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들던 독감 환자가 다시 늘고 65세 이상 환자도 증가했다
새 백신의 감염 감소 효과는 실제 접종이 아닌 수리모형 계산값이다
아직 맞지 않았다면 가까운 위탁의료기관부터 확인

75세 이상 어르신에게 면역 반응을 높인 독감백신을 놓으면 한 절기 감염이 약 4만 9,000건 줄어들 수 있다는 추정이 나왔다. 의학신문이 11월 4일 전한 내용으로, 대상 백신은 고면역원성 백신(면역 반응을 더 높이도록 만든 백신)이다. 다만 이 숫자는 실제로 접종한 뒤 집계한 결과가 아니라 수리모형으로 계산한 값이어서, 새 백신을 기다리며 올해 접종을 미룰 근거로 삼기는 어렵다.

독감 환자 다시 증가, 65세 이상도 늘어

추정치와 별개로 지금의 유행 상황은 눈여겨볼 만하다. 뉴스1이 11월 2일 보도한 질병관리청 발표를 보면 43주 차 독감 의사환자분율(독감 의심 증상으로 외래를 찾은 환자 비율)은 외래 환자 1,000명당 19.2명으로 집계됐다. 3주 연속 내려가던 흐름이 꺾인 것으로, 유행 기준의 약 1.5배 수준이다.

나이별로 가장 많은 쪽은 1,000명당 49명인 7~12세였고, 65세 이상에서도 환자가 늘었다. 이에 방역 당국은 접종을 받지 않은 어린이와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예방접종을 당부했다. 물론 한 주 사이의 변화로 앞으로의 유행 규모까지 단정할 수는 없다.

모형 계산과 실제 접종 효과는 다르다

4만 9,000건이라는 수치는 75세 이상에게 MF59 면역증강 3가 백신을 쓰는 상황을 가정한 국내 수리모형 연구에서 나왔다. 의학신문에 따르면 감소분 가운데 약 7,800건, 비율로는 약 16%가 65세 미만에서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 고령층 감염이 줄면 가족과 지역사회로 번지는 일도 함께 줄 수 있다고 본 계산이다.

질병관리청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지원 의원의 질의에 대해 고면역원성 백신이 현재 지원 대상인 표준용량 백신보다 상대적으로 예방효과가 더 높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답했다. 동시에 간접 보호 효과는 추정치여서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고, 도입하게 되면 실제 접종 자료로 평가해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연구가 해당 백신 회사인 시퀴러스코리아의 연구비 지원을 받았다는 점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령층 부담은 크지만 백신 전환은 미정

고령층에게 독감이 무거운 병이라는 점은 진료 자료에서도 드러난다. 같은 보도가 인용한 2023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기준으로 치명률은 49세 이하가 0.1% 미만인 데 비해 70~79세는 약 0.5%, 80세 이상은 약 1.9~2.9%였다. 75세 이상은 전체 독감 환자의 약 2%에 그치지만 전체 진료비에서는 12.6%를 차지했고, 1인당 진료비는 전체 평균의 약 6배에 달했다.

그렇다고 내년부터 백신이 바뀐다고 볼 수는 없다. 전환에 드는 예산 198억 원이 2027년 정부 예산안에 담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반영되도록 협의를 이어 가겠다는 입장으로, 결과는 심의에 달려 있다. 내년 이후의 백신 논의와 올해 무료 접종을 받을지의 판단은 별개다.

아직 맞지 않은 어르신이 확인할 것

이번 소식을 먼저 챙겨 볼 사람은 아직 접종하지 않은 65세 이상 어르신과 그 가족이다. 이미 맞은 어르신에게 추가 접종을 권하는 내용은 아니며, 75세 이상 새 백신 이야기도 현재로서는 도입 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정책 논의에 해당한다.

정책브리핑에 실린 10월 2일 질병관리청 안내를 보면 어르신 접종은 75세 이상 10월 6일, 70~74세 10월 12일, 65~69세 10월 15일 순서로 시작됐다. 주소지와 상관없이 전국 약 2만 3,000곳의 위탁의료기관이나 보건소를 이용할 수 있다. 갈 때는 신분증을 지참하고, 접종 후 20~30분은 기관에 머물며 이상 반응을 살피도록 안내됐다.

가까운 접종 기관은 관할 보건소나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에서 찾을 수 있다. 지병이 있거나 복용하는 약이 많다면 접종 시기와 백신 종류를 주치의나 약사와 상의할 필요가 있고, 접종 절차와 관련한 궁금증은 보건소에 물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