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과 담도 질환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단순 소화불량과 황달·명치 통증 같은 이상 신호는 구분해야 한다
식사·수분 습관을 살피고 정기 검진 계획은 주치의와 세운다

식사 뒤 속이 더부룩한 날이 잦아지면 많은 어르신이 나이 탓으로 넘긴다. 위장만 떠올리기 쉽지만 소화에는 췌장과 담도도 깊이 관여한다. 다만 이 두 기관의 질환은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불편이 없다고 해서 안심할 일은 아니다.

소화액 만드는 췌장, 담즙 길 내는 담도

췌장은 두 가지 일을 한다. 먹은 음식을 잘게 분해하는 소화액을 만들고, 식사 뒤 혈당이 갑자기 치솟지 않도록 조절하는 호르몬을 내보낸다. 소화와 혈당 관리를 함께 맡는 셈이다.

담도는 간에서 만든 소화액인 담즙(쓸개즙, 지방 소화를 돕는 액체)이 십이지장(위와 이어진 작은창자의 첫 부분)으로 흘러가도록 잇는 통로다. 이 길이 막히거나 췌장 기능이 떨어지면 소화가 잘 안 되거나 배가 아프고 불편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기능이 약해질 수 있고, 여러 만성질환을 함께 앓는 어르신이라면 더 세심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

흔한 더부룩함과 이상 신호는 다르다

가끔 과식한 뒤 생기는 더부룩함과 반복되는 이상 신호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평소와 달리 소화가 계속 안 되는 경우, 명치 부위가 답답하고 배가 아픈 경우, 눈 흰자나 피부색이 노래지는 듯한 경우는 췌장이나 담도 문제를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물론 이런 증상이 곧바로 특정 질환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원인은 여러 가지일 수 있고, 판단은 진찰을 통해 내려진다. 중요한 점은 “대수롭지 않겠지” 하며 미루지 않는 것이다. 반대로 증상이 없다는 것이 건강하다는 증거와는 별개라는 점도 함께 기억할 필요가 있다.

식사와 수분, 생활 속에서 챙길 것

기름진 음식이나 지나치게 맵고 짠 음식은 췌장과 담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담백하고 싱겁게 조리하고, 채소와 과일을 곁들여 균형 잡힌 식단을 꾸리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끼니를 거르지 않고 일정한 시간에 식사하는 습관도 함께 들이는 편이 좋다.

몸에 수분이 넉넉하면 소화액이 원활히 만들어지고 노폐물 배출에도 도움이 된다. 한꺼번에 많이 마시기보다 목이 마르지 않아도 조금씩 자주 마시는 방식이 권장되며, 차가운 물보다 따뜻한 물이 위장에 부담을 덜 줄 수 있다. 다만 심장이나 콩팥 질환으로 물 섭취를 제한받는 어르신은 의료진이 정한 양을 따르는 것이 우선이다.

약 먹는 어르신은 주치의와 먼저 상의해야

현재 약을 복용하는 어르신이 식단을 바꾸거나 건강보조식품을 새로 먹으려 한다면 먼저 주치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약과 음식, 보조식품이 서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복용 중인 약 목록을 적어 가면 상담이 수월하다.

췌장·담도 질환은 뒤늦게 발견되는 일이 있어 정기 건강검진으로 몸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질환이 있거나 약을 먹는 어르신이라면 어떤 검사를 얼마나 자주 받을지 주치의와 함께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눈이나 피부가 노래지거나 명치 통증이 이어지면 다음 검진을 기다리지 말고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