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뒤 예순여섯에 운동을 시작해 아흔에 대회 1등을 한 어르신
한 사람의 사례와 누구에게나 맞는 건강법은 다르다
새 운동은 지병과 복용 약부터 주치의와 확인해야

아흔 살 나이에 보디빌딩 대회 무대에 올라 자식, 손자뻘 선수들과 겨뤄 금메달을 받은 어르신이 있다. 영어 교사로 일하다 퇴임한 뒤 예순여섯 살에 처음 근육 운동을 시작한 서영갑 어르신이다. 다만 이 이야기를 “누구나 늦게 시작해도 똑같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움직인 만큼 근육은 붙는다”는 말의 의미

서 어르신은 “근육에는 나이가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 움직이는 만큼 근육이 붙는다는 것이 그가 몸으로 겪은 경험이다. 나이가 들면 근육량이 줄고 근력이 약해지는 근감소증(나이와 함께 근육이 줄어드는 상태)이 생길 수 있지만, 꾸준히 몸을 쓰면 그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널리 알려진 내용이다.

그의 사례가 주는 메시지는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는 데 있다. 은퇴 뒤에 운동을 처음 접했어도 그 뒤로 운동을 이어 온 것이 지금의 몸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하루 이틀의 운동보다 오래 이어 가는 습관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75년 애주가의 원칙과 음주 권장은 다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술이다. 서 어르신은 75년 동안 술을 즐겨 온 애주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술이 몸을 이기게 두지 않고 몸이 술을 이겨야 한다”며 매일 마시지 않는 원칙을 지켜 왔다. 전날 술을 마셨다면 다음 날은 반드시 쉬어 간이 회복할 시간을 줬다는 것이다.

이 습관은 자기 몸 상태를 살피며 무리하지 않는 태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한 사람의 경험이 술이 근육에 괜찮다는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술은 일반적으로 근육 건강과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고, 그의 건강한 몸은 운동과 생활 습관 등 여러 요인이 겹친 결과일 수 있다. 개인의 경험과 모든 어르신에게 맞는 건강 수칙은 별개다.

따라 할 만한 것과 조심할 것

그의 이야기에서 일상으로 옮겨 볼 만한 것은 거창한 운동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움직이는 습관이다. 집 안을 걷기, 가벼운 스트레칭, 계단 오르기, 산책,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정도로도 시작할 수 있다. 피로가 느껴지면 잠시 쉬고, 규칙적인 수면으로 몸이 회복할 시간을 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남과 비교하며 속도를 높이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다. 무리하게 따라 하면 오히려 다치거나 지칠 수 있어, 자기 몸이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강도에서 천천히 꾸준히 늘려 가는 방식이 권장된다. 특히 관절이 약하거나 심장, 혈압, 당뇨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어르신은 같은 운동이라도 몸에 주는 부담이 다를 수 있다.

시작 전에 주치의와 확인할 것

약을 먹고 있거나 지병이 있는 어르신이라면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거나 식단을 바꾸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어떤 운동을 어느 정도 강도로 해도 되는지, 지금 먹는 약이 운동이나 음주와 함께 문제가 될 수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 좋다.

복용 중인 약과 술의 관계는 약국에서 약사에게도 확인할 수 있다. 가까운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건강 프로그램이나 체력 측정을 활용해 자기 몸 상태를 먼저 알아보는 것도 첫걸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