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먹는 장염 약, 부작용 걱정에 끊고 싶은 어르신 많아
궤양성 대장염은 중단 뒤 악화 위험 높고 크론병은 차이 작아
약을 줄이거나 끊기 전 주치의와 먼저 상의해야

염증성 장질환으로 몇 년째 면역조절제를 먹어 온 어르신 가운데는 “이제 증상도 괜찮은데 약을 그만 먹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약을 오래 먹으면 감염이나 부작용이 생길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다만 같은 염증성 장질환이라도 병의 종류에 따라 약을 끊었을 때의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래 가는 장 염증, 두 갈래로 나뉜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염증이 오랜 기간 이어지는 만성 질환이다. 상한 음식을 먹고 며칠 앓다 낫는 배탈이나 급성 장염과는 성격이 다르다. 복통과 설사가 반복되고,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되풀이하며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 질환은 크게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으로 나뉜다. 두 병은 증상이 비슷해 보여 함께 묶어 부르지만, 치료 방향에서는 중요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치료에 흔히 쓰이는 약 가운데 하나가 면역조절제(몸의 면역 반응을 누그러뜨려 장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다.

약을 끊었을 때, 두 병의 결과는 달랐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궤양성 대장염 환자가 면역조절제를 중단했을 때 병이 다시 나빠질 위험이 약 20% 높게 나타났다. 증상이 잘 조절되던 환자라도 약을 끊은 뒤 스테로이드 같은 다른 약을 다시 써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크론병 환자에게서는 면역조절제 중단이 병의 악화에 뚜렷한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약을 끊는 일이라도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은 다르다는 뜻이다. 다만 이는 환자 집단을 살펴본 결과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크론병이라고 해서 누구나 약을 끊어도 된다는 의미와도 별개다.

누가 특히 주의해야 하나

가장 주의가 필요한 사람은 궤양성 대장염으로 면역조절제를 먹고 있으면서 부작용 걱정 때문에 스스로 약을 줄이거나 끊으려는 어르신이다. 증상이 한동안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약을 멈추면 오히려 병이 다시 도질 수 있다. 여러 가지 약을 함께 먹는 어르신이라면 약 부담이 커 중단을 고민하기 쉬운 만큼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크론병 환자나 다른 약을 쓰는 사람도 혼자 판단하기는 이르다. 병의 범위, 지금까지의 경과, 함께 먹는 약에 따라 맞는 치료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결국 핵심은 질병의 종류와 상태에 맞춘 치료이고, 이를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경과를 지켜봐 온 주치의다.

진료실에서 확인하고 물을 것

약이 부담스럽거나 부작용이 걱정된다면 끊기 전에 그 걱정을 주치의에게 먼저 털어놓는 것이 순서다. 진료 때 “내 병이 궤양성 대장염인지 크론병인지”, “지금 약을 줄일 수 있는 상태인지”, “끊는다면 어떤 증상을 살펴야 하는지”를 물어볼 수 있다.

정해진 날짜에 진료와 검사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복통이 잦아지거나 설사가 심해지거나 평소와 다른 피로감이 들면 다음 진료일을 기다리지 말고 병원에 알리는 편이 안전하다. 약을 먹은 뒤 새로 불편한 점이 생겼을 때도 마찬가지다.

스트레스는 장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어 가벼운 산책이나 취미로 마음을 편히 하고, 고른 식사와 규칙적인 잠을 챙기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약에 대한 궁금증은 주치의와 단골 약사에게, 만성 질환 관리 상담은 가까운 보건소에 문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