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을 보며 먹거나 끼니 시간이 일정하지 않으면 먹는 양을 가늠하기 어려울 수 있다
무엇을 먹느냐와 어떻게 먹느냐는 따로 살펴야 할 문제다
식사에 집중하고 시간을 정해 천천히 씹는 것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텔레비전 연속극을 보며 숟가락을 드는 저녁 밥상은 많은 가정에서 익숙한 장면이다. 건강한 식사라고 하면 대개 어떤 반찬을 올리느냐부터 떠올린다. 다만 같은 음식이라도 먹는 방식에 따라 몸이 받아들이는 양과 포만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흔히 놓친다.

화면에 쏠린 시선, 놓치는 배부름 신호

식사하는 동안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에 정신이 팔리면 뇌가 지금 무엇을 얼마나 먹는지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재미있는 장면에 빠져 있다 보면 평소보다 밥을 더 먹게 될 수 있다.

문제는 배가 찼다는 몸의 신호를 제때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 있다. 흔히 알려진 바로는 식사를 시작한 뒤 “배부르다”는 신호가 뇌에 닿기까지 약 20분이 걸린다. 급하게 먹거나 다른 데 정신을 두고 먹으면 이 신호가 오기 전에 필요 이상을 먹을 수 있다.

끼니 시간이 흔들리면 식욕도 흔들릴 수 있다

아침을 거르고 점심은 대충 넘기고 저녁은 늦게 먹는 식으로 끼니 시간이 들쭉날쭉하면 신진대사(몸이 음식을 에너지로 바꾸고 쓰는 과정)의 리듬이 깨지기 쉽다고 한다. 몸은 규칙적인 흐름에 익숙해서, 일정한 시간에 먹을 때 소화가 순조롭고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도 균형을 유지하기 쉽다는 설명이다.

식사 시간이 일정하지 않으면 몸이 언제 에너지를 비축해야 할지 가늠하기 어려워지고, 배고픔의 정도나 먹는 양에도 영향이 갈 수 있다. 어르신들이 “자꾸 배가 고프다”거나 “음식이 더 당긴다”고 느끼는 것도 이런 습관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이는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고, 식욕 변화가 갑자기 크게 나타났다면 습관 문제와는 별개로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음식 고르기와 먹는 방식은 다르다

좋은 재료로 차린 밥상이라도 화면을 보며 서둘러 먹으면 양 조절이 어렵고, 소박한 밥상이라도 천천히 집중해 먹으면 적은 양으로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무엇을 먹느냐와 어떻게 먹느냐는 서로 다른 문제이며, 둘 다 챙길 때 식사의 효과가 커질 수 있다.

이런 습관 점검은 혼자 식사하며 텔레비전을 켜 두는 일이 잦은 사람, 끼니를 자주 거르거나 늦게 먹는 사람, 밥을 빨리 먹는 편인 사람에게 특히 참고가 된다. 반면 이미 일정한 시간에 천천히 먹고 있는 사람이라면 큰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집중, 일정한 시간, 꼭꼭 씹기부터

먼저 식사하는 동안만큼은 텔레비전과 라디오를 끄고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방법이 있다. 밥의 색, 냄새, 씹을 때의 맛과 질감을 하나씩 느끼다 보면 먹는 속도가 자연스럽게 느려지고 먹은 양을 가늠하기도 쉬워진다.

다음은 매일 비슷한 시간에 먹는 습관이다. 거창한 한 끼가 아니어도 되며, 배고픔이 심해지기 전에 정해진 시간에 간단한 간식이라도 먹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몸이 식사 시간을 예상하고 준비하면 소화와 영양 활용에도 이로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음식을 천천히, 여러 번 씹어 먹는 것이다. 씹는 동안 뇌는 그만 먹어도 된다는 신호를 준비하고, 여유 있게 먹으면 소화에도 도움이 되며 적당한 양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

이런 변화는 하루아침에 자리 잡기보다 작은 습관이 쌓이며 만들어진다. 복용 중인 약이 있거나 지병이 있는 어르신은 식습관을 바꾸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끼니 구성이나 간식 선택이 고민이라면 가까운 보건소의 영양 상담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