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압박감부터 식은땀, 명치 통증, 어지럼까지 양상이 다양하다
증상이 20분 넘게 이어지면 직접 운전하지 말고 119에 전화한다
계단을 오르다 가슴이 답답해도 “피곤해서 그렇겠지” 하고, 명치가 아파도 “체했나 보다” 하며 소화제를 찾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심장마비(심근경색, 심장 근육에 피를 대는 혈관이 막혀 근육이 손상되는 병)는 예고 없이 닥치는 병으로 여겨진다. 다만 며칠에서 몇 주 전부터 몸에 이상 신호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모든 심장마비가 아무 조짐 없이 찾아온다고 보기는 어렵다.
가슴만 아픈 것이 아니다, 일곱 가지 신호
가장 널리 알려진 신호는 가슴 한가운데의 압박감이다. 무거운 것이 누르는 듯하거나 쥐어짜는 듯한 느낌, 답답함이 5~15분 이어지면 위험 신호일 수 있다. 운동 중이나 계단을 오를 때 같은 증상이 되풀이되면 협심증(심장 혈관이 좁아져 가슴 통증이 생기는 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통증이 다른 곳으로 뻗기도 한다. 이를 방사통(아픈 곳에서 다른 부위로 뻗어 나가는 통증)이라 하며, 가슴에서 시작해 왼쪽 팔 안쪽, 턱, 목, 등으로 퍼질 수 있다. 어깨 결림으로 착각하기 쉬운 만큼 왼쪽 어깨와 팔의 통증이 뚜렷한 이유 없이 나타나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
땀과 호흡에도 변화가 올 수 있다. 덥지 않은데 차갑고 끈적한 땀이 흐르거나 얼굴이 창백해지면 위험한 신호로 볼 수 있다. 평소 무리 없던 계단이 갑자기 힘들어지거나 누웠을 때 숨이 차서 베개를 높여야 편해진다면 심부전(심장이 피를 충분히 내보내지 못하는 상태)의 초기 증상일 가능성도 있다.
나머지 세 가지는 심장과 연결 짓기가 더 어렵다. 잠을 자도 풀리지 않고 간단한 집안일에도 주저앉을 만큼 깊은 피로는 특히 여성에게 흔한 증상으로 꼽힌다. 소화불량과 명치 통증으로 나타나는 심근경색도 있어, 식사와 상관없이 명치가 아프면 병원에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져 뇌로 가는 혈류가 줄면 갑자기 어지럽거나 눈앞이 아득해지기도 한다. 실신(잠깐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일)을 한 번이라도 겪었다면 심장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신호가 있다고 곧 심장병은 아니다
증상이 있다는 것과 심장병으로 진단받는 것은 다르다. 가슴 통증은 위식도 역류, 근육이나 갈비뼈 문제로도 생길 수 있고, 피로와 어지럼은 빈혈, 수면 부족, 약의 영향 등 원인이 여러 가지다. 위에 적은 증상 하나만으로 심장병 여부를 스스로 가릴 수는 없다.
반대로 신호가 없다고 안심할 수도 없다. 이런 전조 없이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사람에 따라 증상이 뚜렷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전조 증상을 알아 두는 일은 빨리 병원에 가기 위한 준비이지, 심장마비를 언제나 미리 막을 수 있다는 뜻과는 별개다. 원인을 가리는 일은 심전도(심장의 전기 신호를 기록하는 검사)를 비롯한 검사와 의사의 판단이 맡아야 한다.
더 민감하게 살펴야 할 사람
50세 이상, 고혈압·당뇨·고지혈증이 있는 사람, 흡연자, 가족 중 심장병을 앓은 사람이 있는 경우, 비만인 경우는 특히 주의가 필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두 가지 이상에 해당한다면 작은 증상에도 더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다.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도 증상이 있으면 그냥 넘기지 않는 편이 낫다. 위험 요인이 없다고 해서 심장병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반대로 위험 요인이 있어도 증상이 없다면 지나치게 불안해하기보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복용 중인 약을 처방대로 챙기는 일이 먼저다.
20분 넘게 이어지면 119부터
증상이 20분 이상 이어지면 곧바로 119에 전화하는 것이 권고된다. 식은땀이나 심한 호흡 곤란이 함께 나타나거나 쓰러질 것 같다면 시간을 재며 기다리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혼자 운전해서 병원에 가지 말고 구급차를 기다린다. 혈관을 다시 여는 치료의 골든타임은 흔히 2시간으로 꼽히며, 이 시간 안에 치료해야 심장 근육의 손상을 줄일 수 있다.
증상이 가라앉았더라도 되풀이되거나 평소와 다르다고 느껴지면 가까운 시일 안에 진료를 받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진료 때는 증상이 언제 시작됐는지, 얼마나 이어졌는지, 움직일 때 심해지는지를 말하고, 복용 중인 약 목록도 함께 알리면 도움이 된다. 검사 결과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듣는다면 그 역시 안심할 수 있는 결과다.
이미 심장약이나 혈압약을 먹고 있다면 증상이 있든 없든 약을 임의로 바꾸거나 끊지 말고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위험 조건이 여럿이라면 다음 진료 때 주치의에게 심장 검사가 필요한지 묻고, 평소 궁금한 점은 약사나 가까운 보건소에 문의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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