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잠은 뇌가 낮 동안 쌓인 찌꺼기를 정리하는 시간으로 알려져 있다
후각 저하·잠꼬대·오랜 변비는 나이 탓과 구분해 살펴볼 신호일 수 있다
잠자리 시간과 저녁 식사 시간부터 점검하고 이상이 이어지면 주치의와 상의한다

밤에 잠자리에 누우면 몸은 쉬지만 뇌는 따로 할 일이 있다는 설명이 꾸준히 나온다. 낮 동안 생각하고 움직이며 생긴 찌꺼기를 깊은 잠 동안 치운다는 것이다. 다만 잠을 그저 쉬는 시간으로만 여기거나, 오래 누워 있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흔한 오해다.

깊은 잠 동안 이뤄지는 뇌의 정리 작업

뇌는 몸 전체를 지휘하느라 낮 내내 바쁘게 일한다. 보고 듣고 판단하는 과정에서 노폐물이 생기고, 깊은 잠에 들면 이를 정리하는 작업이 활발해진다고 알려져 있다. 이 과정에는 뇌와 척수를 감싸고 흐르는 액체인 뇌척수액이 관여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이 정리 기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뇌 속에 찌꺼기가 쌓이고 염증이 생기거나 신경세포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최근 여러 연구에서는 파킨슨병이나 치매 같은 질환이 단순한 노화만이 아니라 이런 정리 기능의 약화와도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충분한 잠이 뇌가 스스로 회복하는 시간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나이 탓과 몸의 신호는 다르다

다만 관련이 있다는 것과 원인이라는 것은 다르다. 잠을 잘 자면 치매나 파킨슨병을 막을 수 있다고 단정할 근거는 아직 부족하고, 잠이 부족하다고 해서 곧바로 병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잠은 뇌 건강을 지키는 여러 조건 가운데 하나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그럼에도 눈여겨볼 변화는 있다. 냄새를 예전만큼 맡지 못하게 된 경우, 잠든 사이 팔다리를 심하게 휘두르거나 소리를 지르는 경우, 뚜렷한 이유 없이 변비와 소화 불편이 오래가는 경우, 우울하고 불안한 기분이 계속되는 경우가 그렇다. 이런 변화는 흔히 “나이 들어 그렇다”며 넘기기 쉽지만, 뇌와 몸의 균형이 흔들린다는 이른 신호일 수도 있다. 장과 뇌가 밀접하게 이어져 있다는 설명도 있어 속이 편한지도 함께 살필 필요가 있다.

생활 속에서 해볼 수 있는 것

먼저 잠의 질을 챙기는 일이다. 가능하면 자정 전에 잠자리에 들고, 잠들기 2~3시간 전부터는 음식을 줄여 자는 동안 몸이 소화에 힘을 덜 쓰도록 하는 방법이 권해진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습관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낮에는 숨이 차지 않을 만큼 가볍게 걷거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목과 어깨, 허리 주변의 긴장을 풀어 주는 동작이 뇌척수액 흐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도 있다. 오래 앉아 있기보다 틈틈이 일어나 움직이는 편이 낫다.

식사는 소화가 잘되는 담백한 음식 위주로 하고, 채소와 과일처럼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으로 변비를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 좋아하는 음악 듣기, 따뜻한 차 마시기, 가벼운 명상이나 심호흡처럼 긴장을 푸는 시간도 뇌의 휴식에 보탬이 될 수 있다.

이상이 이어지면 주치의와 상의

앞서 말한 후각 저하, 잠자는 중의 심한 움직임, 오랜 변비, 계속되는 우울감이 한동안 이어진다면 혼자 짐작하지 말고 주치의에게 알리는 것이 좋다. 언제부터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적어 가면 진료 때 설명하기 쉽다.

복용 중인 약이 있거나 지병이 있는 어르신은 운동이나 식사 습관을 바꾸기 전에 주치의나 약사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잠이 잘 오지 않는 상태가 계속되면 가까운 보건소나 수면 클리닉에서 상담을 받아 보는 방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