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뒤 나아져도 일과성 허혈 발작일 수 있어 피로와 구별이 필요하다
얼굴·팔·말을 확인하고 하나라도 이상하면 곧바로 119에 연락한다
아침에 숟가락을 놓치거나 말끝이 꼬이면 “나이 탓”, “피곤한 탓”으로 돌리기 쉽다. 다만 이런 변화가 갑자기 나타났다면 쉬어서 나아지기를 기다릴 일이 아닐 수 있다. 뇌졸중(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가 손상되는 병)은 치료를 시작하는 시간에 따라 후유증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팔다리·말·눈·두통·삼킴, 다섯 갈래로 나타나는 신호
먼저 살필 신호는 몸 한쪽의 힘 빠짐이다. 한쪽 팔이 올라가지 않거나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질 뻔한 경우, 얼굴 한쪽이 처지거나 웃을 때 입꼬리가 한쪽만 올라가는 경우가 여기에 든다. 단순히 저린 것으로 넘기기 쉬운 증상이다.
말의 변화도 중요한 단서다. 평소 잘하던 말이 혀가 꼬인 듯 나오거나 익숙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을 수 있고, 가족이 먼저 이상을 알아차리는 일도 있다. 시야가 반쪽만 보이거나 사물이 둘로 겹쳐 보이는 증상 역시 신호일 수 있어, 백내장 같은 눈 문제로만 짐작해서는 곤란하다.
망치로 맞은 듯한 극심한 두통, 평소와 다른 두통, 똑바로 걷기 어렵거나 자꾸 한쪽으로 쏠리는 어지러움도 위험 신호로 꼽힌다. 물을 삼키다 자꾸 사레가 들리거나 음식이 잘 넘어가지 않는 느낌, 입 주변 감각이 이상한 느낌 또한 뇌의 문제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금세 나아진 증상과 괜찮은 상태는 다르다
증상이 몇 분 만에 사라졌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 일과성 허혈 발작(뇌혈관이 잠시 막혔다가 풀리면서 증상이 왔다 사라지는 상태)일 수 있기 때문이다. 증상이 사라진 것과 원인이 해결된 것은 별개이므로, 나아졌더라도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집에서 빠르게 살피는 방법으로는 “FAST”라는 기억법이 널리 쓰인다. 얼굴(Face)은 웃게 해 한쪽이 처지는지, 팔(Arm)은 두 팔을 들게 해 한쪽이 떨어지는지, 말(Speech)은 “오늘 날씨 좋다” 같은 짧은 문장을 따라 하게 해 어눌한지 본다. 마지막 시간(Time)은 이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하면 곧바로 119에 연락하라는 뜻이다. 이 확인법은 응급 대응을 앞당기기 위한 것으로 진단과는 다르며, 세 항목이 모두 정상이어도 앞서 든 다른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다면 진료가 필요할 수 있다.
시간을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뇌혈관이 막히면 1분에 뇌세포 약 190만 개가 손상된다는 설명이 있고, 막힌 혈관을 뚫는 혈전 용해제(혈관 속 핏덩이를 녹이는 약)는 증상이 시작된 뒤 4.5시간 안에만 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흔히 3~4시간을 “골든타임”으로 부른다. 다만 제시간에 도착했다고 누구나 후유증 없이 회복한다는 뜻은 아니며, 늦어질수록 반신마비 같은 후유증이 남을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더 조심할 사람, 그리고 위험 요인이 없는 사람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는 어르신, 부정맥(심장 박동이 불규칙한 상태)이 있는 어르신, 가족 가운데 뇌졸중을 앓은 사람이 있는 경우, 흡연하는 경우, 65세 이상인 경우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요인이 있는 어르신은 본인뿐 아니라 함께 지내는 가족도 신호를 미리 알아 두는 편이 좋다.
위험 요인이 없다고 뇌졸중과 무관하다는 뜻은 아니다. 반대로 오래전부터 서서히 이어져 온 저림이나 늘 비슷한 어지러움은 다른 원인일 수도 있어, 평소 진료에서 따로 상의할 만하다. 그러나 집에서 스스로 구별하기는 어려운 만큼, 평소와 달리 갑자기 나타난 증상이라면 뇌졸중 가능성을 먼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기다리기·손발 따기는 피하고 119부터
신호가 보일 때 피해야 할 일도 있다. “조금 쉬면 나아지겠지” 하며 기다리는 것이 대표적이고, 손끝이나 발끝을 바늘로 따는 민간요법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시간만 잃게 할 수 있다. 혈압약이나 아스피린을 임의로 먹는 것도 오히려 위험할 수 있어, 약은 병원에서 판단하도록 맡겨야 한다. 운전 중 의식을 잃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혼자 차를 몰고 가기보다 구급차를 부르는 편이 안전하다.
119에 연락할 때는 증상이 언제 시작됐는지를 알려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평소 먹는 약의 목록을 가족과 공유해 두면 병원에서 판단할 때 참고가 될 수 있다. 고혈압, 당뇨, 부정맥이 있는 어르신은 정기 진료 때 주치의에게 뇌졸중 위험과 평소 관리법을 물어볼 필요가 있으며, 먹던 약을 바꾸거나 끊는 일은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혈압과 혈당 확인은 가까운 보건소에서도 상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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