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고지혈증·당뇨는 한 사람에게 겹쳐 나타나는 일이 적지 않다
복부비만과 운동 부족 같은 뿌리가 같아 서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최근 검진 수치와 약 복용 상태부터 점검하고 주치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건강검진에서 혈압이 높다는 말을 들으면 혈당과 콜레스테롤 수치까지 함께 살피게 되는 경우가 많다. 세 가지 문제가 한 사람에게 겹쳐 나타나는 일이 드물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하나가 있다고 해서 나머지가 반드시 따라오는 것은 아니며, 수치가 높다고 곧바로 심장병이 생긴다는 뜻도 아니다.

뿌리가 같은 세 질환, 서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의학계에서는 이런 겹침을 대사증후군(복부비만, 높은 혈압과 혈당, 이상지질 등이 한 사람에게 함께 나타나는 상태)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심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세 질환을 함께 가진 사람은 심근경색 위험이 5배 이상 높다는 설명도 있다. 다만 이 수치는 나이나 다른 질환, 흡연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개인의 위험을 그대로 말해 주는 것은 아니다.

공통 원인으로는 복부비만, 운동 부족, 잘못된 식습관, 스트레스가 꼽힌다. 당뇨는 혈관을 손상시켜 고혈압을 악화시킬 수 있고, 고지혈증은 동맥경화(혈관 벽이 두꺼워지고 굳는 현상)를 거쳐 고혈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혈압은 인슐린 저항성(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이 잘 듣지 않는 상태)과 맞물려 당뇨를 악화시킬 수 있다. 한 가지를 방치하면 다른 수치까지 나빠지는 고리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목표 수치와 생활 관리, 질환마다 조금씩 다르다

고혈압은 흔히 130/80mmHg 미만을 목표로 삼고, 당뇨나 신장병이 함께 있으면 120/80mmHg 미만을 제시하기도 한다. 관리의 첫걸음은 소금을 하루 5g 이하, 티스푼 하나 정도로 줄이는 일이다. 국물을 절반만 먹고 가공식품을 덜 먹는 것이 방법이며, 소금 섭취를 줄이면 혈압이 4~5mmHg 내려갈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체중은 1kg 줄 때 혈압이 1mmHg 정도 내려간다는 설명이 있고, 주 150분 걷기는 수축기 혈압을 5~10mmHg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술은 남성 하루 2잔, 여성 1잔 이하로 줄이고 일주일에 이틀은 마시지 않는 방법이 권해진다.

고지혈증은 총콜레스테롤 200 미만, LDL(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 130 미만, 고위험군은 100 미만을 기준으로 삼는다. HDL(이른바 좋은 콜레스테롤)은 남성 40 이상, 여성 50 이상, 중성지방은 150 미만이 목표로 쓰인다. 식사에서는 가공육과 튀김, 마가린, 페이스트리를 줄이고 고기 기름은 떼어 내 조리하는 것이 좋다. 등푸른 생선을 주 2~3회, 견과류를 하루 한 줌 먹는 방법도 권해진다. 귀리, 현미, 보리, 채소, 과일로 식이섬유를 늘리면 LDL이 5~10% 줄 수 있다고 한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함께 하면 HDL을 높이고 중성지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당뇨는 공복혈당 130 미만, 식후 2시간 혈당 180 미만, 당화혈색소(일정 기간의 평균 혈당을 보여 주는 수치) 7% 미만이 흔히 쓰이는 목표다. 흰쌀과 밀가루, 설탕을 줄여 현미와 잡곡으로 바꾸고, 하루 세끼를 같은 시간에 천천히 먹으며 야식을 피하는 것이 기본이다. 식후 산책은 혈당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허리둘레를 재며 내장지방을 줄여 가는 습관과 가정용 혈당계로 재고 기록하는 습관도 변화를 살피는 데 쓸모가 있다.

생활습관과 약은 대신하는 관계가 아니다

세 질환에 함께 권해지는 실천은 매일 30분 걷기, 끼니마다 채소 먹기, 가공식품 줄이기, 금연과 절주다. 체중 감량도 여러 수치를 함께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국물을 다 마시는 습관, 흰쌀밥 위주의 식사, 단 음료, 야식, 운동 거르기는 줄여 나갈 필요가 있다. 다만 생활습관 개선과 약 치료는 어느 하나로 다른 하나를 대신하는 관계가 아니며, 둘을 함께 이어 갈 때 관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약을 평생 먹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는 어르신도 적지 않다. 그러나 증상이 없다고 임의로 약을 멈추는 것은 위험할 수 있고, 약을 바꾸거나 끊는 일은 담당 의사와 상의해 결정해야 한다. 부작용은 대체로 가볍고 일시적인 것으로 설명되지만, 이상 증상이 있으면 혼자 판단하지 말고 의사나 약사에게 알리는 것이 좋다. 스타틴(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을 복용 중이라면 간 수치도 정기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건강식품은 보조 수단일 뿐 처방약을 대신할 수 없다.

누구에게 해당할까, 무엇부터 확인할까

이런 관리가 특히 필요한 사람은 세 질환 중 하나 이상을 진단받았거나, 검진에서 수치가 경계선에 걸린 사람, 복부비만이 있거나 체질량지수(BMI, 키에 견준 체중을 나타내는 지수)가 25를 넘는 사람이다. 반면 앞서 든 목표 수치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나이, 동반 질환, 저혈당을 겪은 적이 있는지 등에 따라 담당 의사가 다른 목표를 정할 수 있으며, 약이 필요한지도 수치만 보고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하루 관리는 아침에 혈압과 혈당을 재고 약을 챙기는 것으로 시작하고, 낮에는 식후 10분 산책과 한 시간에 한 번 일어나 움직이기를 실천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저녁에는 30분 이상 운동하고 가볍게 먹으며, 자기 전에 혈압을 재고 11시 이전에 잠자리에 드는 흐름이 권해진다. 혈당을 낮추는 약을 쓰거나 심장 질환이 있는 어르신은 운동 강도를 미리 의사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첫 달에는 약 복용을 습관으로 만들고 운동을 시작하며 짠 음식과 단 음식을 줄이는 데 집중할 수 있다. 둘째 달에는 체중 1~2kg 감량과 주 150분 운동을 목표로 삼고, 셋째 달에는 다시 검사를 받아 수치 변화를 확인한다. 약 용량을 조절할지는 그 결과를 보고 담당 의사가 판단할 일이다.

먼저 최근 검진표에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하고 약을 빠짐없이 먹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좋다. 본인에게 맞는 목표 수치와 운동 강도는 주치의에게 묻고, 함께 먹는 약과 건강식품은 약사에게 확인할 수 있다. 검진 결과 해석이나 생활습관 상담은 가까운 보건소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서도 문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