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이 풍부한 생선이지만 보양식이 약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먹는 방법과 위생을 챙기고 지병이 있으면 주치의와 먼저 상의한다
무더위가 이어지면 입맛이 떨어지고 기운이 빠졌다고 말하는 어르신이 늘어난다. 이럴 때 예부터 거론된 여름 생선이 민어다. “복달임에는 민어탕이 으뜸”이라는 옛말이 있을 만큼 민어는 여름 기력 회복 음식으로 알려져 왔다. 다만 민어 한 그릇이 지친 몸을 곧바로 되살려 주는 약은 아니며, 어떻게 먹느냐와 누가 먹느냐에 따라 득실이 달라질 수 있다.
지방은 적고 단백질은 풍부한 생선
민어는 기름기가 적은 대신 단백질이 넉넉한 흰살 생선으로 꼽힌다. 기름진 음식보다 속이 편하고 소화 부담이 덜해 입맛 없는 여름철에 상에 올리기 좋다. 단백질은 근육을 유지하고 면역 기능을 지키는 데 필요한 영양소여서, 나이가 들며 근육이 줄기 쉬운 어르신에게 의미가 있다.
민어에는 비타민 A와 비타민 B군도 들어 있다. 비타민 B군은 몸이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 관여하는 영양소로 알려져 있다. 혈압 조절과 관련된 칼륨, 뼈를 이루는 칼슘과 인 같은 무기질도 함께 들어 있어 뼈와 심혈관 건강에 보탬이 될 수 있다. 특히 민어의 부레(물고기 몸속의 공기주머니)에는 젤라틴과 콘드로이친(연골을 이루는 성분의 하나)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영양이 많다는 것과 병이 낫는다는 것은 다르다
어떤 식품에 좋은 성분이 들어 있다는 사실과 그 식품을 먹으면 특정 질환이 좋아진다는 주장은 별개다. 부레에 연골 관련 성분이 있다고 해서 민어를 먹으면 관절 통증이 줄어든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칼륨이 들어 있다는 점도 혈압약을 대신할 근거가 되지 못한다.
여름철 기운이 없는 원인도 사람마다 다르다. 더위로 인한 탈수, 수면 부족, 식사량 감소가 원인일 수 있고, 다른 질환이 숨어 있을 수도 있다. 보양식을 먹어도 피로가 오래 가거나 체중이 눈에 띄게 줄면 음식보다 진료가 먼저일 필요가 있다.
따뜻하게 익혀 먹고 날것은 조심
민어는 탕이나 찜처럼 익혀서 부드럽게 조리하면 영양은 살리고 소화 부담은 줄일 수 있다. 기름을 적게 쓰는 조리법이라 담백하고, 따뜻한 국물은 여름철 수분 보충에도 도움이 된다. 쑥처럼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를 함께 넣으면 부족한 영양을 채우고 비린 맛도 덜 수 있다.
회로 먹을 때는 사정이 다르다. 날생선은 여름철 기온이 높을 때 세균이 빠르게 불어날 수 있어 신선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선한 것을 사서 바로 먹고, 남은 것은 다시 날것으로 두지 말고 익혀 먹는 편이 안전하다. 면역력이 약한 어르신이라면 처음부터 익힌 요리를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약을 먹거나 치료 중이라면 먼저 물어봐야
건강한 어르신이라면 민어를 여름 식단의 단백질 반찬으로 즐기는 데 큰 걸림돌은 없다. 반면 평소 꾸준히 먹는 약이 있거나 특정 질환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어르신은 사정이 다를 수 있다. 몸 상태에 따라서는 좋은 성분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민어를 자주 먹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진료 때 여름 보양식으로 생선탕을 먹어도 되는지, 하루에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복용 중인 약과 함께 먹어도 문제가 없는지를 물어보면 된다. 약과 음식의 궁합이 궁금하면 단골 약국 약사나 가까운 보건소에서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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