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이 만든 염증이 혈전(피 덩어리)을 늘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예방 접종과 만성질환 관리, 뇌졸중 신호 확인부터 챙겨야
아침저녁 기온이 크게 벌어지는 환절기에는 기침과 열로 병원을 찾는 어르신이 늘어난다. 독감은 며칠 앓고 나면 끝나는 병으로 여겨지기 쉽다. 다만 열이 내린 뒤에도 한동안 뇌혈관과 심장에 부담이 남을 수 있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독감이 남긴 염증, 혈관을 막을 수 있다
최근 해외에서는 독감을 두 차례 앓은 한 어린이가 갑자기 쓰러졌고, 병원 검사 결과 뇌혈관이 막힌 뇌졸중으로 확인됐다는 사례가 전해졌다. 나이가 어린 환자였다는 점에서 독감과 뇌졸중의 관계에 다시 관심이 모였다.
설명은 이렇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몸 안에서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이 염증이 피를 엉기게 해 혈전(혈관 속에서 굳은 피 덩어리)이 생길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 혈전이 뇌로 가는 혈관을 막으면 뇌경색, 곧 뇌졸중으로 이어진다.
미국심장협회 전문가들도 독감 같은 호흡기 감염을 앓은 뒤 몇 주에서 몇 달 사이에는 뇌졸중이나 심장 질환 위험이 다소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여러 연구를 묶어 살핀 결과에서도 독감에 걸린 사람은 감염 뒤 한 달 동안 뇌졸중 위험이 평소보다 높게 나타났다.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과 반드시 생긴다는 것은 다르다
이 결과를 독감에 걸리면 뇌졸중이 온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연구가 보여 준 것은 감염 뒤 일정 기간 위험이 올라가는 경향이며, 독감을 앓은 사람 대부분은 별일 없이 회복한다. 한 사례가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들어맞는 것도 아니다.
다만 혈관이 이미 약해진 사람에게는 작은 위험 증가도 가볍지 않다. 나이가 들수록 혈관 탄력이 떨어지고, 독감 뒤에는 기력과 면역력이 함께 떨어져 다른 합병증에도 노출되기 쉽다. 그래서 회복기에 몸 상태를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누가 더 조심해야 하나
특히 주의가 필요한 사람은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혈액 속 기름 성분이 많은 상태) 같은 만성질환을 가진 어르신이다. 이런 질환은 평소에도 혈관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감염이 더해지면 영향이 커질 수 있다. 주치의와 꾸준히 상담하며 처방약을 거르지 않고,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로 혈압과 혈당을 관리하는 것이 기본이다.
약을 먹고 있는 어르신이라면 감기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을 새로 더하기 전에 주치의나 약사와 먼저 상의하는 편이 안전하다. 성분끼리 겹치거나 부딪혀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만성질환이 없는 사람도 독감 회복기에는 따뜻하게 지내고 무리하지 않으며, 물을 자주 마셔 수분을 채울 필요가 있다.
예방 접종과 이상 신호 확인부터
가장 확실한 대비는 독감에 걸리지 않는 것이다. 해마다 독감 예방 접종을 받으면 독감과 그로 인한 합병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접종 시기와 대상은 가까운 보건소나 동네 의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뇌졸중은 갑자기 오지만 몸이 보내는 신호가 있다. 얼굴 한쪽이 비뚤어지거나 입꼬리가 처지는 증상,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저린 증상, 말이 어눌해지거나 남의 말을 알아듣기 어려워지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이런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면 지켜보지 말고 곧바로 119에 연락하거나 응급실로 가야 하며, 도착이 빠를수록 뇌 손상을 줄일 수 있다.
독감을 앓은 뒤 평소와 다른 두통, 어지럼, 기운 빠짐이 이어진다면 주치의에게 알리고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복용 중인 약과 새로 먹을 약에 대한 궁금증은 약사에게, 예방 접종 일정은 보건소에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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