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결림, 소화불량, 깊은 피로로 나타나는 심장 신호가 있다
바로 119를 부를 때와 24시간 안에 진료받을 때는 구분된다
증상을 기록해 두고 평소와 다르면 진료부터 받을 필요가 있다

계단을 오르다 숨이 차거나 어깨가 결리고 속이 더부룩할 때 많은 어르신이 “나이 탓”이나 “체한 것”으로 여기고 넘어간다. 심근경색(심장 근육에 피를 보내는 혈관이 막히는 병)으로 응급실에 온 환자의 60%가 며칠 전부터 경고 신호를 한 가지 이상 느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다만 심장 신호가 언제나 심한 가슴 통증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증상만으로 원인을 스스로 가려내기도 어렵다.

가슴만 아픈 것이 아니다, 심장이 보내는 여러 신호

대표적인 신호는 명치와 가슴 사이가 묵직하게 눌리는 느낌이다. “체한 것 같다”, “답답하다”는 말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고, 식사와 상관없이 나타난다면 심장 문제를 의심해 볼 수 있다. 통증이 왼쪽 어깨나 팔 안쪽으로 뻗는 방사통(아픈 곳에서 다른 부위로 퍼지는 통증)도 어깨 결림으로 오해하기 쉽고, 치아에 문제가 없는데 턱이나 목이 아픈 경우도 심장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춥지 않은데 차갑고 끈적한 땀이 갑자기 나면서 얼굴이 창백해지는 것은 서둘러 병원에 가야 할 신호다. 평소 무리 없던 계단이 갑자기 힘들어지거나, 누우면 숨이 차서 베개를 높여야 편해지는 경우, 오후마다 발목이 붓고 양말 자국이 깊게 남는 경우에는 심부전(심장이 피를 충분히 내보내지 못하는 상태)의 가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갑자기 심장이 쿵쾅거리거나 빠르게 뛰는 느낌이 몇 초에서 몇 분 이어지면 부정맥(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는 상태)을 의심할 수 있다. 일어설 때 눈앞이 캄캄해지거나 실제로 의식을 잃은 적이 있다면 심장이 뇌로 피를 제대로 보내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간단한 집안일에도 주저앉을 만큼 설명하기 어려운 피로, 식사와 상관없는 윗배 통증과 구역감도 신호에 든다. 심근경색의 30%가 소화기 증상으로 나타난다는 설명도 있어 소화제로만 넘길 일은 아니다.

여성과 당뇨 환자는 신호가 더 조용할 수 있다

여성은 남성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심한 가슴 통증보다 극심한 피로, 등과 어깨 통증, 소화불량, 불면, 불안이나 공황 같은 증상이 앞서고, 본인도 “왠지 이상하다”고만 느끼는 일이 적지 않다. 턱 통증 역시 여성에게 흔한 증상으로 꼽힌다.

당뇨 환자는 신경 손상으로 통증을 덜 느낄 수 있다. 가슴 통증 없이 피로나 숨참, 부종만 나타난 채 심근경색이 진행되는 무증상 심근경색(뚜렷한 통증 없이 지나가는 심근경색)이 당뇨 환자에게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당을 관리하는 어르신이라면 통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안심할 수는 없다.

즉시 119와 빠른 진료, 정기 검진은 다르다

이런 증상이 모두 심장 때문인 것은 아니다. 근육 통증이나 위장 질환, 다른 병이 원인일 수 있고, 진단은 검사를 거쳐야 내릴 수 있다. 그래서 증상을 혼자 판단하기보다 급한 정도를 나눠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

가슴 통증이 20분 이상 이어지거나 쉬어도 가라앉지 않을 때, 식은땀과 창백함이 함께 나타날 때, 의식을 잃을 것 같을 때, 숨이 몹시 찰 때는 지체 없이 119에 연락해야 한다. 시간을 재며 기다리기보다 증상이 심하다고 느끼는 즉시 도움을 청하는 편이 안전하다.

통증이 짧아도 되풀이될 때, 계단에서 숨찬 정도가 점점 심해질 때, 부종이 늘어날 때, 이유 모를 극심한 피로가 2주가량 이어질 때는 24시간 안에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가끔 두근거리거나 가슴이 불편한 정도, 운동할 때만 숨이 찬 정도라면 정기 검진 때 의사에게 알리고 확인받을 수 있다. 다만 증상이 잦아지거나 심해지면 검진일을 기다릴 일은 아니다.

신호를 놓치는 이유는 대체로 비슷하다. 60대 이상은 나이 탓으로 돌리기 쉽지만 심장 위험은 나이가 들수록 커진다. 증상이 “뭐라 설명하기 어렵게” 모호하거나 몇 분만 나타났다 사라지는 경우에도 “지나가면 괜찮겠지” 하고 넘기기 쉽다. 진료 결과 문제가 없다면 그것으로 다행이고, 미루다 응급실로 가는 것과는 위험의 크기가 다르다.

증상 일기부터 쓰고, 가족과 함께 살핀다

증상이 가끔 나타난다면 기록이 진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날짜와 시간, 식사나 운동이나 휴식 같은 당시 상황, 눌리거나 저리거나 답답한 느낌, 지속 시간, 가라앉은 과정을 적어 두면 된다. 스마트폰 건강 앱에 심박수와 통증 강도를 남겨 병원에 보여 주는 방법도 있다.

평소 점검은 생활 습관으로 만들 수 있다. 매일 아침 심박수를 재고 고혈압이 있으면 혈압도 재며, 매주 체중과 운동할 때 숨찬 정도, 부종을 확인하는 식이다. 해마다 심전도와 혈액검사를 받고, 위험군이라면 심장초음파(초음파로 심장의 움직임을 보는 검사) 필요성을 의사와 상의할 수 있다.

어르신은 자녀가 걱정할까 봐 증상을 말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가족의 관찰도 중요하다. 계단에서 숨차 하는지, 자주 쉬는지, 가슴을 문지르는지, 얼굴빛이 창백한지, 발목이 부었는지를 살피고 먼저 물어볼 필요가 있다. 부부 사이라면 밤에 자주 일어나 앉는지, 코골이가 심해졌는지도 함께 볼 수 있다.

우선 최근 2주 사이 이런 신호가 있었는지 점검하고, 하나라도 해당하면 병원 진료를 예약하는 것이 좋다. 경고 신호는 가족과도 공유해 둘 필요가 있다. 기록을 들고 주치의나 심장 전문의를 찾아 어떤 검사가 필요한지 물어보고, 복용 중인 약을 바꾸거나 끊는 일은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