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이 없다는 것과 힘줄이 멀쩡하다는 것은 별개다
팔을 들 때 힘이 빠지면 진료로 상태부터 확인한다
높은 선반의 그릇을 내리려고 팔을 드는데 어깨가 힘없이 처진다. 아프지는 않으니 나이 탓이려니 하고 넘기기 쉽다. 다만 어깨에서는 통증보다 힘 빠짐이 더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 어깨 힘줄 손상은 아프지 않은 채로 진행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깨를 움직이는 네 개의 힘줄
회전근개는 어깨뼈와 팔뼈를 잇고 팔을 들어 올리거나 돌리게 하는 네 개의 힘줄을 함께 부르는 말이다. 이 힘줄이 찢어지는 것을 회전근개 파열이라고 한다. 넘어지거나 무거운 것을 들다 다쳐서 생기기도 하지만, 오랜 세월 쓰면서 힘줄이 닳고 약해져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회전근개 파열은 나이가 들수록 흔해진다. 60세 이상에서는 증상이 없는데도 검사에서 파열이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연구가 여럿 있다. 어깨가 아프지 않다고 해서 힘줄이 건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아프지 않은 것과 괜찮은 것은 다르다
파열이 있어도 통증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같은 크기의 파열이라도 거의 불편을 모르는 사람이 있고, 밤잠을 설칠 만큼 아픈 사람도 있다. 통증은 거의 없는데 팔을 어깨 위로 올리기 어렵거나, 물건을 들 때 힘이 눈에 띄게 빠지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한동안 아프던 어깨가 덜 아파졌다고 해서 힘줄이 회복됐다고 볼 수도 없다. 통증이 줄어든 사이에 파열이 커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힘줄 손상을 오래 두면 찢어진 부위가 넓어지고 근육이 약해져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다. 병원에서는 진찰과 함께 초음파 검사로 비교적 간단하게 힘줄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필요하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더한다. 치료 방법은 파열 크기와 생활 정도에 따라 전문의가 정한다.
어깨에 무리를 덜 주는 생활 습관
일상에서는 팔을 어깨 높이보다 높이 드는 동작을 줄이는 것이 좋다. 높은 선반의 물건을 내리거나 머리 위로 헤어드라이어를 오래 드는 동작이 대표적이다. 이럴 때는 튼튼한 발판을 쓰거나 가족의 도움을 받고, 자주 쓰는 물건은 허리와 가슴 높이에 두는 편이 낫다. 무거운 물건을 갑자기 들거나 던지는 동작도 피하는 것이 좋다.
팔 돌리기나 어깨 으쓱하기 같은 가벼운 스트레칭은 어깨를 부드럽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범위에서 천천히 해야 하고, 하다가 아프거나 불편하면 멈추는 것이 원칙이다. 스트레칭은 굳은 어깨를 푸는 수단이지 찢어진 힘줄을 붙이는 치료가 아니다.
어깨가 아프다고 아예 쓰지 않는 것도 좋지 않다. 오래 움직이지 않으면 관절 주변이 굳어 팔을 드는 범위가 더 좁아질 수 있다. 무리한 동작은 피하되 아프지 않은 범위에서 일상 동작은 이어 가는 것이 좋고, 어느 정도까지 움직여도 되는지는 진료를 받은 뒤 의사나 물리치료사에게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파스나 진통제로 통증만 가라앉히고 넘어가면 힘줄 상태를 확인할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통증이 없더라도 팔을 들 때 힘이 빠지거나 평소와 다른 불편이 이어지면 정형외과 진료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 평소 먹는 약이 있다면 새 치료나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주치의나 약사에게 알려야 한다. 진료실에서는 언제부터 어떤 동작에서 힘이 빠지는지, 밤에 어깨 때문에 잠을 깨는지를 미리 정리해 말하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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