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에 좋다는 음식 이야기는 많지만 무엇을 얼마나 먹을지는 헷갈리기 쉽다
좋은 식재료를 챙기는 일과 지병 치료는 서로 다른 문제다
한 가지씩 식탁에 더하되 복용 중인 약이 있으면 먼저 주치의와 약사에게 확인한다

심장에 좋은 음식은 비싼 건강식품이 아니라 장바구니에 늘 오르는 평범한 식재료인 경우가 많다. 미국 심장학회는 심장병 예방에서 생활습관이 차지하는 몫을 80%로, 그 가운데 식습관을 절반으로 본다고 전해진다. 다만 음식을 바꾼다고 해서 모든 사람의 콜레스테롤과 혈압, 혈당이 똑같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며, 식단이 치료를 대신한다는 뜻도 아니다.

생선과 견과류, 통곡물부터 살펴본 식재료 10가지

먼저 꼽히는 것은 고등어, 연어, 정어리 같은 등푸른 생선이다. 여기에 든 오메가3 지방산은 중성지방(혈액 속 지방의 한 종류)을 낮추고 혈관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 주 2~3회 구이나 조림으로 먹는 방법이 권해진다. 훈제 생선은 나트륨이 많아 피하는 편이 낫다.

호두, 아몬드, 호박씨 같은 견과류의 불포화지방은 LDL 콜레스테롤(흔히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성분)을 낮추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양은 하루 한 줌, 약 30g이면 충분하다고 하며 짜거나 달게 가공한 제품보다 가공하지 않은 것이 낫다. 귀리와 현미 같은 통곡물에는 베타글루칸(귀리에 많은 수용성 식이섬유)과 식이섬유가 들어 있어 콜레스테롤 배출을 도울 수 있다.

베리류와 기름, 차도 목록에 오른다. 블루베리와 딸기의 안토시아닌(붉고 푸른 색을 내는 식물 성분)은 혈관 안쪽 벽을 보호하는 성분으로 알려졌고, 하버드 연구에서는 주 3회 이상 먹은 경우 심근경색(심장 혈관이 막히는 병) 위험이 32% 낮았다는 결과가 소개된다. 지중해 식단의 핵심인 올리브유는 튀김보다 샐러드나 나물 무침에 쓰기 좋고, 카테킨(녹차의 쓴맛 성분)이 든 녹차는 하루 2~3잔을 60℃ 정도의 물에 우리는 방법이 제시된다.

콩과 두부는 이소플라본(콩에 든 식물 성분)과 식물성 단백질을 함께 공급해 육류 일부를 대신하기 좋다. 토마토의 리코펜(붉은 색소 성분)은 익혀 먹을 때 흡수율이 4배 높아진다는 설명이 있어 수프나 소스로 먹는 방법이 권해진다. 마늘은 다진 뒤 10분쯤 두었다가 조리하면 알리신(마늘의 매운맛 성분)의 효과를 살리기 좋다고 하고, 카카오 70% 이상인 다크초콜릿은 플라보노이드(식물의 항산화 성분)가 들어 있어 하루 한 조각, 약 20g 정도가 기준으로 꼽힌다. 설탕이 많은 일반 초콜릿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좋은 음식을 더하는 일과 나쁜 음식을 줄이는 일은 다르다

좋은 식재료를 챙기는 일과 함께 줄여야 할 음식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햄, 소시지, 베이컨 같은 가공육은 나트륨과 포화지방이 많고, 심장병 위험이 42% 높았다는 수치도 함께 거론된다. 마가린, 쇼트닝, 페이스트리에 든 트랜스지방은 식품 라벨의 “부분경화유”(액체 기름을 굳힌 기름) 표기로 확인할 수 있다.

탄산음료와 과일주스는 중성지방을 올리는 원인으로 꼽히고, 소금은 가공식품과 국물, 외식에서 많이 들어오는 만큼 나트륨 기준 하루 2,000mg 이하를 목표로 삼는다. 술은 심근증(심장 근육에 생기는 병)의 원인이 될 수 있어 남성은 2잔, 여성은 1잔 이하로 제한하는 기준이 제시된다.

이들 수치는 식습관과 질병의 관련성을 보여 주는 자료로 읽는 편이 안전하다. 특정 음식을 먹었다고 해서 위험이 그만큼 줄거나 늘어난다는 보장으로 받아들일 일은 아니며, 나이와 지병, 운동량, 흡연 여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누구에게 맞고 누가 먼저 확인해야 하나

특별한 지병이 없는 어르신이라면 이런 식재료를 끼니에 나누어 넣는 것만으로 시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침은 귀리죽과 블루베리, 견과류 한 줌, 점심은 현미밥과 고등어구이, 토마토 샐러드, 시금치나물, 저녁은 현미밥과 두부조림, 마늘 볶음채소, 국물을 절반만 먹는 된장국으로 꾸미는 식이다. 사이사이 호두 몇 알이나 다크초콜릿 한 조각을 곁들일 수 있다.

반면 약을 먹고 있거나 지병이 있는 어르신은 사정이 다를 수 있다.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평소 먹는 음식을 크게 바꾸기 전에 의사나 약사에게 알릴 필요가 있고, 지병이 있으면 식재료의 종류와 양을 따로 조절해야 할 수 있다. 음식을 바꾼 뒤 수치가 좋아졌더라도 약을 바꾸거나 끊는 일은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자주 묻는 음식도 사람마다 답이 다르다. 계란은 하루 1개 정도는 무방하다는 최신 연구가 소개되지만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어르신은 주치의에게 확인하는 편이 낫다. 우유는 저지방이나 무지방으로 하루 1잔까지, 육류는 닭가슴살과 살코기 위주로 먹고 붉은 고기는 주 300g 이하가 기준으로 제시된다. 커피는 하루 2~3잔이 심장병 위험을 낮춘 것과 관련 있다는 설명이 있으나 달게 마시면 역효과가 날 수 있고, 수면이나 두근거림에 문제가 있다면 줄이는 편이 좋다.

한꺼번에 바꾸기보다 더하기부터 확인

식단은 단계를 나누어 바꾸면 부담이 덜할 수 있다. 처음 1~2주는 빼기보다 좋은 음식을 더하는 데 집중하고, 3~4주째에는 백미를 현미로, 과자를 견과류로, 햄을 두부로 바꿔 본다. 5주째부터는 국물을 절반만 먹고 가공육은 주 1회로 줄이며 단 음료를 끊는 순서가 제시된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크지 않다. 다음 장보기에서 10가지 가운데 3가지를 고르고, 저녁 반찬을 튀김 대신 구이로 바꾸고, 냉장고의 가공육을 정리하는 정도면 된다. 일주일 내내 완벽하게 지키지 못해도 5일 정도 꾸준히 이어 가는 것을 목표로 삼을 수 있다.

식단을 바꾸기 전에는 최근 건강검진의 콜레스테롤, 혈압, 혈당 수치를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복용 중인 약과 음식이 부딪히지 않는지는 주치의나 약사에게 물어볼 수 있고, 식단 구성이 어렵다면 가까운 보건소의 영양 상담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