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 연구라 글루코사민이 치매를 일으킨다는 인과관계와는 별개다
기억력 저하가 있다면 복용 중인 영양제를 주치의와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무릎이 시큰거릴 때 관절에 좋다는 글루코사민을 챙겨 먹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몸에 좋다고 믿고 먹어 온 건강식품이 뇌 건강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지 궁금해할 만하다. 다만 이번에 소개된 연구 결과를 “글루코사민이 치매를 부른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다.
기억력 떨어진 어르신 대상으로 복용 여부 살펴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 연구팀은 경도인지장애(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기억력 등 인지 기능이 또래보다 떨어진 상태) 진단을 받은 어르신과 이미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단받은 어르신을 대상으로, 글루코사민 복용 여부와 병의 진행 양상을 함께 살폈다. 관절 건강을 위해 널리 쓰이는 성분이 뇌 쪽에서는 어떤 흐름과 맞물리는지 보려는 시도였다.
연구 결과, 글루코사민을 먹은 경도인지장애 어르신은 먹지 않은 경우보다 치매로 넘어갈 가능성이 조금 더 높게 나타났다. 이미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는 어르신 가운데서는 글루코사민 복용군의 사망 위험이 약간 더 높았다는 결과도 함께 보고됐다.
연구팀은 그 배경으로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뇌 속 단백질에 당 성분이 지나치게 달라붙는 현상, 이른바 당화(단백질에 당이 결합해 성질이 변하는 현상)가 있는데, 글루코사민이 이 현상을 부추겨 뇌 기능을 방해할 수 있다는 추정이다. 아직 확인된 원리가 아니라 설명을 위한 가설 단계다.
함께 나타난 것과 원인이 된 것은 다르다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사람들의 생활과 결과를 지켜보며 관계를 살피는 연구)다. 글루코사민을 먹은 사람에게서 치매 진행이 더 많이 보였다는 것과, 글루코사민이 치매를 일으켰다는 것은 서로 다른 이야기다. 연구팀 스스로도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관절이 아파 영양제를 찾는 어르신은 활동량이 적거나 다른 질환을 함께 가진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런 차이가 결과에 섞였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결과는 글루코사민을 당장 끊으라는 신호라기보다, 복용 여부를 한 번쯤 점검해 볼 근거로 보는 편이 적절하다.
누가 더 눈여겨봐야 하나
이번 연구의 대상은 이미 기억력 저하가 진단된 어르신이었다. 경도인지장애나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았거나, 최근 건망증이 부쩍 심해졌다고 느끼면서 글루코사민을 꾸준히 먹고 있는 어르신이라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반면 인지 기능에 문제가 없는 사람에게 같은 결과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건강식품은 약이 아니어서 가볍게 여기기 쉽지만, 몸 상태나 함께 먹는 약에 따라 기대와 다른 영향을 줄 수 있다. 여러 영양제와 처방약을 함께 먹는 어르신일수록 서로의 영향을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복용 중인 약과 영양제부터 확인
우선 지금 먹고 있는 약과 영양제를 모두 적어 진료 때 주치의에게 보여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새 영양제를 시작하기 전에는 주치의나 약사에게 현재 건강 상태와 복용 약을 알리고, 꼭 필요한지 묻는 것이 안전하다. 스스로 판단해 갑자기 끊거나 양을 늘리는 일은 피하는 편이 낫다.
영양제보다 앞서는 것은 생활 습관이다. 가벼운 산책과 스트레칭, 채소와 과일, 생선을 고루 갖춘 식사, 신문 읽기나 퍼즐, 이웃과의 대화처럼 머리를 쓰는 활동은 관절과 뇌 건강을 함께 챙기는 기본으로 꼽힌다.
기억력이 자꾸 깜빡이거나 평소와 다른 변화가 느껴지면 혼자 넘기지 말고 주치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가까운 보건소나 치매안심센터에서도 기억력 검사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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