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공식품을 많이 먹으면 기억력과 사고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끊는 것과 줄이는 것은 다르며 자연식품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만성질환으로 약을 먹는 어르신은 식단을 바꾸기 전 주치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아침에는 데워 먹는 즉석밥과 햄, 오후에는 과자와 탄산음료로 끼니를 때우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간편하고 맛도 익숙해 손이 자주 가지만, 이런 음식이 뇌 건강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해하는 이도 많다. 다만 “건강식을 함께 곁들이면 괜찮다”는 생각은 오해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초가공식품이란 무엇인가

초가공식품은 공장에서 여러 단계의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 음식을 말한다. 원래 재료의 형태는 거의 남지 않고 설탕, 소금, 기름, 각종 첨가물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이 특징이다. 햄과 소시지 같은 가공육, 과자와 빵, 단맛이 강한 탄산음료,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 즉석식품 등이 여기에 속한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초가공식품을 많이 먹는 경우 몸에 좋은 음식을 함께 먹더라도 장기적으로 기억력이나 사고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런 음식은 뇌에 필요한 영양소는 적고 몸에 부담을 주는 성분은 많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끊는 것과 줄이는 것은 다르다

이 연구 결과가 초가공식품을 한 입이라도 먹으면 곧바로 뇌가 나빠진다는 뜻은 아니다. 먹는 양과 빈도가 많을 때의 경향을 살핀 것이어서, 개인의 기억력 변화가 오로지 음식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나이, 운동, 수면, 지병 같은 다른 요인도 함께 작용할 수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절대 먹지 말라”보다 “아껴서 가끔 먹는다”는 태도를 권한다. 매일 찾던 가공식품을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로 줄이고, 간편함 때문에 먹게 되더라도 양을 조금씩 덜어 내는 방식이다. 갑자기 식단을 모두 바꾸는 것보다 작은 변화를 꾸준히 이어 가는 편이 지키기 쉽다.

식탁에서 바꿀 수 있는 것들

가장 먼저 늘릴 것은 자연에 가까운 식품이다. 생선, 신선한 채소와 과일, 현미밥이나 잡곡밥 같은 통곡물(겉껍질만 벗기고 쓿지 않은 곡물), 콩 종류는 뇌에 필요한 영양소를 고루 담고 있다. 장을 볼 때 가공식품 진열대보다 신선 식품 코너를 먼저 둘러보는 습관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직접 요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무엇을 만들지 떠올리고, 순서를 계획하고, 재료를 손질하는 과정 자체가 머리를 쓰는 활동이 된다. 직접 만든 음식은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 알 수 있어 간과 양을 조절하기도 쉽다. 처음에는 간단한 국이나 나물 반찬부터 시작해 볼 만하다.

포장 식품을 살 때는 뒷면의 성분표(원재료명 표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재료 이름이 지나치게 길게 나열돼 있거나 알기 어려운 이름이 많다면 초가공식품일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재료가 단순하고 익숙한 이름이 많을수록 가공 정도가 덜한 음식으로 볼 수 있다. 글씨가 작아 읽기 어렵다면 돋보기나 휴대전화 확대 기능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식단 바꾸기 전 확인할 것

혈압이나 당뇨 같은 만성질환으로 약을 복용하는 어르신은 식단을 바꾸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먹는 음식의 종류와 양이 달라지면 혈당이나 혈압 조절에 변화가 생길 수 있고, 일부 음식은 복용 중인 약과 맞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콩팥 질환이 있다면 채소와 과일을 늘리는 것도 의사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껴진다면 식단 조절과는 별개로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가까운 보건소나 치매안심센터에서 인지 기능 검사를 받을 수 있고, 식단 구성이 막막하다면 주치의나 약사, 보건소 영양 상담 창구에 어떤 음식을 줄이고 늘릴지 물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