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낙상은 골절과 오랜 누워 지냄으로 번지기 쉽다
집 안 환경과 근력, 시력, 먹는 약이 위험을 함께 좌우한다
욕실 매트와 조명부터 손보고 약은 주치의와 상의한다

최근 유명 만화가 허영만 씨가 넘어져 다쳤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낙상(넘어지거나 떨어지는 사고)을 걱정하는 어르신이 늘었다. 젊을 때는 툭 털고 일어나던 일이 나이가 들면 큰 부상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낙상을 “운이 나빠서 생기는 일”로만 여기는 것은 흔한 오해다. 집 안 환경과 몸 상태를 조금씩 손보면 위험을 미리 줄일 수 있다.

넘어진 뒤가 더 문제가 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뼈가 약해져 가볍게 넘어져도 골절로 이어지기 쉽다. 특히 고관절(엉덩이 관절) 골절이나 머리 부상은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병원에 오래 누워 지내면 몸의 근육이 줄어들 수 있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근감소증(나이와 활동 부족으로 근육량과 근력이 줄어드는 상태)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또 다른 낙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번의 낙상이 또 다른 낙상을 부르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는 셈이다.

집 안 환경과 몸의 힘은 따로 챙겨야 한다

낙상 예방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미끄러지고 걸리는 원인을 집 안에서 없애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넘어지지 않도록 버티는 몸의 힘을 기르는 일이다. 환경을 고쳤다고 근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고, 운동을 한다고 미끄러운 욕실이 안전해지는 것도 아니어서 둘은 별개로 챙길 필요가 있다.

집 안에서는 물기가 많은 욕실이 가장 먼저 꼽힌다. 바닥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고 필요하면 안전 손잡이를 다는 방법이 있다. 걸려 넘어지기 쉬운 문턱은 낮추거나 경사로를 두고, 바닥에 널린 전선과 물건은 치워 두는 것이 좋다. 밤에 화장실을 오가는 길이 어두우면 위험이 커지므로 침대 옆과 복도에 밝은 조명을 두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몸의 힘을 기르는 데는 꾸준한 걷기가 기본이다. 집 안 제자리 걷기나 가까운 공원 산책만으로도 하체 근력과 균형 감각을 기르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의자에 앉았다가 천천히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동작은 다리 근육을 키우는 운동으로 알려져 있다. 근육을 유지하려면 고기, 생선, 달걀, 두부처럼 단백질이 많은 음식을 충분히 먹는 것도 함께 필요하다.

밖에 나설 때와 몸 상태 점검

바깥에서는 신발이 첫 번째 안전장치다. 굽이 낮고 바닥이 미끄럽지 않으며 발을 잘 잡아 주는 신발이 안전하고, 밑창이 닳은 신발은 바꾸는 편이 낫다. 계단이나 비탈길에서는 손잡이를 잡고 서두르지 않는 것이 좋다. 눈이나 비가 온 뒤에는 젖은 보도블록과 맨홀 뚜껑처럼 미끄러운 곳을 피해 걷는 습관이 필요하다.

눈이 침침하면 턱이나 물건을 못 보고 걸려 넘어질 위험이 커진다.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아 시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먹는 약 가운데 어지럼증을 일으킬 수 있는 약이 있는지도 따져 볼 대목이다.

약은 스스로 끊지 말고 먼저 물어야 한다

최근 어지럽거나 휘청거린 적이 있는 어르신, 여러 가지 약을 함께 먹는 어르신, 한 번이라도 넘어진 경험이 있는 어르신은 특히 점검이 필요하다. 반면 어지럼증이 없고 잘 걷는 어르신이라도 욕실과 조명 같은 집 안 환경은 미리 손봐 두는 것이 좋다.

어지럼증이 약 때문인지 궁금하다고 해서 약을 임의로 끊거나 양을 바꾸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진료 때 먹고 있는 약을 모두 가져가 주치의에게 보여 주고, 약국에서는 약사에게 어지럼증을 일으킬 수 있는 약이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 순서다. 집 안 손잡이 설치나 운동 방법이 궁금하면 가까운 보건소에 문의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