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며 몸에서 나는 냄새가 달라졌다고 느끼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피부 기름 성분 변화로 생기는 냄새와 질환이 보내는 신호는 구분해야 한다
씻기·옷 관리·식단·물 마시기부터 챙기고 갑작스러운 변화는 주치의와 상의한다

가족이 곁에 앉았다가 슬며시 창문을 여는 순간, “혹시 내 몸에서 냄새가 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을 품는 어르신이 있다. 나이가 들면 겉모습뿐 아니라 몸에서 나는 냄새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이런 변화를 모두 씻지 않은 탓으로 여기거나, 반대로 나이 탓으로만 넘기는 것은 둘 다 흔한 오해다.

체취가 달라지는 이유는 피부 기름 성분 변화

흔히 한국인은 체취가 적은 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겨드랑이 땀샘의 활동이 비교적 적은 유전적 특성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고, 외국인들도 이런 인상을 자주 이야기한다고 한다. 덕분에 젊은 시절에는 체취를 크게 의식하지 않고 지낸 사람이 많다.

하지만 대체로 40대를 넘기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 피부의 지질(피부 표면의 기름기) 성분이 바뀌면서 노네날(피부 기름이 산화되며 생기는 물질)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특유의 퀴퀴한 냄새로 이어질 수 있다. 흔히 “노인 냄새”라고 부르는 것이 이와 관련이 깊다고 알려져 있다.

먹는 음식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붉은 육류나 양파, 마늘처럼 향이 강한 식재료를 자주 먹으면 몸에서 나는 냄새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어느 음식을 얼마나 먹으면 냄새가 얼마나 변하는지까지 정해진 것은 아니어서, 식단은 전체 균형을 살피는 쪽으로 보는 편이 무리가 없다.

나이에 따른 냄새와 질환이 보내는 신호는 다르다

노화에 따른 체취 변화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지나치게 위축되거나 외출을 꺼릴 일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서서히 생기는 냄새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이상한 냄새는 성격이 다르다.

평소와 달리 몸에서 낯선 냄새가 나거나 체취가 눈에 띄게 심해졌다면 당뇨병, 간 질환, 신장 질환 같은 병이 원인일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에는 씻는 횟수를 늘리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수 있으며, 냄새 자체보다 그 뒤에 있는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일이 먼저다.

생활 관리로 줄일 수 있는 부분부터

나이에 따른 냄새는 일상 관리에 조금 더 신경 쓰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침저녁으로 샤워나 가벼운 세안을 해 피부를 깨끗이 하고, 특히 겨드랑이와 발처럼 땀이 많은 부위는 꼼꼼히 씻은 뒤 물기를 바싹 말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속옷과 양말은 날마다 갈아입고, 겉옷도 자주 빨아 입는 편이 좋다.

식단은 붉은 육류에 치우치기보다 채소, 과일, 생선 같은 신선한 음식을 고루 먹는 쪽이 권장된다. 물은 하루 8잔 정도를 꾸준히 마시면 노폐물을 내보내고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다만 복용 중인 약이 있거나 신장·심장 질환으로 물이나 음식 섭취를 조절하고 있는 어르신은 식단과 물 양을 크게 바꾸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갑작스러운 변화라면 진료부터 확인

서서히 생긴 냄새라면 위생과 식습관, 물 마시기를 먼저 점검해 볼 만하다. 반면 짧은 기간에 냄새가 달라졌거나 평소와 다른 증상이 함께 있다면 혼자 고민하지 말고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진료 때는 냄새가 언제부터 달라졌는지, 어떤 냄새인지, 최근 바뀐 약이나 식단이 있는지를 정리해 가면 상담에 도움이 된다. 다니는 병원의 주치의나 가까운 보건소에 먼저 문의하고, 복용 약과의 관계가 궁금하다면 약국의 약사에게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