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먹는 흰쌀밥에 통곡물을 더하면 식이섬유를 더 챙길 수 있다
통곡물이 몸에 이롭다는 것과 병을 막아 준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잡곡은 적은 양부터 섞고 지병이 있으면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아침저녁으로 짓는 밥에 현미나 보리를 한 줌 섞는 집이 늘고 있다. 흰쌀밥만 먹던 어르신이라면 “잡곡밥이 정말 몸에 좋은지, 얼마나 섞어야 하는지” 궁금할 수 있다. 다만 통곡물을 먹는다고 해서 특정 질병이 예방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몸 상태에 따라 먼저 확인해야 할 점도 있다.

껍질을 남긴 곡물, 식이섬유가 더 많다

통곡물은 겉껍질만 벗기고 쌀눈과 쌀겨(낟알을 감싼 속껍질)를 그대로 남긴 곡물을 가리킨다. 도정(곡식을 깎아 내는 가공)을 덜 거친 만큼 흰쌀보다 영양 성분이 더 많이 남아 있다. 현미, 보리, 귀리가 대표적이고, 밥에 함께 넣는 콩과 팥도 잡곡으로 흔히 쓰인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장점은 식이섬유(사람의 몸에서 잘 소화되지 않는 성분)다. 식이섬유는 장의 움직임을 도와 배변에 보탬이 될 수 있고, 식사 뒤 혈당이 한꺼번에 치솟는 것을 완만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같은 통곡물이라도 곱게 갈거나 많이 가공한 제품보다 낟알 형태에 가까운 것을 고르는 편이 낫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이다.

“좋은 음식”과 “병을 막는 음식”은 다르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통곡물을 꾸준히 먹는 여성에게서 유방 건강과 관련해 좋은 경향이 관찰됐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러나 이런 결과는 통계상 함께 나타난 경향을 보여 줄 뿐, 통곡물이 직접 병을 막았다는 뜻은 아니다. 통곡물을 즐겨 먹는 사람은 운동이나 다른 식습관도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곡물은 몸 전체의 건강을 돌보는 식단의 한 부분으로 보는 것이 맞다. 잡곡밥을 먹는다고 해서 정기 검진이나 처방받은 치료를 대신할 수는 없고, 이는 식단 관리와는 별개의 문제다.

밥, 간식, 차로 조금씩 늘리는 방법

가장 손쉬운 방법은 밥을 지을 때 흰쌀에 현미, 보리, 귀리를 조금씩 섞는 것이다. 처음부터 많이 넣으면 밥이 거칠게 느껴지고 속이 더부룩할 수 있으므로, 적은 양으로 시작해 입에 익으면 차츰 늘리는 것이 무난하다. 씹는 힘이 약한 어르신은 잡곡을 미리 불리거나 물을 조금 더 잡아 부드럽게 짓는 방법도 있다.

간식에서도 바꿀 거리가 있다. 흰 밀가루 빵 대신 통곡물로 만든 빵, 설탕을 적게 넣은 통곡물 시리얼, 미숫가루를 우유나 두유에 탄 음료가 그 예다. 보리차나 현미차처럼 구수한 곡물차를 물 대신 마시는 집도 많은데, 시중의 곡물 음료 가운데는 당분이 많이 든 제품도 있어 성분표를 살펴보거나 집에서 직접 끓여 마실 필요가 있다.

지병이 있다면 식단 바꾸기 전에 물어야

대부분의 건강한 어르신에게 잡곡을 조금 섞는 정도는 부담이 크지 않다. 하지만 오래 앓는 병이 있거나 매일 먹는 약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통곡물 종류에 따라 몸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고, 먹는 약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식단을 바꾸기 전에 지금 먹는 약 목록을 챙겨 주치의나 약사에게 어떤 곡물을 얼마나 먹어도 되는지 물어보는 것이 안전하다. 식단 상담이 더 필요하면 가까운 보건소의 영양 상담 창구를 찾아볼 수 있다. 한꺼번에 밥상을 바꾸기보다 오늘 짓는 밥에 잡곡 한 줌을 더하는 것부터 시작해 몸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