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에 숨어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떨어질 때 다시 깨어나는 병
발진이 보이면 서둘러 진료받고 예방접종은 주치의와 상의할 필요
허리가 결리고 쑤셔 디스크를 의심했다가 병원에서 대상포진 진단을 받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통증이 먼저 오고 피부 변화가 며칠 늦게 나타나는 탓이다. 다만 대상포진은 허리나 어깨의 문제가 아니라 몸속 바이러스가 다시 활동하면서 신경을 따라 생기는 병이어서, 진료 시기를 놓치면 오랜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어린 시절 수두 바이러스가 다시 깨어나는 병
대상포진의 원인은 어릴 때 앓았던 수두 바이러스다. 수두가 나은 뒤에도 바이러스는 몸속 신경에 조용히 숨어 지내다가, 외부 병균을 막아내는 몸의 힘인 면역력이 약해지면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 나이가 들수록 면역력은 자연히 떨어질 수 있고, 과로나 심한 스트레스가 겹치면 더 약해질 수 있다.
계절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무더운 여름이나 기온 차가 큰 환절기에는 몸이 쉽게 지치고, 그만큼 면역력이 흔들리기 쉽다. 평소보다 피곤함이 오래 가는 시기에는 몸의 작은 변화에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통증이 먼저, 물집은 나중에 온다
첫 신호는 대개 피부가 따끔거리거나 화끈거리는 느낌이다. 벌레에 물린 듯 가렵거나 쑤시기도 한다. 며칠이 지나면 붉은 발진과 물집이 몸 한쪽에 띠 모양으로 늘어서는데, 등과 가슴, 허리 같은 몸통에 흔하지만 얼굴이나 팔다리에도 생길 수 있다.
문제는 물집이 보이기 전의 통증이다. 통증이 심해 허리 디스크나 오십견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다. 몸 한쪽 피부가 따끔거리거나 화끈거리며 아프다면 대상포진 가능성을 함께 떠올려 볼 필요가 있다.
발진이 생긴 뒤 72시간 안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기억해 둘 만하다. 이 시기를 넘기면 통증이 심해질 수 있고, 물집이 다 아문 뒤에도 신경 통증이 남는 대상포진후신경통(피부가 나은 뒤에도 이어지는 만성 신경 통증)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바늘로 찌르거나 베는 듯한 이 통증은 몇 달에서 몇 년까지 이어질 수 있어 일상을 크게 흔든다. 눈이나 얼굴 주변에 생기면 시력이나 청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
예방접종과 생활 관리, 누구에게 더 필요한가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면역력을 높여 바이러스가 다시 활동하는 것을 막는 효과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다만 백신 종류에 따라 예방 효과에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어떤 백신이 맞는지는 건강 상태와 함께 주치의와 상의해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성 질환이 있는 어르신에게도 접종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접종과 별개로 평소 면역력을 지키는 생활도 중요하다. 밤에 7~8시간 정도 푹 자고 낮에도 틈틈이 쉬는 것, 제철 채소와 과일, 콩류와 생선, 살코기 같은 단백질 식품을 고루 먹고 짜거나 매운 음식을 줄이는 것, 산책이나 스트레칭, 체조처럼 무리 없는 운동을 하루 30분 정도 꾸준히 하는 것이 기본이다. 특별한 비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과로했거나 큰 스트레스를 겪은 사람, 만성 질환으로 체력이 떨어진 사람은 특히 몸의 신호를 가볍게 넘기지 않는 편이 좋다. 반대로 피부 변화 없이 허리를 움직일 때만 아픈 통증은 다른 원인일 수 있으므로,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진찰을 받아 구분하는 것이 안전하다.
병원에서 확인하고 물어볼 것
피부가 따끔거리거나 가렵고 이유 없이 피곤한데 붉은 발진이나 물집까지 보인다면 미루지 말고 가까운 병원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진료가 빠를수록 치료도 빨라지고 만성 통증으로 고생할 위험도 줄어들 수 있다.
혈압약이나 당뇨약처럼 꾸준히 먹는 약이 있다면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의사에게 모두 알려야 한다. 약끼리 서로 영향을 주는 약물 상호작용이 있을 수 있어서다. 복용 중인 약 목록이나 약봉투를 챙겨 가면 도움이 된다. 예방접종 여부와 백신 종류는 주치의와 상의해 확인할 수 있다.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