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수가 빠른 당분, 가공식품, 술이 지방간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잡곡밥과 맹물, 집밥, 절주부터 하나씩 점검할 필요
아침에 흰 빵과 달콤한 주스로 끼니를 때우고, 저녁에는 햄이나 소시지 반찬에 반주 한두 잔을 곁들이는 식탁은 어르신 가정에서도 흔하다. 이런 식사가 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다만 간은 이상이 생겨도 통증으로 알리는 경우가 드물어, 아픈 곳이 없다는 것만으로 간이 건강하다고 여기기는 어렵다.
먹은 것을 처리하는 간, 식단에 따라 부담이 달라진다
간은 음식물의 소화를 돕고, 에너지를 저장하며, 몸에 해로운 물질을 걸러내는 일을 맡는다. 몸에 들어온 거의 모든 것이 간을 거쳐 처리되기 때문에, 무엇을 얼마나 자주 먹느냐에 따라 간이 받는 부담도 달라질 수 있다.
먼저 짚어볼 것은 정제 탄수화물(껍질과 섬유질을 벗겨내 몸에 빠르게 흡수되는 당분과 녹말)이다. 흰 빵, 탄산음료, 과일 주스처럼 설탕이나 정제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자주 먹으면 간에 지방이 쌓이기 쉽고,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간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햄버거와 피자 같은 패스트푸드, 소시지와 햄 같은 가공육도 마찬가지다. 설탕과 소금, 몸에 좋지 않은 지방이 함께 들어 있어 간을 지치게 하고 지방간(간세포에 지방이 지나치게 쌓인 상태)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가공육은 하루에 조금만 더 먹어도 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술을 해독하는 일과 술을 견디는 힘은 다르다
간은 술을 해독하는 기관이다. 그러나 해독을 맡는다는 것과 많은 술을 계속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은 별개다. 과음이 이어지면 간세포가 손상되고, 심하면 간경변증(간이 딱딱하게 굳어 제 기능을 잃는 병) 같은 중한 병으로 번질 수 있다.
음주량의 기준으로는 남성 어르신은 하루 소주 2잔, 여성 어르신은 1잔 이하로 줄이는 것이 권해진다. 이는 건강한 사람을 위한 상한선에 가깝고, 이미 간 질환이 있거나 술을 마신 뒤 몸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경우라면 아예 끊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금 마시는 것과 안전하게 마시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밥과 물, 조리법을 바꾸는 작은 실천
흰쌀밥 대신 현미, 보리, 귀리 같은 통곡물을 섞은 잡곡밥은 섬유질이 많아 소화를 돕고 간의 부담을 덜 수 있다. 빵을 먹을 때도 흰 빵보다 통밀빵을 고르는 편이 낫다. 처음에는 식감이 낯설 수 있지만 조금씩 섞는 비율을 늘리면 익숙해지기 쉽다.
마실 것은 단 음료 대신 맹물이 기본이다. 따뜻하든 시원하든 하루 6~8잔 정도의 물을 나눠 마시면 노폐물 배출을 돕고 간 건강을 지키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목이 마를 때 주스나 탄산음료보다 물 한 잔을 먼저 찾는 습관이 출발점이 된다.
반찬은 가공식품보다 신선한 채소와 단백질 식재료로 집에서 직접 만든 음식이 권해진다.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 소금을 줄이고 멸치, 다시마, 버섯 같은 천연 재료로 맛을 내면 간의 부담을 줄이면서 입맛을 살리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약을 먹거나 지병이 있다면 먼저 상의해야
이런 식사 습관은 대부분의 어르신에게 무리 없이 적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권고다. 다만 이미 간 질환 진단을 받았거나, 당뇨병과 콩팥 질환처럼 식사 조절이 따로 필요한 지병이 있거나, 여러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경우에는 사정이 다를 수 있다. 같은 잡곡밥이나 물 섭취량도 개인의 상태에 따라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식단을 바꾸기 전에는 주치의와 먼저 상의하고, 복용 중인 약과 음식의 관계가 궁금하다면 약사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간 상태가 걱정된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의 간 기능 수치를 확인하고, 결과를 이해하기 어렵다면 가까운 보건소나 진료 의사에게 설명을 요청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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