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에 물리는 일은 흔하지만 일본뇌염은 드물게 뇌까지 침범할 수 있다
대부분은 가볍게 지나가도 고령층은 중증으로 갈 위험을 따로 봐야 한다
해 질 녘 노출을 줄이고 접종 여부는 주치의와 상의한다

여름밤 귓가에 윙윙대는 소리에 잠을 깨고, 아침이면 팔다리에 붉은 자국이 몇 개씩 남아 있다. 모기에 물리는 일은 여름마다 겪는 불편쯤으로 여기기 쉽다. 다만 모기 가운데 작은빨간집모기는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고, 이 병은 드물게 뇌에 염증을 일으킨다. 가려움을 참는 문제와 뇌염을 막는 문제는 따로 보아야 한다.

대부분은 모르고 지나가지만 일부는 뇌염으로 간다

일본뇌염은 바이러스를 가진 작은빨간집모기에 물려 감염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옮지 않는다. 감염된 사람의 대부분은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열 정도로 지나간다.

문제는 드물게 뇌염으로 진행하는 경우다. 이때는 고열과 심한 두통, 구토가 나타나고 의식이 흐려지거나 경련이 올 수 있다. 뇌염으로 진행하면 상당수가 크게 앓거나 생명을 잃을 수 있고, 회복하더라도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면역력이 떨어진 어르신과 어린이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은 해마다 모기 감시 결과를 바탕으로 일본뇌염 주의보와 경보를 발령한다. 경보가 나왔다는 것은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가 늘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이 모기는 논이나 웅덩이처럼 물이 고인 곳에서 많이 자란다.

해 질 녘부터 밤까지가 가장 조심할 시간

작은빨간집모기는 해 질 녘부터 밤늦게까지 활발하게 움직인다. 이 시간에는 논밭이나 물가 외출을 되도록 줄이는 것이 좋다. 꼭 나가야 한다면 밝은색 긴소매 상의와 긴 바지로 피부를 가리고, 드러난 곳에는 모기 기피제를 쓴다.

기피제는 성분과 농도가 제품마다 다르다. 피부가 약하거나 지병으로 약을 먹고 있다면 사용 전에 약사나 주치의에게 맞는 제품과 사용법을 묻는 것이 안전하다.

논밭이나 축사 근처에서 일하는 어르신은 모기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 수밖에 없다. 일을 해 질 녘 전에 마치도록 시간을 조정하고, 작업복은 소매와 바짓단이 몸에 붙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땀을 흘리면 기피제 효과가 줄어들 수 있으므로 제품 설명에 따라 다시 바른다.

집 안팎에서 모기가 머물 곳을 줄인다

방충망과 모기장에 찢어진 곳이 없는지 살피고, 구멍이 있으면 미리 막는다. 밤에는 창문을 닫고 자는 것이 좋다. 모기향이나 전자 모기향을 쓸 때는 환기가 되는지 확인하고 오래 켜 두지 않는다.

모기는 고인 물에 알을 낳는다. 화분 받침과 폐타이어, 빈 통이나 그릇, 마당의 물웅덩이에 물이 고여 있다면 비우거나 덮어 두는 것이 좋다. 집 주변의 고인 물을 정리하는 일은 이웃과 함께할 때 효과가 커진다.

접종 여부와 이상 증상은 주치의에게

일본뇌염은 예방접종이 있다. 성인 접종은 나이와 건강 상태, 생활환경에 따라 필요 여부가 달라지므로 접종 이력이 확실하지 않은 어르신은 주치의와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 접종 가능한 기관은 가까운 보건소에 문의하면 된다.

모기에 물린 뒤 갑자기 고열이 나거나 심한 두통, 구토가 이어지고 평소와 다르게 처지거나 말이 어눌해진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가족은 이런 변화를 함께 살피고, 진료 때 언제 어디서 모기에 물렸는지를 알려 주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