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 달인 물을 마신 뒤 응급실에 실려 간 사례가 있다
“자연산”이라는 말과 몸에 안전하다는 말은 다르다
새 약초를 먹기 전 이름과 양을 확인하고 주치의와 상의한다

몸에 좋다는 말을 듣고 약초를 달여 마시거나 건강식품을 챙겨 먹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산이나 들에서 난 것이니 부작용이 없을 것이라는 믿음도 함께 따라온다. 다만 자연에서 왔다는 사실이 곧 몸에 해가 없다는 뜻은 아니며, 정체를 모르고 먹은 약초가 오히려 몸을 크게 상하게 할 수 있다.

약초 달인 물 마신 뒤 얼굴과 손톱이 파래졌다

최근 몸에 좋다는 약초를 달여 마신 한 어르신이 응급실을 찾은 일이 알려졌다. 마신 뒤 얼굴과 손톱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피 속 산소가 부족해 피부가 푸르게 보이는 상태)이 나타났고, 숨쉬기를 힘들어하며 몸을 심하게 떨었다고 한다.

다행히 일찍 치료를 받아 회복했지만, 조금만 늦었어도 위험할 수 있었던 상황이다. 이 사례에서 문제가 된 것은 약초 자체를 탓하기보다, 어떤 식물인지와 몸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정확히 모른 채 먹었다는 점이다.

“자연산”과 “안전하다”는 다르다

약초도 몸 안에 들어가면 성분이 작용한다는 점에서 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름이 비슷하거나 생김새가 닮은 식물을 잘못 알고 캐거나 사는 경우도 있고,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제품은 무엇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알기 어렵다. 이웃이나 지인이 효과를 봤다는 이야기는 그 사람의 경험일 뿐, 다른 사람에게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근거와는 별개다.

양의 문제도 있다. 몸에 좋다고 알려진 약초라도 많이 먹을수록 효과가 커지는 것은 아니며, 지나치게 먹으면 해로울 수 있다. “많이 먹으면 더 좋겠지”라는 생각이 사고로 이어지기 쉬운 이유다.

먹는 약이 많고 지병이 있으면 더 조심해야

특히 주의가 필요한 사람은 여러 가지 약을 함께 먹는 어르신,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꾸준히 치료받는 지병이 있는 어르신이다. 약초 성분이 평소 먹는 약의 효과를 떨어뜨리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키울 수 있고, 앓고 있는 병을 더 나쁘게 만들 수도 있다.

약을 먹지 않고 지병이 없는 사람이라도 안심할 일은 아니다. 처음 먹어 보는 약초라면 몸이 어떻게 반응할지 미리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누구에게나 “확인하고, 상의하고, 적정량을 지키는” 순서가 필요하다는 점은 같다.

먹기 전 확인할 것과 물어볼 곳

먼저 약초의 정확한 이름과 들어 있는 성분, 어디서 나고 어디서 산 것인지를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정보가 확실하지 않은 것은 먹지 않는 편이 낫고, 믿을 수 있는 곳에서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으로 새 약초나 건강식품을 시작하기 전에 주치의에게 지금 먹는 약과 함께 먹어도 되는지 묻는 것이 좋다. 주치의는 그 사람의 건강 상태와 복용 약을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다니는 약국의 약사나 한의사에게 문의하는 것도 방법이다. 상담할 때는 약초 이름이나 포장지, 평소 먹는 약 목록을 함께 가져가면 도움이 된다.

먹기로 했다면 정해진 양이나 적은 양부터 시작하고, 평소와 다른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중단해야 한다. 입술이나 손톱이 파래지거나 숨이 차고 몸이 떨리는 증상은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할 신호다. 급할 때는 119에 연락하고, 먹은 약초나 남은 달인 물을 챙겨 가면 의료진이 원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