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물이 밋밋해 물을 덜 마시는 어르신이 많다
레몬물의 장점은 대부분 물을 더 마시게 되는 데서 나온다
위장·치아가 약하거나 약을 먹고 있다면 먼저 확인한다

맹물은 밋밋해서 하루 종일 두어 컵도 채우지 못했다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이럴 때 물에 레몬 한 조각을 더해 마시는 방법이 자주 권해진다. 다만 레몬물을 피로 회복제나 건강 음료처럼 여기는 것은 지나치다. 레몬물이 하는 일과 하지 못하는 일, 그리고 마실 때 조심할 점을 짚어 본다.

물을 더 마시게 하는 것이 첫째 효과

나이가 들면 목마름을 덜 느껴 마시는 물의 양이 줄기 쉽다. 수분이 부족하면 변비가 생기거나 어지럼을 느낄 수 있다. 레몬의 새콤한 향이 물맛을 바꿔 주면 물을 조금 더 자주 마시게 되는데, 레몬물의 장점은 상당 부분 여기서 나온다.

충분한 수분 섭취는 장 운동을 돕고 배변을 수월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것은 레몬보다는 물 자체의 역할에 가깝다. 레몬을 넣지 않더라도 보리차나 맹물로 같은 양을 채우면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물 마시는 때를 정해 두는 것도 방법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와 식사 사이, 약을 먹을 때처럼 시간을 정해 한 컵씩 마시면 하루 양을 채우기가 한결 쉽다. 밤에 화장실 때문에 자주 깬다면 저녁보다 낮 시간에 나눠 마시는 편이 좋다.

비타민C는 들어 있지만 기대는 낮춘다

레몬은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이다. 비타민C는 세포를 산화로부터 보호하는 항산화 영양소이고, 채소나 콩에 든 철분의 흡수를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사에 레몬물을 곁들이면 이런 점에서 보탬이 될 수 있다.

다만 레몬 반 개를 짜 넣은 물 한 잔으로 피로가 풀리거나 빈혈이 나아진다고 볼 근거는 부족하다. 레몬의 식이섬유인 펙틴은 주로 껍질과 과육에 있어 짜낸 즙에는 많지 않다. 칼륨 역시 레몬물 한 잔으로 짠 음식을 먹은 뒤의 부기를 덜어 줄 만큼 얻기는 어렵다. 레몬물은 균형 잡힌 식사를 대신할 수 없다.

속쓰림과 치아, 두 가지를 살핀다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물 한 컵(약 240mL)에 레몬 반 개 정도를 짜 넣으면 된다. 따뜻하게 마셔도, 시원하게 마셔도 괜찮다. 신맛이 부담스럽다면 처음에는 조금만 넣고 차츰 양을 맞춰 가는 것이 좋다.

레몬의 산 성분은 많이 마시면 속쓰림이나 위산이 올라오는 증상을 부를 수 있다. 위가 약하거나 위식도역류질환으로 속쓰림이 잦은 어르신은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산 성분은 치아 겉면의 법랑질(치아를 덮는 단단한 층)을 약하게 할 수도 있으므로, 빨대를 쓰거나 마신 뒤 맹물로 입을 헹구는 것이 좋다. 마신 직후 이를 세게 닦는 것은 피하는 편이 낫다.

약을 먹고 있다면 먼저 물어본다

당뇨나 고혈압 같은 만성 질환으로 약을 먹고 있다면 레몬물을 매일 꾸준히 마시기 전에 주치의나 약사와 먼저 상의하는 것이 좋다. 꿀이나 설탕을 타서 마시는 습관은 당뇨가 있는 어르신에게 혈당 부담이 될 수 있다. 심장이나 신장 질환으로 수분 섭취를 제한받고 있다면 마시는 물의 양부터 의료진의 안내를 따라야 한다.

레몬물은 물을 맛있게 마시는 여러 방법 가운데 하나다. 하루에 얼마나 마시면 좋을지, 지금 먹는 약과 함께 마셔도 되는지는 처방한 의사나 단골 약국의 약사에게 물어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