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관성이 관찰된 것일 뿐 치매를 직접 일으킨다는 뜻은 아니다
복용 중이거나 계획이 있다면 주치의와 먼저 상의해야
무릎이 시큰거리기 시작하면 많은 어르신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영양제가 글루코사민이다. 관절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오랫동안 꾸준히 챙겨 먹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다만 “관절에 좋은 것이니 누구에게나 괜찮다”는 생각과 달리, 기억력이 떨어졌거나 치매 진단을 받은 어르신에게는 따져볼 점이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지장애·치매 환자에서 나쁜 경과와 연관
최근 해외에서 발표된 한 연구는 경도인지장애(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기억력 등 인지 기능이 또래보다 떨어진 상태)나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글루코사민 복용 여부와 경과를 살폈다. 그 결과 글루코사민을 복용한 사람에서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로 진행되는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가운데서는 글루코사민을 복용한 쪽의 사망 위험도 더 높은 것으로 관찰됐다. 연구진은 글루코사민이 뇌 속 단백질에 당이 지나치게 많이 달라붙는 현상인 과당화(단백질에 당이 과도하게 결합하는 것)를 늘려 치매 진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추정했다.
“함께 나타났다”와 “원인이다”는 다르다
이번 결과를 받아들일 때는 해석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글루코사민을 먹은 사람에게서 나쁜 경과가 더 많이 나타났다는 것은 두 현상이 함께 관찰됐다는 뜻이며, 글루코사민이 치매를 직접 일으킨다는 증거와는 별개다. 과당화를 통한 영향 역시 아직 연구진의 추측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렇다고 결과를 가볍게 넘길 일도 아니다. 인지 기능이 이미 떨어진 어르신이라면 확실하지 않은 위험이라도 미리 따져보는 편이 안전할 수 있다. 관절 통증을 덜어주는 이점과 인지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함께 저울질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살펴야 할 어르신은 누구인가
가장 주의가 필요한 사람은 경도인지장애나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이미 받은 어르신이다. 연구에서 나쁜 경과와의 연관이 나타난 대상이 바로 이들이기 때문이다. 진단은 받지 않았더라도 최근 깜빡하는 일이 잦아졌거나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는 어르신도 복용 전에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반면 인지 기능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사람에게까지 이번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연구 대상이 인지장애나 치매 환자였던 만큼, 건강한 어르신이 글루코사민을 먹으면 치매가 생긴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다만 이 경우에도 영양제를 먹을지는 자신의 건강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복용 전 주치의와 확인할 것
글루코사민을 이미 먹고 있거나 새로 먹을 계획이 있다면 주치의에게 먼저 알리고 상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치매나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았다면 이 사실을 꼭 함께 전해야 한다. 스스로 판단해 갑자기 끊거나 양을 늘리기보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는 편이 낫다.
여러 약과 영양제를 함께 먹는 어르신이라면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 진료나 상담을 받을 때 평소 먹는 약과 영양제 이름을 모두 적어 가거나 실물을 챙겨 가면 확인이 쉬워진다. 주치의를 만나기 어렵다면 단골 약국의 약사나 가까운 보건소, 치매안심센터에 문의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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