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에 어르신 몸은 젊은 층보다 열을 덜 식힌다
땀과 갈증 신호가 약해지고 복용 중인 약도 더위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물 마시는 습관과 실내 온도, 낮 외출 시간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한낮 기온이 숨 막힐 만큼 오르는 여름이면 “목이 마르지 않으니 괜찮다”고 여기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다만 나이가 들수록 갈증을 늦게 느끼는 경우가 많아, 목마름이 없다는 것이 곧 몸속 수분이 충분하다는 뜻은 아니다. 폭염이 흔히 “소리 없는 위협”으로 불리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땀샘과 갈증 신호가 함께 약해진다

몸은 땀을 흘려 열을 밖으로 내보내는데, 나이가 들면 땀샘 기능이 떨어져 땀이 잘 나지 않을 수 있다. 여기에 목마름까지 덜 느끼면 열은 몸 안에 쌓이고 수분은 모자라는 상태가 본인도 모르게 이어질 수 있다.

물은 체온을 조절하고 영양분을 옮기며 노폐물을 내보내는 일을 맡는다. 몸의 절반 이상이 물로 이뤄진 만큼, 더운 날 땀으로 빠져나간 수분을 제때 채우지 못하면 어지럼증이나 무기력감 같은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과 자주 마시는 것은 다르다

한꺼번에 많은 양을 들이켜는 것보다 한두 모금씩 자주 마시는 편이 몸에 부담이 적고 흡수에도 낫다고 알려져 있다. 생수나 보리차, 숭늉, 옅게 탄 이온 음료를 손 닿는 곳에 두고 외출 전후, 잠들기 전, 잠에서 깬 직후에 한 잔씩 마시는 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화장실 가는 일이 번거로워 물을 피하는 어르신도 있는데, 여름에는 이런 습관이 수분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커피, 탄산음료, 술은 오히려 몸의 수분을 빼앗을 수 있어 물 대신 마시기에는 알맞지 않다.

시원한 실내와 지나친 냉방은 별개다

더위를 피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서늘한 실내에 머무는 것이지만, 에어컨을 세게 틀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실내 온도는 26~28도 정도로 맞추고, 찬 바람을 몸에 직접 쐬지 않는 것이 권장된다. 선풍기는 벽 쪽으로 돌려 간접 바람을 쐬고, 잠잘 때는 타이머를 맞춰 두는 편이 낫다.

낮에는 두꺼운 커튼이나 블라인드로 햇볕을 가리고, 해가 진 뒤 창문을 열어 환기하면 집 안 온도를 낮추는 데 보탬이 된다. 시원한 물수건으로 목과 팔다리를 닦거나 미지근한 물에 발을 담그는 것, 잠들기 전 미지근한 물로 씻는 것도 몸의 열을 식히고 잠을 돕는 방법이다. 집이 너무 더우면 주민센터나 경로당처럼 냉방이 되는 곳에 잠시 머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햇볕이 가장 뜨거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는 되도록 바깥 활동을 줄이는 것이 좋다. 꼭 나가야 한다면 양산이나 모자를 챙기고, 땀이 잘 마르는 얇고 헐렁한 밝은색 면 옷을 입으며, 혼자보다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움직이는 편이 안전하다.

약을 먹는 어르신은 주치의와 먼저 상의해야

혈압약이나 당뇨약처럼 만성질환(오래 앓으며 꾸준히 관리하는 병) 약을 복용하는 어르신은 더위에 더 민감할 수 있다. 평소 문제없던 약도 무더운 날씨에는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약을 잠시 끊을지, 물을 하루에 얼마나 마셔도 되는지는 질환에 따라 다를 수 있어 스스로 정하기보다 주치의의 판단을 따를 필요가 있다.

어지럼증, 두통, 구토, 기운이 쭉 빠지는 느낌처럼 평소와 다른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시원한 곳으로 옮겨 쉬면서 물을 천천히 마시는 것이 우선이다. 쉬어도 나아지지 않거나 오히려 심해지면 망설이지 말고 119에 연락하거나 가까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여름을 앞두고 복용 중인 약과 더위 대처법을 주치의나 약사에게 미리 물어 두고, 혼자 지내는 어르신이라면 가까운 보건소나 주민센터에 도움받을 곳을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