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둔 곳을 깜빡하는 일이 잦아지면 뇌 건강을 걱정하게 된다
손에 익은 놀이보다 몸과 생각을 함께 쓰는 새로운 경험이 뇌를 더 자극할 수 있다
걷기·잠·식사와 함께 혈압과 청력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안경이나 열쇠를 어디에 두었는지 한참 찾고 나면 “혹시 치매가 시작된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드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이런 걱정 때문에 고스톱이나 낱말 맞추기를 꾸준히 하는 경우도 많다. 다만 오래 해서 익숙해진 놀이는 뇌에 주는 새로운 자극이 점차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나이가 들어도 뇌는 바뀔 수 있다

뇌는 나이가 들면 굳어 버리는 기관이 아니다. 새로운 경험을 하면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이 새로 생기거나 달라지는데, 이를 신경 가소성(뇌가 경험에 따라 스스로 구조와 기능을 바꾸는 성질)이라고 부른다. 이 성질은 젊은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노년기에도 이어진다.

특히 생각과 몸을 함께 움직이는 활동이 뇌를 깨우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소개된다. 머리만 쓰거나 몸만 쓰는 것보다, 길을 찾으며 걷거나 손을 써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활동이 뇌의 여러 부분을 함께 쓰게 만들기 때문이다.

익숙한 놀이와 새로운 자극은 다르다

고스톱이나 낱말 맞추기가 뇌에 해롭다는 뜻은 아니다. 사람들과 어울리며 즐기는 시간 자체는 의미가 있다. 다만 같은 활동을 오래 반복해 손에 익으면 뇌는 크게 애쓰지 않아도 되고, 처음 배울 때만큼의 자극은 받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늘 하던 것을 이어 가면서도 조금씩 낯선 것을 더하는 방식이 권장된다. 평소 다니던 길 대신 처음 가 보는 골목으로 걷기, 잘 쓰지 않던 손으로 숟가락질이나 단추 채우기를 해 보기, 새로운 취미를 배우거나 새로운 사람들과 교류하기 등이 일상에서 시도해 볼 만한 예다.

걷기는 산책하듯 천천히 하기보다 약간 숨이 찰 정도의 빠르기로 하는 것이 권장된다. 다만 이런 생활 습관이 치매를 막아 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뇌 건강을 돕는 습관과 치매 예방이 확실히 된다는 것은 별개다.

잠과 식사, 그리고 혈압과 귀

잠도 뇌 건강의 바탕이다. 하루 7~8시간 정도 푹 자는 것이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식사에서는 블루베리, 호두, 고등어 같은 등푸른 생선처럼 뇌에 좋은 음식으로 꼽히는 것들을 꾸준히 챙기는 방법이 소개된다. 특정 음식 하나에 기대기보다 고르게 먹는 식사 안에 이런 음식을 더하는 쪽이 현실적이다.

몸 상태 점검도 빼놓을 수 없다. 고혈압은 뇌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꼽히므로 정기적으로 혈압을 재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난청(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상태)도 뇌 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정기적인 청력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시작 전에 확인하고 물어볼 것

빠르게 걷기나 새로운 운동은 대부분의 어르신이 시도할 수 있지만, 무릎이나 허리가 불편하거나 심장 질환, 어지럼증이 있는 경우에는 무리가 될 수 있다. 여러 가지 약을 먹고 있는 어르신도 운동 강도나 식사 변화가 몸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건망증이 단순한 깜빡임을 넘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잦아졌다면 생활 습관만으로 버티기보다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우선이다.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주치의와 먼저 상의하고, 혈압과 청력 검사는 동네 의원이나 보건소에서 받을 수 있다. 기억력이 걱정된다면 가까운 보건소나 치매안심센터에 상담을 요청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