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지속 시간, 쉬었을 때 변화, 식은땀과 구토 여부가 구별의 단서다
쉬어도 가라앉지 않는 가슴 통증은 판단을 미루지 말고 119에 알려야 한다
계단을 오르다 가슴이 답답해 걸음을 멈췄는데 잠시 뒤 괜찮아지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을 비슷한 병으로 여기는 경우도 흔하다. 다만 두 병은 뿌리가 같아도 심장에 벌어지는 일과 응급의 정도가 다르고, 쉬면 가라앉는 통증이라고 해서 진료를 미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같은 혈관 문제, 막힌 정도가 갈림길이다
두 병의 원인은 모두 관상동맥(심장 근육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에 있다. 이 혈관이 좁아졌느냐 완전히 막혔느냐에 따라 병의 이름과 위험도가 갈린다.
협심증은 혈관이 70% 이상 좁아진 상태로 설명된다. 평소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운동, 스트레스, 추위 등으로 심장이 산소를 더 필요로 할 때 공급이 모자라 가슴 한가운데가 눌리는 느낌이 나타날 수 있다. 통증은 대개 5~15분 이어지며, 심장 근육 자체의 손상은 없는 단계로 구분한다.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혀 심장 근육 일부가 죽어 가는 상태다. 막힌 혈관을 뚫는 “골든타임”은 2시간으로 꼽히며, 이 시간을 넘기면 심장이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
협심증도 한 가지가 아니다. 안정형 협심증은 계단을 오를 때처럼 같은 상황에서 증상이 되풀이되는 유형으로,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편이다. 불안정형 협심증은 쉬는 중에도 통증이 나타나는 유형으로 심근경색의 전 단계로 보며, 곧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통증 시간과 휴식 반응은 단서일 뿐 진단과는 별개다
첫 번째 단서는 통증이 이어지는 시간이다. 10분 안에 사라지면 협심증일 가능성을, 30분 넘게 이어지면 심근경색을 먼저 의심한다. 앉아서 쉬었을 때 좋아지면 협심증 쪽에, 그대로이거나 심해지면 심근경색 쪽에 가깝다.
함께 나타나는 증상과 통증의 강도도 참고가 된다. 협심증은 “답답하다”는 정도로 표현되고 땀이나 구토는 드문 편이다. 심근경색은 쥐어짜는 통증에 식은땀, 구토, 호흡 곤란, 극심한 공포감이 따를 수 있고, 왼쪽 팔이나 턱으로 통증이 뻗치는 방사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니트로글리세린(혀 밑에 넣어 녹이는 협심증 응급약)은 협심증에서 2~3분 안에 증상을 누그러뜨릴 수 있지만, 심근경색에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구분은 위험을 가늠하는 기준이며, 정확한 진단은 검사로 내려진다. 통증이 30분을 넘는지 지켜보며 기다리라는 뜻도 아니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은 같은 병이 아니어서, 협심증은 관리할 수 있는 단계로, 심근경색은 즉시 생명을 위협하는 상태로 나눠 봐야 한다.
가슴 통증이 없다고 심장병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30%가량은 통증 없이 다른 증상으로 나타난다는 설명이 있으며, 여성과 당뇨 환자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위험 요인이 겹치면 증상이 가벼워도 점검이 필요하다
흔히 꼽히는 위험 요인은 50세 이상(여성은 60세 이상),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비만(체질량지수 25 이상), 가족력(부모가 55세 이전에 심혈관 질환을 앓은 경우), 운동 부족, 만성 스트레스다. 이 가운데 3개 이상 해당하면 정밀 검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 점검은 진단이 아니어서, 해당 항목이 적다고 안심할 일은 아니다. 가슴 불편감이 있었던 어르신이라면 항목 수와 상관없이 진료를 받아 보는 편이 안전하다. 계단을 오를 때만 답답한 증상도 그냥 넘길 일은 아니다.
나이가 젊다고 안심할 수도 없다. 30~40대 심근경색도 늘고 있다는 설명이 있고, 스트레스와 흡연이 많은 층은 주의가 필요하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심장에 탈이 날 일도 없다는 생각 역시 오해다. 운동 부족 자체가 위험 요인이어서 평소의 운동은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이미 가슴 증상이 있거나 진단을 받은 어르신은 운동 강도를 담당 의사와 먼저 정하는 것이 좋다.
의심되면 119부터, 치료와 약은 담당 의사와 정한다
협심증이 의심되면 하던 활동을 바로 멈추고 편한 자세로 앉은 뒤, 처방받은 니트로글리세린이 있으면 혀 밑에 넣는다. 5분 안에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119에 전화해야 한다.
심근경색이 의심되면 곧바로 119에 전화하고, 안정을 취하면서 보호자에게 연락한다. 혼자 운전해 병원에 가는 일은 피해야 한다. 구급차에서는 이동 중에도 응급 처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스피린은 의식이 있고 의사의 처방을 받아 둔 경우에 한해 한 알을 씹어 먹는 방법이 안내되므로, 복용 여부를 평소 주치의에게 미리 물어 두는 것이 좋다.
검사는 심전도, 혈액검사(심장 근육이 손상되면 나타나는 물질 확인), 흉부 X선으로 시작하는 것이 기본이다. 필요하면 관상동맥 CT, 심장초음파, 운동부하검사(운동할 때 심장의 반응을 보는 검사), 관상동맥 조영술(혈관을 직접 촬영해 진단하고 치료까지 함께 하는 검사)로 이어진다.
치료에는 혈전 억제제, 베타차단제, 스타틴(콜레스테롤 약), 니트로글리세린 같은 약물과 좁아진 혈관에 철망을 넣는 스텐트 시술, 여러 혈관이 막혔을 때 하는 관상동맥 우회술(외과 수술)이 쓰인다. 시술을 받았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재협착(혈관이 다시 좁아지는 것) 위험이 30%로 꼽히는 만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며, 약을 바꾸거나 끊는 일은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우선 최근 2주 사이에 가슴 불편감이 있었는지 돌아보고, 위험 요인 항목을 세어 볼 필요가 있다. 3개 이상이거나 증상이 있었다면 주치의에게 심장 검사가 필요한지 묻고, 처방받은 응급약의 사용법과 보관법은 약사에게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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