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 뒤 수건으로 머리를 세게 비비거나 꽉 감아 두는 습관
젖은 모발은 마른 모발보다 약해 마찰과 당김에 끊어지기 쉬워
눌러서 물기를 빼고 부드러운 천을 쓰며 잠들기 전 충분히 말리는 것부터

샤워를 마친 뒤 수건으로 머리를 힘껏 문지르거나 터번처럼 둘둘 감아 두는 모습은 흔한 장면이다. 물기를 빨리 없애려는 습관이지만, 이 과정이 머리카락을 약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머리를 감는 일 자체보다 말리는 방식이 모발 손상과 더 깊이 관련될 수 있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물에 젖은 머리카락은 왜 약해지나

머리카락은 단단한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지만 물을 머금으면 성질이 달라진다. 물에 젖은 종이가 쉽게 찢어지듯, 젖은 모발은 마른 상태보다 쉽게 늘어나고 끊어질 수 있다. 이런 상태에서 수건으로 거칠게 비비면 머리카락끼리 부딪히고 수건 표면과도 마찰이 생겨 손상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이마 주변의 헤어라인(머리털이 난 경계선)처럼 원래 가늘고 약한 부위는 같은 힘에도 더 쉽게 상할 수 있다. 이런 손상이 쌓이면 모발이 가늘어지고 머리숱이 듬성듬성해 보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모발 손상의 상당 부분이 감는 과정보다 말리는 과정에서 생긴다고 설명한다.

비비는 것과 눌러 닦는 것은 다르다

같은 수건을 써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모발이 받는 부담은 달라진다. 수건을 머리에 대고 뿌리 쪽부터 끝까지 지그시 눌러 물기를 스며들게 하는 방식은 스펀지로 물을 빨아들이는 것과 비슷해 마찰을 줄일 수 있다. 반면 양손으로 박박 문지르는 방식은 약해진 모발을 비틀고 당기게 된다.

수건 재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두껍고 거친 면 수건보다 부드러운 극세사 수건이나 오래 입어 부드러워진 면 티셔츠가 머리카락 표면에 닿는 자극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새 수건을 따로 살 필요 없이 집에 있는 부드러운 옷을 써도 된다.

수건으로 머리를 꽉 감싸 두는 습관 역시 살펴볼 대목이다. 꽉 조인 수건은 모발에 불필요한 당기는 힘(장력)을 주고 마찰을 일으켜 헤어라인 쪽 머리카락을 끊어지기 쉽게 만들 수 있다. 물기가 어느 정도 빠질 때까지 가볍게 얹어 두는 정도가 부담이 적다. 다만 이런 방법은 손상을 줄이는 생활 습관일 뿐, 이미 진행된 탈모를 되돌리는 치료와는 별개다.

젖은 채 잠드는 습관은 따로 살펴야

머리가 흠뻑 젖은 채로 잠자리에 드는 것도 두피와 모발에 좋지 않다. 축축한 두피는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될 수 있고, 약해진 젖은 머리카락은 밤새 베개에 쓸리며 손상될 수 있다. 잠들기 전에는 머리를 충분히 말리는 편이 낫다.

말릴 때는 드라이어나 선풍기의 찬바람을 머리에서 어느 정도 떨어뜨려 쐬는 방법이 권해진다. 뜨거운 바람을 가까이 대면 오히려 모발이 상할 수 있어서다. 머리숱이 줄었거나 모발이 가늘어졌다고 느끼는 어르신, 손힘이 약해 머리를 꼼꼼히 말리기 어려운 어르신일수록 이런 습관의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습관으로 안 되는 변화는 진료로 확인

말리는 방법을 바꾸는 것은 누구나 오늘부터 해 볼 수 있는 일이지만, 모든 머리카락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머리카락이 한꺼번에 많이 빠지거나, 두피에 가려움과 붉은 기, 비듬이 계속되거나, 특정 부위만 동그랗게 빠지는 경우는 생활 습관과는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다.

복용 중인 약이나 그 밖의 건강 상태가 모발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어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확인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먹는 약과 모발 변화의 관련이 궁금하면 약국에서 약사에게 묻고, 증상이 이어지면 주치의나 피부과 전문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