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제멋대로 뛰는 부정맥은 증상 없이 지나가기도 한다
맥박 수가 정상 범위여도 박자가 불규칙하면 따로 살펴야 한다
손목 맥박을 재는 습관을 들이고 이상하면 주치의와 상의한다

내 심장은 지금 제대로 뛰고 있을까. 손목에 손가락 두 개만 대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질문이다. 다만 맥박을 잴 때 1분에 몇 번 뛰는지만 보고 안심하는 경우가 많다. 부정맥을 알아차리는 데는 횟수만큼이나 박자가 고른지가 중요하다.

전기 신호가 흐트러지면 박자가 깨진다

심장은 스스로 만든 전기 신호에 맞춰 규칙적으로 수축한다. 이 신호에 문제가 생겨 맥박이 지나치게 빠르거나 느리거나 불규칙해지는 상태를 부정맥이라고 한다. 흔히 가슴이 두근거린다, 쿵 내려앉는 것 같다, 잠깐 멈추는 것 같다고 표현한다.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만성질환이 있으면 부정맥이 생길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부정맥 가운데 일부는 심장 안에 혈전(피떡)을 만들어 뇌졸중으로 이어지거나 심부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증상이 가볍다고 해서 그냥 넘길 일이 아닌 이유다.

치료 방법은 원인과 종류에 따라 다르다. 약으로 맥박을 조절하기도 하고, 가느다란 관을 혈관을 통해 심장까지 넣어 문제가 되는 부위를 치료하는 시술을 하기도 한다. 어떤 치료가 맞는지는 심전도 같은 검사로 원인을 찾은 뒤에 정해진다.

손목 맥박, 이렇게 잰다

한 손의 검지와 중지를 다른 쪽 손목 안쪽, 엄지손가락 쪽에 가볍게 대면 맥박이 느껴진다. 편히 앉아 쉰 상태에서 1분 동안 몇 번 뛰는지 세고, 박자가 고른지 함께 살핀다. 성인의 안정 시 맥박은 보통 1분에 60~100회 정도다.

횟수가 이 범위 안에 있어도 박자가 들쭉날쭉하거나 중간에 건너뛰는 느낌이 반복되면 기록해 두는 것이 좋다. 가슴이 갑자기 두근거릴 때 바로 재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만 집에서 잰 맥박은 참고 자료일 뿐 진단을 대신할 수는 없다.

가정용 혈압계나 손목시계형 기기에도 맥박 수가 표시된다. 기기가 불규칙한 맥박을 알려 주는 경우도 있지만, 표시가 없다고 해서 부정맥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반대로 경고가 떴다고 곧바로 병이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기기 기록은 진료실에 가져가 의사와 함께 해석하는 것이 좋다.

나이 탓으로 넘기지 말아야 할 신호

부정맥은 증상이 없을 수도 있지만, 숨이 차거나 어지럽고 현기증이 날 때, 가슴이 답답하거나 아플 때, 심장이 평소와 다르게 두근거릴 때는 주치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나이가 들어서 그렇겠거니 하고 넘기는 것이 가장 경계할 일이다.

생활 습관도 심장 리듬에 영향을 준다. 음식을 싱겁게 먹고, 하루 30분 정도 걷기나 가벼운 체조처럼 무리 없는 운동을 꾸준히 하며,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 좋다. 담배와 술은 되도록 멀리한다.

약은 임의로 끊거나 바꾸지 않는다

혈압약이나 당뇨약 등을 먹고 있는 어르신이 새로운 증상을 느낀다면 먼저 처방한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부정맥 치료제와 다른 약이 서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약을 스스로 중단하거나 용량을 바꾸지 말고, 궁금한 점은 의사나 약사에게 묻는다.

진료실에 갈 때는 증상이 언제, 얼마나 오래, 무엇을 하다가 나타났는지와 그때 잰 맥박 수를 적어 가면 좋다. 가족이 함께 기록을 챙기면 짧은 진료 시간에도 의사가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