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음료로서의 녹차와 간 질환 치료는 다르다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아침저녁 공기가 차가워지면 따뜻한 차를 찾는 어르신이 늘어난다. 건강검진에서 지방간 소견을 들은 뒤 “녹차가 간에 좋다더라”는 말을 듣고 차를 챙겨 마시기 시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다만 녹차는 간 건강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음료일 뿐, 간 질환을 고치는 약을 대신하지는 못한다.
녹차 속 카테킨, 간에 어떤 역할을 하나
간은 몸에 들어온 해로운 물질을 걸러내고 영양분을 저장하는 기관이다. 지방간은 이 간에 지방이 지나치게 쌓여 부담이 커진 상태를 가리킨다. 겉으로 증상이 잘 드러나지 않아 검진 결과지를 보고서야 아는 경우가 많다.
녹차에는 카테킨(녹차의 쓴맛을 내는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그중 EGCG(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는 항산화 물질(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를 줄이는 성분)로 알려져 있다. 이런 항산화 작용이 간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늦추고 염증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돼 왔다.
검진표의 ALT, AST(간세포가 손상될 때 혈액에 늘어나는 효소) 수치가 높으면 간이 지쳐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녹차 카테킨이 이러한 간 효소 수치와 간 지방을 낮추는 쪽으로 작용했다는 결과도 나왔다.
건강한 음료와 치료 약은 다르다
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는 것과 녹차만으로 지방간이 낫는다는 것은 별개다. 녹차는 어디까지나 생활 속에서 곁들이는 음료이며, 병원 치료나 처방 약을 줄이거나 끊을 근거가 되지 않는다. 간 질환으로 치료를 받는 중이라면 녹차를 마셔도 되는지부터 주치의에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건강보조제로 나오는 고농축 녹차 추출물은 우려 마시는 차와 성분 농도가 다르다. 차 한 잔과 같은 것으로 여기지 말고, 먹기 전에 의사나 약사와 더 신중하게 상담하는 편이 안전하다.
조심해야 할 어르신은 누구인가
건강한 어르신이라면 하루 두세 잔 정도가 부담 없는 양으로 꼽힌다. 아무리 몸에 좋다는 음식도 지나치면 탈이 날 수 있어 양을 정해두는 것이 좋다.
녹차에도 커피처럼 카페인이 들어 있다. 카페인에 예민한 어르신은 저녁 늦게 마시면 잠들기 어렵거나 가슴이 두근거릴 수 있어, 낮 시간이나 점심 식사 뒤에 마시는 편이 낫다. 처음에는 연하게 우리거나 하루 한 잔으로 시작해 몸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다.
빈혈이 있거나 철분제를 먹는 어르신도 주의가 필요하다. 녹차의 폴리페놀이 철분 흡수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사 직후보다는 식사 한두 시간 뒤나 식사 전에 마시는 식으로 시간을 띄우는 방법이 있다.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질환으로 약을 꾸준히 먹는 어르신이라면 녹차 성분이 약효에 영향을 주거나 예상하지 못한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새로운 차나 건강식품을 시작하기 전에는 주치의와 먼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시기 전 확인하고 물어볼 것
녹차는 너무 뜨겁지 않게 식혀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마신 뒤 잠이 잘 오지 않거나 속이 불편하다면 양을 줄이거나 마시는 시간을 바꿔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지금 먹는 약이 있거나 간 질환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면 녹차를 얼마나, 언제 마셔도 되는지 주치의에게 묻는 것이 먼저다. 약과 함께 먹어도 되는지는 단골 약국의 약사에게도 확인할 수 있으며, 검진표의 간 수치가 무엇을 뜻하는지 궁금하다면 가까운 보건소나 검진을 받은 병원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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