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혈압 효과는 동물 실험 위주라 사람에게는 아직 단정 어려워
와파린·리튬 복용자, 통풍·신장결석 병력자는 주치의와 먼저 상의
마트 채소 코너에서 가늘고 긴 초록 줄기를 보고 “이건 어떻게 먹는 채소일까” 하고 지나치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고급 요리 재료로 알려진 아스파라거스는 열량이 낮으면서 장 건강에 보탬이 되는 성분을 품은 채소다. 다만 몸에 좋다는 채소라도 먹고 있는 약이나 지병에 따라 조심해야 할 사람이 따로 있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눌린이 장 속 유익균의 먹이가 된다
아스파라거스에는 식이섬유, 엽산(세포를 만드는 데 쓰이는 비타민B의 한 종류), 비타민K(피가 굳는 과정에 관여하는 비타민)가 고루 들어 있다. 열량이 낮아 체중이 신경 쓰이는 어르신도 반찬으로 곁들이기에 부담이 적다.
눈여겨볼 성분은 이눌린(장에서 소화되지 않고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수용성 식이섬유)이다. 이눌린은 장에 사는 유익균이 자라는 데 쓰여 장 환경을 고르게 하고 소화를 편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변비로 불편을 겪는 어르신이 식단에 채소를 늘릴 때 고려해 볼 만한 선택지다.
아스파라거스를 먹은 뒤 소변에서 독특한 냄새가 나 놀라는 경우도 있다. 이는 아스파라거스에 든 아스파라구스산이라는 성분이 몸속에서 분해되며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냄새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좋은 채소와 병을 고치는 음식은 다르다
아스파라거스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압 조절과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그러나 이런 결과는 상당수가 동물 실험에서 얻은 것이어서, 사람에게도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아스파라거스를 특정 질병을 치료하는 음식으로 여기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다. 균형 잡힌 식단을 꾸리는 데 보탬이 되는 채소 가운데 하나로 보는 편이 현실적이며,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치료를 음식으로 대신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먹는 방법도 영양에 영향을 준다. 물에 오래 삶으면 영양분이 빠져나가기 쉬워 찌는 방식이 권장되며, 아삭한 식감을 원하면 살짝만 찌거나 깨끗이 씻어 생으로 먹을 수도 있다. 올리브유를 조금 두르거나 달걀, 닭고기, 콩 같은 단백질 식품과 함께 먹으면 영양 흡수와 포만감 면에서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
와파린·리튬 복용자, 통풍 병력자는 조심해야
모든 어르신에게 똑같이 권할 수 있는 채소는 아니다. 혈액응고 억제제(피가 굳는 것을 막는 약)인 와파린을 먹는 어르신은 아스파라거스의 비타민K가 약효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리튬 계열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아스파라거스의 이뇨 작용(소변을 자주 보게 하는 작용)이 약의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통풍이나 신장결석(콩팥에 돌이 생기는 병)을 앓은 적이 있는 어르신, 과민성 장 증후군(뚜렷한 원인 없이 복통과 설사·변비가 반복되는 질환)이 있는 사람도 많이 먹는 것은 피하는 편이 안전하다. 이런 약이나 병력이 없더라도 몸의 반응을 살피며 적당량을 먹는 것이 좋다.
평소 식이섬유를 적게 먹던 사람이 갑자기 많은 양을 먹으면 배가 더부룩하거나 가스가 찰 수 있다. 처음에는 적은 양으로 시작해 몸의 반응을 살피며 양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식단을 바꾸기 전 확인할 것
여러 가지 약을 함께 먹는 어르신이라면 새 채소를 식단에 자주 올리기 전에 지금 먹는 약의 이름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와파린이나 리튬 계열 약이 포함돼 있는지, 통풍이나 신장결석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지를 함께 정리해 두면 상담이 수월하다.
궁금한 점은 진료 때 주치의에게 “이 채소를 얼마나 먹어도 되는지” 구체적으로 묻고, 약을 받을 때 약사에게 음식과 약의 상호작용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가까운 보건소의 영양 상담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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