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기운이 떨어지면 보양식을 찾는 어르신이 많다
음식 자체보다 찹쌀·국물·양념·설탕이 혈당과 혈압을 흔들 수 있다
당뇨약·혈압약을 먹는다면 주치의와 식단부터 상의할 필요가 있다

날이 더워지면 입맛이 떨어지고 기운이 없다는 어르신이 늘어난다. 이럴 때 가족이 먼저 삼계탕이나 장어구이, 콩국수 같은 여름 보양식을 권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몸에 좋은 음식이니 많이 먹을수록 좋다”는 생각은 혈당이나 혈압을 관리하는 어르신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

보양식의 장점은 단백질, 걸림돌은 곁들이는 것

여름철 대표 보양식은 대체로 단백질과 여러 영양소가 넉넉해 기력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음식이다. 문제는 음식의 주재료보다 함께 먹는 밥과 국물, 양념, 첨가하는 설탕에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같은 음식이라도 얼마나 먹는지, 어떻게 조리했는지에 따라 몸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삼계탕의 닭고기는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지만 닭 속에 채운 찹쌀을 많이 먹으면 혈당(피 속 당분의 농도)이 빠르게 오를 수 있다. 진한 국물을 끝까지 다 마시면 소금 섭취가 늘어 혈압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 장어구이는 기력 회복 음식으로 꼽히지만 달고 짠 양념에 설탕과 소금이 많이 들어가기 쉽고, 양념 장어를 밥과 함께 먹으면 혈당과 열량이 함께 높아질 수 있다.

콩국수는 콩 단백질이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설탕을 듬뿍 넣어 먹는 습관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시원하고 달콤한 맛에 한 그릇을 비우는 사이 몸속 당분이 금세 높아질 수 있다.

좋은 음식과 몸에 맞는 식사는 다르다

보양식이 몸에 좋다는 말과 지금 내 몸에 맞는 식사라는 말은 별개다. 보양식을 아예 피할 이유는 없지만, 먹는 방법을 조금 바꾸는 것만으로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핵심은 단백질은 살리고 당분과 소금은 덜어내는 것이다.

삼계탕은 찹쌀밥을 적게 먹고 닭고기 살코기 위주로 충분히 먹는 방법이 있다. 국물에는 소금을 따로 넣지 않고, 간이 세다고 느껴지면 조금만 떠먹는 편이 낫다. 장어구이는 양념 없는 소금구이를 고르거나 양념을 살짝만 발라 달라고 요청할 수 있고, 밥은 평소보다 줄이고 쌈 채소나 다른 반찬을 곁들이면 포만감도 커진다. 콩국수는 설탕 대신 소금을 한 꼬집 정도만 넣어도 고소한 맛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더 조심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특히 주의가 필요한 사람은 혈당 조절이나 혈압 관리를 하고 있는 어르신이다. 혈당을 낮추는 약이나 혈압약을 먹고 있다면 같은 음식도 몸에서 다르게 작용할 수 있어, 평소보다 많이 먹거나 간이 센 음식을 먹은 뒤의 변화를 살필 필요가 있다. 반면 특별한 지병이 없는 어르신이라도 짠 국물과 단 양념을 자주 먹는 습관은 줄이는 편이 바람직하다.

건강 상태와 먹는 약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 먹어도 되는지는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같은 그릇의 삼계탕이라도 누군가에게는 기력 회복식이, 누군가에게는 혈당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보양식 먹기 전 확인하고 물어볼 것

보양식을 먹기 전에는 찹쌀밥이나 밥의 양, 국물을 얼마나 마실지, 양념과 설탕을 얼마나 넣을지부터 정해 두는 것이 좋다. 가족이 외식 자리를 마련할 때도 소금구이나 양념을 적게 한 메뉴를 고르는 배려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당뇨약이나 혈압약을 먹고 있는 어르신은 진료 때 주치의에게 여름 보양식을 어떻게 먹으면 좋을지, 피해야 할 조리법이 있는지 물어볼 수 있다. 약과 음식의 관계가 궁금하면 약국의 약사에게, 식단 상담이 필요하면 가까운 보건소에 문의하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