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대용 미숫가루, 설탕 없이 타도 혈당이 오를 수 있어
곱게 간 곡물은 소화가 빠르고 곡물 자체가 탄수화물
1회 섭취량과 영양성분표부터 확인하고 단백질을 곁들여야

아침상을 차리기 번거로운 날, 미숫가루 한 잔으로 끼니를 대신하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곡물로 만들었으니 밥보다 가볍고 몸에도 좋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다만 설탕이나 꿀을 넣지 않았다고 해서 혈당 걱정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가루로 만든 곡물은 소화가 빠르다

미숫가루는 여러 곡물을 곱게 갈아 만든 음식이다. 곡물을 가루로 만들면 알곡 상태일 때보다 몸 안에서 소화되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밥알을 오래 씹어 삼킬 때보다 부드러운 죽이 금방 소화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소화가 빨라지면 음식에 든 탄수화물(밥, 빵, 곡물의 주성분으로 몸에서 포도당으로 바뀌는 영양소)이 흡수되는 속도도 함께 빨라진다. 그 결과 혈당(혈액 속 포도당 농도)이 비교적 빠르게 오를 수 있다. 마시는 형태라 한 번에 많은 양을 쉽게 섭취하게 된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무가당”과 “혈당 걱정 없음”은 다르다

제품에 “무가당”이라고 적혀 있으면 설탕을 따로 넣지 않았다는 뜻일 뿐, 탄수화물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미숫가루는 밥이나 빵처럼 곡물로 이루어진 음식이어서 곡물 자체에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 있다. 설탕을 빼는 것은 바람직한 선택이지만 그것만으로 혈당 관리가 끝나는 것과는 별개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한 잔에 담긴 총 탄수화물의 양이다. 어떤 곡물을 섞었는지, 얼마나 곱게 갈았는지, 무엇과 함께 먹는지에 따라 혈당 반응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미숫가루를 무조건 피하기보다는 양과 먹는 방식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양을 재고, 성분표를 읽고, 곁들여 먹는다

먼저 숟가락으로 어림잡아 퍼 넣기보다 포장에 적힌 1회 섭취량을 따르는 편이 낫다. 대개 제품에는 몇 숟가락에 물이나 우유를 얼마나 섞으라는 안내가 있다. 양이 늘어나면 그만큼 탄수화물 섭취도 늘어 혈당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포장 뒷면의 영양성분표에서는 탄수화물 총량을 확인할 수 있다. 원재료명 칸에서는 설탕, 시럽, 액상과당(옥수수 전분 등으로 만든 액체 형태의 당) 같은 단맛 성분이 들어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낯선 성분 이름이 많더라도 이런 단어만 찾아봐도 도움이 된다.

미숫가루만 마시면 탄수화물에 치우친 식사가 되기 쉽다. 삶은 달걀, 두부 한 조각, 무가당 요구르트처럼 단백질이 든 음식이나 채소, 견과류 한 줌을 곁들이면 단백질과 식이섬유(소화되지 않고 장을 지나가는 섬유질)를 함께 섭취할 수 있다. 이렇게 먹으면 혈당이 급하게 오르는 것을 늦추고 포만감이 오래가 다음 끼니의 과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당뇨가 있거나 약을 먹는다면 먼저 상의부터

혈당 관리가 크게 문제 되지 않는 어르신이라면 정량을 지키고 곁들이는 음식을 챙기는 것만으로도 미숫가루를 간편한 아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반면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혈당 관리가 필요한 어르신, 혈당에 영향을 주는 약을 복용 중인 어르신은 사정이 다르다.

건강 상태와 복용 약에 따라 같은 양을 마셔도 혈당 반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미숫가루를 얼마나, 어떤 제품으로 먹어도 되는지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진료 때 평소 마시는 미숫가루 제품의 영양성분표를 가져가 보여 주면 상담이 수월하고, 복용 약과의 관계는 약사에게도 물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