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만 채우는 식사”와 영양을 고루 갖춘 식사는 다르다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식단을 바꾸기 전 주치의와 상의가 필요하다
입맛이 없다는 이유로, 혹은 아침 준비가 번거롭다는 이유로 첫 끼를 건너뛰는 어르신이 많다. 한 끼쯤 걸러도 괜찮다는 생각이 흔하다. 다만 밤새 비어 있던 몸에 아침까지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으면 혈당과 혈압이 불안정해지기 쉽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아침을 거르면 몸에서 무슨 일이 생기나
공복 시간이 길어지면 혈당 조절이 흔들리고 혈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을 앓는 어르신이라면 이런 변화에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심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아침 식사를 거르는 사람이 규칙적으로 먹는 사람보다 심혈관 질환(심장과 혈관에 생기는 병)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도 여러 차례 나왔다. 다만 이런 연구는 대부분 생활 습관을 관찰한 것이어서, 아침을 거른 것 자체가 병을 일으켰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아침을 거르는 사람의 다른 생활 습관이 함께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있다. 그래도 아침을 든든히 먹으면 오전 기운을 유지하고 집중력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챙길 이유는 충분하다.
무엇을 먹느냐가 먹는 것만큼 중요하다
아침 식사에서 눈여겨볼 영양소는 단백질, 불포화지방(몸에 이로운 식물성·생선 기름), 식이섬유 세 가지다. 단백질은 근육을 만들고 유지하는 데 필요하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해 점심 전 군것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불포화지방은 콜레스테롤 수치 관리와 혈관 건강에 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이섬유는 장 건강과 변비 예방에 좋고 식후 혈당이 갑자기 오르는 것을 늦춰 준다.
구체적인 조합으로는 계란과 아보카도, 통밀빵이 꼽힌다. 계란은 삶거나 스크램블, 프라이로 간단히 준비할 수 있는 단백질 식품이고, 아보카도는 불포화지방이 풍부하며, 통밀빵은 흰 빵보다 식이섬유가 많아 혈당이 천천히 오른다. 요리할 시간이 없을 때는 그릭 요거트(물기를 빼 꾸덕하게 만든 요거트)에 호두나 아몬드 같은 견과류 한 줌, 블루베리나 바나나 같은 과일을 곁들이는 방법도 있다. 그릭 요거트는 일반 요거트보다 단백질이 많고 유산균도 들어 있다.
이런 영양소를 고루 먹으면 뱃살 관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그러나 특정 음식 하나가 내장 지방을 줄여 준다고 기대하는 것과 균형 잡힌 식사 습관을 유지하는 것은 다르다. 체중은 전체 식사량과 활동량에 함께 영향을 받는다.
한꺼번에 바꾸기보다 몸에 맞는 만큼부터
아침에 많이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거나 소화가 불편한 어르신도 있다. 이런 경우 처음부터 차림을 크게 하기보다 과일이나 요거트처럼 가벼운 것부터 시작해 양을 조금씩 늘리는 편이 낫다. 억지로 먹는 것보다 몸이 편안한 만큼 꾸준히 먹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
준비 부담을 줄이려면 전날 밤 계란을 몇 개 삶아 두거나 채소를 씻어 잘라 냉장고에 넣어 두는 방법이 있다. 견과류는 한 끼 분량씩 작은 봉투에 나눠 두면 꺼내 먹기 편하다. 같은 메뉴만 반복하기보다 재료를 번갈아 쓰면 질리지 않고 영양도 고르게 챙길 수 있다.
약을 먹고 있다면 먼저 물어볼 것
고혈압이나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콜레스테롤 등 혈액 속 지방이 비정상인 상태)으로 약을 먹는 어르신은 음식과 약이 서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자몽은 일부 혈압약이나 콜레스테롤약과 함께 먹을 때 주의가 필요한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새 아침 식단을 시작하기 전에는 복용 중인 약 목록을 들고 주치의나 약사에게 피해야 할 음식이 있는지, 혈당 관리에 맞는 아침 양은 어느 정도인지 물어보는 것이 안전하다. 식단 구성이 막막하다면 가까운 보건소의 영양 상담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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