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대용 미숫가루, 곡물이라 안심하고 단숨에 마시는 경우가 많다
고운 가루를 빨리 마시면 혈당이 가파르게 오를 수 있고 설탕·꿀은 이를 더한다
당뇨병이 있거나 혈당 관리 중이라면 마시는 속도와 첨가물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바쁜 아침, 물이나 우유에 미숫가루를 한 컵 타서 들이켜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보리, 현미, 콩 같은 곡물을 볶아 빻은 음식이니 몸에 좋을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다만 재료가 곡물이라는 사실과 혈당에 주는 부담은 따로 따져 볼 문제다.

고운 가루를 단숨에 마시면 생기는 일

곡물 자체에는 여러 영양소가 들어 있다. 문제로 꼽히는 것은 미숫가루가 아주 곱게 간 가루라는 점, 그리고 음료처럼 빨리 마시기 쉽다는 점이다. 씹는 과정 없이 한꺼번에 넘기면 위에서 머무는 시간이 짧아지고, 그만큼 영양분이 빠르게 흡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수가 빨라지면 혈당(혈액 속 포도당 농도)이 짧은 시간에 높이 치솟을 수 있다. 천천히 올라야 할 혈당이 한 번에 솟는 셈이다. 여기에 단맛을 내려고 설탕이나 꿀을 더하면 오르는 속도는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

혈당이 급히 오르면 췌장(이자)이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을 한꺼번에 많이 내보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과정이 오래 되풀이되면 췌장에 부담이 쌓이고 기능이 약해져 당뇨병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혈당이 크게 올랐다가 떨어지면 허기가 일찍 찾아와 간식을 더 찾게 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건강한 재료”와 “혈당에 편한 음식”은 다르다

미숫가루가 해로운 음식이라는 뜻은 아니다. 같은 곡물이라도 어떤 형태로, 얼마나 빨리, 무엇을 섞어 먹느냐에 따라 몸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재료가 좋다는 것과 먹는 방식이 혈당에 무리가 없다는 것은 별개다.

사람마다 몸 상태가 달라 같은 음식을 먹어도 반응이 같지 않다는 점도 짚어 둘 필요가 있다. 미숫가루를 마신 뒤 유난히 몸이 무겁거나 피로하다면, 든든함이 얼마나 오래가는지와 함께 식후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 관리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더 주의할 사람과 덜 걱정해도 되는 사람

이 내용이 모든 어르신에게 똑같이 해당되지는 않는다. 특히 주의가 필요한 쪽은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혈당 관리를 권유받은 어르신이다. 이런 경우 아침 미숫가루를 습관처럼 마시기보다 양과 속도, 첨가물을 한 번 점검해 보는 편이 바람직하다.

혈당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어르신이라도 설탕이나 꿀을 듬뿍 넣어 급하게 마시는 습관은 돌아볼 만하다. 반대로 단맛을 더하지 않고 천천히 마시는 정도라면 지나치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아침 식탁에서 바꿔 볼 것과 물어볼 곳

대안으로 자주 거론되는 것은 삶은 달걀이다. 달걀에는 단백질이 풍부해 포만감이 오래가고 근육 건강을 지키는 데 보탬이 되며, 미숫가루처럼 혈당을 급히 올리지 않는 편이다. 삶은 달걀 한두 개에 채소를 곁들이는 식으로 간단히 차릴 수 있다.

미숫가루를 계속 즐기고 싶다면 한 번에 들이켜지 말고 조금씩 천천히 마시는 습관이 중요하다. 혈당 관리가 필요하면 설탕이나 꿀은 빼거나 아주 적게 넣고, 섬유질이 많은 견과류나 씨앗을 함께 섞으면 혈당 상승을 다소 늦추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복용 중인 약이 있거나 당뇨병,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면 아침 식단을 바꾸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건강 상태와 약에 따라 맞는 음식과 먹는 방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식단 상담은 가까운 보건소나 약사에게도 물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