과류 조금, 저녁은 현미밥 반 공기에 두부조림, 마늘 볶음채소, 소량의 김치로 차리는 식이다.

한꺼번에 바꾸기 어렵다면 단계를 나눌 수 있다. 1주차에는 빼는 것 없이 블루베리 한 줌이나 생선 한 토막을 더하고, 2주차에는 백미를 현미 혼합으로, 과자를 견과류로, 단 음료를 녹차나 물로 바꾼다. 3주차에는 국물을 절반으로, 김치와 젓갈을 소량으로 줄이고 가공육을 뺀다. 4주차부터는 습관으로 굳히는 시기인데, 6주쯤 지나면 자연스러워진다는 설명이 있다. 완벽하게 지키지 못해도 일주일에 5일 정도를 목표로 삼으면 부담을 덜 수 있다.

지병 있는 어르신은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당뇨가 있는 어르신은 바나나, 고구마, 과일의 양을 조절할 필요가 있고, 콩팥 기능이 떨어진 어르신은 칼륨이 많은 채소와 과일이 부담이 될 수 있다. 피가 굳는 것을 막는 약을 먹는 경우에는 시금치, 브로콜리 같은 녹색 채소를 갑자기 늘리기 전에 담당 의사나 약사에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 삼키기가 어려운 어르신에게는 견과류나 잡곡밥이 사레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조리법을 달리해야 한다.

식단을 바꿨다고 해서 혈압약이나 콜레스테롤약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약을 바꾸거나 끊는 일은 수치가 좋아졌더라도 담당 의사와 상의해 정해야 한다. 식단을 시작하기 전 복용 중인 약과 맞지 않는 음식이 있는지 약사에게 물어볼 수 있다.

장을 볼 때 라면과 즉석식품, 과자부터 덜어내는 것도 방법이다. 오늘 저녁 밥상에 채소가 있는지, 국이 짜지 않은지 살핀 뒤 궁금한 점은 주치의나 약사, 보건소에 물어볼 필요가 있다. 갑자기 한쪽 얼굴이나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면 식단을 따질 때가 아니라 곧바로 119에 연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