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시간은 혈전 용해제를 쓸 수 있는 기준이고 그 뒤에도 치료 길은 남아 있다
얼굴·팔·말 이상이 보이면 시각을 확인하고 곧바로 119에 알려야 한다
저녁을 먹던 중 숟가락을 떨어뜨리거나 아침에 일어났는데 한쪽 팔에 힘이 없다면 잠시 쉬어 볼지, 곧바로 병원에 갈지 망설이기 쉽다. 뇌졸중에서는 이 망설임이 치료의 폭을 좁힐 수 있어 “4.5시간”이라는 기준이 흔히 강조된다. 다만 4.5시간은 그때까지 기다려도 된다는 뜻이 아니고, 이 시간을 넘겼다고 치료를 포기해야 한다는 뜻도 아니다.
4.5시간은 혈전 용해제를 쓸 수 있는 기준이다
뇌혈관이 막히면 1분에 뇌세포 약 190만 개, 1시간이면 약 1억 개가 죽는다는 설명이 있다. 한번 손상된 뇌세포는 되살리기 어려워, 막힌 혈관을 얼마나 빨리 다시 여느냐가 치료의 핵심으로 꼽힌다.
뇌경색(뇌혈관이 막히는 병)에는 혈전 용해제(tPA, 혈관을 막은 핏덩어리를 녹이는 약)를 쓸 수 있는데, 증상 시작 후 4.5시간 안에서만 안전하게 쓸 수 있는 것으로 안내된다. 시간이 지나면 혈관이 약해져 뇌출혈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찍 치료할수록 회복 가능성이 높은 편이어서, 1시간 안이면 완전 회복 가능성이 가장 높고 3시간 안이면 대체로 결과가 좋으며 4.5시간은 이 약을 쓸 수 있는 마지막 선으로 설명된다.
병원에 도착했다고 바로 약을 쓰는 것도 아니다. CT·MRI 촬영, 혈액검사, 심전도, 신경 검사를 거치는 데 30분에서 1시간이 걸릴 수 있어, 집에서 머문 시간이 길수록 치료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골든타임을 넘긴 것과 치료가 끝난 것은 다르다
4.5시간이 지나도 치료의 길이 모두 닫히는 것은 아니다. 6~24시간 사이에도 일부 환자는 혈전 제거 시술(막힌 혈관에서 핏덩어리를 꺼내는 시술)을 받을 수 있고, 24시간이 넘은 뒤에도 후유증을 줄이기 위한 치료가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시술이 가능한지는 환자 상태와 검사 결과에 따라 달라지고, 치료가 빠를수록 후유증이 적다는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골든타임 안에 치료를 받았다고 모두 완전히 회복되는 것도 아니다. 뇌출혈(뇌혈관이 터지는 병)은 혈압 조절이나 수술처럼 치료 방식부터 뇌경색과 다르다. 어느 쪽인지는 영상 검사를 거쳐야 가릴 수 있으므로, 집에서 짐작해 판단할 일과는 별개다.
얼굴·팔·말 중 하나라도 이상하면 119 대상이다
증상을 알아차리는 기준으로는 “FAST”가 널리 쓰인다. 얼굴 한쪽이 처지는지(Face), 팔에 힘이 빠지는지(Arm), 말이 어눌해지는지(Speech)를 살피고, 하나라도 해당하면 시간을 끌지 않는다(Time)는 뜻이다. 어르신 본인이든 가족이든 증상을 본 사람이 바로 119에 전화할 필요가 있다. 증상이 잠시 뒤 사라졌더라도 안심할 일은 아니어서 진료를 받아 보는 편이 안전하다.
자고 일어나 증상을 발견한 경우는 따로 살펴야 한다. 언제 시작됐는지 모르면 잠든 시각을 시작 시점으로 볼 수 있어, 8시간을 잤다면 이미 4.5시간을 넘긴 것으로 판단될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앞서 본 시술 가능성이 있으므로 병원에 가지 않을 이유는 되지 않는다. 밤중에 몸이 이상하면 일어나 확인하고, 아침에 일어나 FAST 항목을 점검해 볼 수 있다.
직접 운전해 병원에 가는 것은 피해야 한다. 운전 중 의식을 잃으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혈전 용해제 치료가 모든 병원에서 가능한 것도 아니어서, 119에 “뇌졸중 의심”이라고 알리면 치료할 수 있는 병원으로 이송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구급차를 기다리며 확인할 것과 하지 말 것
치료 방법이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증상이 언제 시작됐는지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정상이었던 시각, 증상이 시작된 시각, 아침에 발견했다면 잠든 시각까지 메모해 두고 복용 중인 약도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기다리는 동안에는 환자를 편한 자세로 눕히고 머리를 약간 올려 준다. 토할 것 같거나 의식이 없으면 옆으로 눕혀 기도를 확보한다. 문을 열어 두고 엘리베이터를 잡아 두면 이송 시간을 줄일 수 있으며, 보호자 한 명이 함께 가는 것이 좋다.
흔한 민간 대처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손끝을 바늘로 따는 것은 효과 없이 시간만 쓰게 되고, 우황청심원이나 물을 먹이면 연하장애(음식물을 제대로 삼키지 못하는 증상) 탓에 기도로 넘어가 폐렴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혈압약을 임의로 먹이는 일도 피하고 혈압 관리는 병원에 맡겨야 한다. “좀 있으면 나아지겠지” 하며 집에서 지켜보는 것도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
평소 준비도 가능하다. 119, 정확한 집 주소, 복용 약 목록, 주치의 연락처, 가까운 뇌졸중 센터 위치를 적어 냉장고에 붙여 두고, 가족끼리 FAST와 대응 순서, 역할을 나눠 두면 도움이 될 수 있다. 가까운 뇌졸중 치료 병원과 평소 먹는 약에 대해서는 주치의나 약사, 지역 보건소에 미리 물어볼 수 있다. 병원비나 창피함을 이유로 전화를 미루지 말고, 증상이 보이면 시각을 확인한 뒤 곧바로 119에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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