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적인 걷기는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걷기는 약을 돕는 수단일 뿐 약을 대신하지는 못한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동네 공원이나 하천변을 걷는 어르신이 늘고 있다. 특별한 장비 없이 바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걷기는 혈압이 높은 어르신에게 가장 손쉬운 운동으로 꼽힌다. 다만 “꾸준히 걸으면 혈압약을 끊어도 된다”는 생각은 흔한 오해다.

하루 20~30분, 일주일에 닷새가 기준이다

여러 연구에서 규칙적인 걷기가 혈압이 높은 사람의 혈압 조절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걷기는 심장과 뇌 건강을 지키고 스트레스를 덜어 주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이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양은 일주일에 최소 150분이다. 하루로 나누면 20~30분씩 닷새 정도에 해당한다. 속도는 숨이 약간 차지만 옆 사람과 대화는 나눌 수 있는 수준, 즉 조금 서두르는 듯한 걸음이 적당하다. 노래를 부르기에는 숨이 찰 정도라고 생각하면 가늠하기 쉽다.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규칙적으로 걸으면 대체로 3개월 정도 지나면서 혈압이 조금씩 안정되는 경우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걷기는 혈압 외에도 체중 관리, 콜레스테롤 개선, 혈당 조절에 보탬이 될 수 있다.

걷기와 혈압약은 역할이 다르다

걷기의 효과가 알려지면서 운동을 시작한 뒤 스스로 약을 줄이거나 끊는 사례도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걷기는 약의 효과를 거드는 생활 습관일 뿐, 약을 대체하는 치료와는 별개다. 혈압약을 복용 중인 어르신이라면 임의로 약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약의 용량을 바꾸거나 끊는 문제는 혈압 측정 기록을 바탕으로 의사가 판단할 일이다. 걷기를 꾸준히 해 혈압 수치가 나아졌다면 그 기록을 들고 진료실을 찾는 것이 순서다.

먼저 상담이 필요한 사람, 가볍게 시작해도 되는 사람

새로운 운동은 누구든 주치의와 상의한 뒤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가슴 통증, 심한 숨가쁨(호흡곤란), 어지럼증이 있는 어르신이나 약을 먹어도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어르신은 운동 전에 반드시 의료진의 상담을 받을 필요가 있다.

이런 증상이 없고 의사에게서 운동을 권유받은 어르신이라면 부담 없는 목표로 시작하면 된다. 처음부터 몇 시간씩 걷기보다 하루 20분 집 근처 한 바퀴처럼 가볍게 출발해 시간을 조금씩 늘리는 방식이 권장된다. 한 번에 30분을 걷기 힘들다면 아침 15분, 저녁 15분으로 나눠 걸어도 된다. 중요한 것은 한 번의 길이보다 일주일 동안 쌓인 총시간이다.

걷기 전 챙길 것과 의료진에게 물을 것

안전을 위해서는 발이 편한 신발을 신고 물을 챙겨 목이 마르기 전에 조금씩 마시는 것이 좋다. 날씨가 몹시 덥거나 추운 날에는 실내 걷기로 대신하는 방법도 있다. 걷는 도중 몸에 이상이 느껴지면 곧바로 멈추고 쉬어야 한다.

진료를 받을 때는 지금 혈압 상태에서 어느 정도 속도와 시간으로 걸어도 되는지, 복용 중인 약이 운동 중 어지럼증을 일으킬 수 있는지,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운동을 멈춰야 하는지를 물어볼 필요가 있다. 주치의가 없다면 가까운 보건소에서 혈압 측정과 운동 상담을 받을 수 있고, 약에 관한 궁금증은 약사에게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