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같아도 기력과 건강 상태는 사람마다 크게 다르다
몸 나이는 기력·만성질환·복용 약·영양·인지 상태를 함께 따진다
식사·움직임·마음 돌봄·정기 점검부터 하나씩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일흔을 넘기고도 주말마다 산에 오르는 어르신이 있는가 하면, 예순 무렵부터 기운이 떨어졌다고 호소하는 어르신도 있다. 같은 해에 태어났어도 몸이 버티는 힘은 제각각이라는 뜻이다. 다만 흔히 나이 숫자만 보고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미리 정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치료 방법도 “몸 상태”를 보고 정한다

최근 한 건강 보도는 노인 암 환자의 수술이나 항암 치료 여부를 다루면서 중요한 기준으로 “신체 나이”를 꼽았다. 같은 칠십 대라도 몸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을 달리 결정한다는 내용이다. 몇 살인지보다 몸이 얼마나 활력 있고 튼튼한지가 판단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말하는 몸 나이는 키나 몸무게 같은 한두 가지 숫자로 정해지지 않는다. 평소 기운이 어느 정도인지, 만성질환(고혈압·당뇨처럼 오래 관리해야 하는 병)이 있는지, 먹는 약이 몇 가지인지, 영양 상태와 기억력·판단력은 어떤지를 함께 살펴 종합적으로 본다. 이런 바탕이 탄탄하면 병이나 수술 같은 어려운 고비도 비교적 잘 넘길 힘이 생길 수 있다.

오래 사는 것과 잘 지내는 것은 다르다

어르신들이 무엇보다 중시하는 것은 “삶의 질”이다. 수명이 늘어나는 것과 원하는 음식을 먹고, 화장실을 혼자 편하게 다니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일상을 지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몸 나이를 젊게 유지하는 일은 결국 이런 존엄한 일상을 오래 이어 가기 위한 준비라고 할 수 있다.

몸 나이는 어느 한 가지만 잘한다고 젊어지지 않는다. 식사, 움직임, 마음, 정기 점검이 서로 맞물려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별한 비법보다는 생활 속 작은 습관을 꾸준히 이어 가는 쪽이 현실적이다.

끼니와 움직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식사는 하루 세 끼를 거르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근육 유지에 필요한 단백질은 살코기, 생선, 두부, 콩, 달걀 등으로 꾸준히 채우고, 여러 색의 채소와 과일로 비타민과 식이섬유를 보충할 필요가 있다. 맵고 짠 음식보다 담백하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고르는 편이 낫다.

운동은 땀을 흠뻑 흘려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하루 30분 정도 동네를 활기차게 걷거나 집에서 스트레칭, 맨손 체조를 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갑자기 강도를 높이면 오히려 몸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조금씩 늘려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릎이나 허리가 불편한 어르신은 주치의와 상의해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

마음 건강도 몸 나이의 일부다. 취미 생활, 경로당이나 동호회 활동, 가족·친구와의 잦은 통화와 만남은 마음을 든든하게 할 수 있다. 독서, 퍼즐, 그림 그리기처럼 머리를 쓰는 활동은 뇌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외로움이나 답답함이 계속될 때는 혼자 견디기보다 믿을 만한 사람이나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약 먹는 어르신은 정기 점검부터 확인

특히 만성질환으로 약을 먹고 있는 어르신은 정기적으로 주치의를 찾아 약이 잘 맞는지, 용량을 조절할 필요는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증상이 나아졌다고 스스로 약을 줄이거나 끊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일부 음식은 약효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먹는 음식과 약의 궁합도 주치의나 약사에게 미리 물어 두는 것이 좋다.

아픈 곳이 없더라도 건강검진으로 현재 몸 상태를 파악해 두는 것이 몸 나이 관리의 출발점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안내를 챙기고, 새 증상이나 이상이 느껴지면 미루지 말고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운동이나 식사 조절이 걱정된다면 가까운 보건소의 상담 프로그램을 알아보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