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이 없다는 것과 간이 건강하다는 것은 다르다
간염 병력·가족력부터 확인하고 검진 주기를 주치의와 정할 필요가 있다
혈압약과 당뇨약을 챙겨 먹는 어르신도 간 상태는 따로 확인해 본 적이 없는 경우가 있다. 아프거나 불편한 곳이 없으니 괜찮다고 여기기 쉽기 때문이다. 다만 간은 꽤 손상된 뒤에도 뚜렷한 통증을 잘 드러내지 않아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아무 느낌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간이 건강하다고 볼 수는 없다.
해독·저장·방어를 맡는 간, 문제는 조용히 진행된다
간은 오른쪽 윗배 안쪽에 자리 잡고 있으며, 몸에 들어온 해로운 물질을 걸러내고, 에너지를 내는 데 쓰이는 영양소를 쌓아 두고, 감염에 맞서는 일까지 맡는다. 먹고 마시는 것 대부분이 간을 거쳐 처리되는 셈이다.
이처럼 하는 일이 많지만 간은 손상이 어느 정도 진행되기 전까지 통증 신호를 잘 보내지 않는다. 그래서 간 질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찍 발견하는 일이다. 증상이 나타난 다음에 병원을 찾으면 이미 병이 깊어져 있을 수 있다.
40세 이상이라고 모두 고위험군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40세 이상 가운데 간암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 1년에 두 번 간 초음파 검사와 혈액 검사를 받도록 권하고 있다. 간 초음파는 간의 모양과 덩어리 유무를 살피는 검사이고, 혈액 검사는 간 기능 수치와 간암 표지자(암이 있을 때 혈액에서 늘어나는 물질)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두 검사를 꾸준히 받으면 이상이 생겨도 이른 시기에 찾아낼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나이가 40세를 넘었다는 것과 고위험군에 속한다는 것은 다르다. 과거 간염을 앓았거나 간 질환 가족력이 있는 어르신은 특히 정기 검진을 챙길 필요가 있다. 반대로 이런 이력이 없는 사람은 검사 주기나 종류가 달라질 수 있어, 자신의 병력에 맞는 검진 계획을 주치의와 함께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싱겁게 먹고 술을 줄이고 꾸준히 걷기
생활 습관도 간의 부담을 좌우할 수 있다. 짠 음식은 간에 부담이 될 수 있어 국물은 건더기 위주로 먹고 양념을 줄이는 편이 낫다.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와 과일, 두부와 살코기, 생선 같은 단백질을 골고루 먹되 튀김보다는 삶거나 찐 조리법을 고르는 것이 권장된다.
술은 간 건강을 해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나이가 들면 간 기능이 젊을 때와 같지 않으므로 되도록 절제하고, 약을 먹고 있다면 술을 피해야 한다. 운동은 격하게 할 필요 없이 하루 30분 정도 걷기나 맨손 체조처럼 가벼운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만으로도 지방간 예방과 적정 체중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먹는 약과 건강식품, 간에서 처리된다
여러 가지 약을 함께 먹는 어르신이 많은데, 약의 상당수는 간에서 대사(몸 안에서 분해·처리되는 과정)된다. 몸에 필요한 약이라도 간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해진 용법과 용량을 지키는 것이 기본이다.
몸에 좋다고 알려진 건강식품이나 민간요법도 간에 무리를 줄 수 있다. 효과가 있다는 소문과 간에 안전하다는 것은 별개다. 새로 무엇을 먹기 전에는 지금 복용 중인 약 목록을 들고 약사나 주치의에게 함께 먹어도 되는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
간염 병력이나 가족력이 있는지, 마지막 간 초음파와 혈액 검사가 언제였는지부터 확인해 두면 좋다. 검진 주기가 궁금하면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평소와 다른 몸의 변화가 이어질 때도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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