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뇌가 쉬자는 신호일 수 있지만 오래 자는 습관은 건강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생활 리듬과 잠자리 환경부터 점검하고 일상이 힘들면 주치의와 상의한다
걱정거리가 생긴 날이면 낮에도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저녁이 되기 전에 자리에 눕고 싶어진다는 어르신이 많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흔히 듣지만, 반대로 잠이 쏟아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다만 졸릴 때마다 오래 자면 피로가 풀린다고 여기는 것은 흔한 오해다.
스트레스 호르몬과 지친 뇌가 보내는 신호
사람의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스트레스에 대응하도록 돕는 호르몬)을 내보낸다. 이 호르몬은 위기 상황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되지만, 많은 양이 오래 이어지면 몸과 마음이 함께 지칠 수 있다. 과부하가 걸린 기계가 잠시 멈추듯, 피곤해진 뇌가 쉬어야 한다는 신호로 졸음을 보내는 셈이다.
실제로 짧게 눈을 붙이고 나면 머리가 한결 가벼워졌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 잠은 감정을 가라앉히고 스트레스를 덜어내는 데 중요한 몫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스트레스 뒤에 찾아오는 졸음 자체를 이상한 증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쉬는 잠과 지나친 잠은 다르다
문제는 잠의 양이다. 스트레스를 핑계로 하루의 많은 시간을 누워 지내면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 지나치게 오래 자는 습관은 뇌졸중 위험, 기억력 저하, 우울증 같은 문제와 함께 거론된다. 다만 이는 함께 나타나는 경향을 말하는 것이며, 오래 잔 것이 곧바로 병을 일으킨다는 뜻과는 별개다.
어르신에게는 하루 7시간 안팎의 수면이 건강에 가장 바람직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람마다 필요한 잠의 양은 조금씩 다르므로 숫자에 얽매이기보다 낮 동안 개운하게 지낼 수 있는지를 함께 살필 필요가 있다.
생활 리듬과 잠자리부터 점검
스트레스로 졸음이 잦은 어르신이라면 먼저 매일 비슷한 시각에 잠들고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몸 안의 생체 시계(하루 주기에 맞춰 잠과 활동을 조절하는 체계)가 일정해지기 때문이다. 주말이라고 늦잠을 자기보다 평소처럼 일어나 움직이는 편이 리듬을 지키는 데 낫다.
낮에는 잠깐이라도 동네를 걷거나 몸을 가볍게 펴 주면 좋다. 햇볕은 활력을 북돋우고 가벼운 움직임은 굳은 긴장을 풀어 줄 수 있다. 좋아하는 음악 듣기, 가족이나 손주와 이야기 나누기, 화분 가꾸기처럼 마음을 편하게 하는 취미도 기분 전환에 보탬이 된다.
잠들기 전에는 텔레비전과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잔잔한 음악을 틀거나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는 식으로 차분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좋다. 침실은 어둡고 조용하게 유지할수록 깊은 잠에 도움이 된다.
일상이 흔들리면 전문가와 상의해야
생활 습관을 바꿔도 졸음이나 무기력이 이어져 집안일이나 외출이 어려울 정도라면 혼자 참지 말고 도움을 구할 필요가 있다. 특히 복용 중인 약이 있는 어르신은 약 때문에 졸음이 심해졌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임의로 수면제나 영양제를 더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진료를 받을 때는 하루에 몇 시간 자는지, 낮잠은 얼마나 자는지, 최근 마음을 짓누르는 일이 있었는지, 먹고 있는 약은 무엇인지를 미리 적어 가면 상담이 수월하다. 주치의에게 수면 상태를 물어보고, 약과 관련된 궁금증은 약사에게, 마음 건강 상담은 가까운 보건소나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문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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