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만으로는 단백질이 모자랄 수 있고 녹즙과 통채소도 다르다
끼니마다 단백질 반찬과 먹는 순서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건강을 챙긴다며 밥상을 나물과 채소로만 채우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채소가 몸에 좋다는 말은 널리 알려져 있어 이런 식단이 가장 안전한 선택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만 채소를 많이 먹는 것과 영양을 고르게 채우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
채소만으로는 채우기 어려운 단백질
채소는 비타민과 식이섬유(장에서 소화되지 않고 배변과 혈당 조절을 돕는 성분)를 넉넉히 공급한다. 그러나 몸을 지탱하는 근육과 여러 조직을 만드는 데는 단백질이 따로 필요하다. 단백질이 모자라면 기운이 없고 쉽게 피로해지거나 기억이 흐릿해지는 느낌이 들 수 있고, 심한 경우 빈혈로 이어질 수도 있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은 줄어들기 쉬워 단백질의 역할은 더 커진다. 단백질 식품이라고 하면 닭 가슴살 같은 살코기를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달걀, 생선, 두부, 콩, 조개류처럼 가까이에서 구할 수 있는 식품도 많다. 이런 식품을 채소와 함께 곁들이면 영양의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되고, 근육과 면역력(병균에 맞서는 몸의 힘)을 지키는 데도 보탬이 될 수 있다.
무엇을 먹느냐만큼 어떤 순서로 먹느냐
같은 밥상이라도 먹는 순서에 따라 몸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채소를 먼저 먹고, 이어서 고기나 생선 같은 단백질 반찬을 먹은 뒤, 밥은 마지막에 먹는 방식이 권해진다. 밥부터 먹을 때보다 식후 혈당이 갑자기 치솟는 것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채소에 곁들이는 소스도 살펴볼 대목이다. 시판 소스에는 생각보다 설탕과 기름이 많이 들어 있는 경우가 흔하다. 소스 없이 채소 맛 그대로 먹거나, 꼭 필요하다면 저지방 플레인 요구르트처럼 가벼운 것으로 바꾸는 방법이 있다. 처음에는 밍밍하게 느껴져도 조금씩 시도하면 입맛이 익숙해질 수 있다.
녹즙과 통채소는 다르다
몸에 좋다며 채소를 녹즙이나 주스로 갈아 마시는 어르신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채소와 과일을 즙으로 내기보다 통째로 먹기를 더 권한다. 즙을 내는 과정에서 식이섬유 같은 성분이 손실될 수 있고, 씹지 않고 마시다 보니 포만감이 적어 필요한 양보다 많이 먹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쌈으로 싸 먹거나 나물로 무치거나 샐러드로 씹어 먹는 편이 더 낫다는 것이 일반적인 권고다. 통채소에 남아 있는 식이섬유는 장 건강과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같은 채소라도 어떤 형태로 먹느냐에 따라 얻는 것이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약을 먹는 어르신은 먼저 상의해야
일상에서 해볼 수 있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끼니마다 달걀찜, 두부 부침, 생선구이, 살코기 볶음 같은 단백질 반찬을 한 가지씩 올리고, 양은 한 끼에 손바닥 하나 정도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식사는 채소, 단백질 반찬, 밥 순서로 천천히 하고, 녹즙 대신 통채소를 먹으며 소스는 줄이고 싱겁게 먹는 습관이 함께 권해진다.
다만 건강 상태와 복용하는 약은 사람마다 다르다. 특히 혈당이나 혈압을 조절하는 약을 먹고 있는 어르신은 식단을 바꾸면 약의 효과에 영향이 생길 수 있어, 새로운 식사법을 시작하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단백질 반찬을 얼마나 늘려도 되는지도 함께 물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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